해피 키보딩들 하고 계십니까?

요즘은 도저히 이곳에 자주 들를 형편이 못되네요. 외근에 미팅에.. 자리에 앉아도 웹서핑은 꿈도 못꿉니다. 빨리 폭풍이 지나가길 기대하며... 그래도 꾸준히 늘고 있는 키보드들을 보며 흐뭇해 하고 있습니다.

최근 저지른 짓 가운데 가장 마음에 드는 일은, 드디어 제 맥에 클릭 키보드(마티아스 택타일 프로)를 달아 준 것입니다. 여러 알프스 넌클릭 명품들을 두루 붙여 보았지만, 모델 M으로 길들여진 제 키보드 라이프에 조금이라도 가까이 가려면 역시 클릭 키보드가 있어야 한다는 계시에 다소곳이 따랐습니다.

다른 분들은 개의치 않으시겠지 모르지만 깨알같이 키스위치마다 박아놓은 특수문자들이 심하게 마음에 걸립니다. 자주 쓰지도 않는 것, 정 필요하면 따로 프린터로 찍어서 옆에 붙여 두면 될 것을, 한글 자판 찍힌 것도 키가 지저분해 보여서 컬렉션에 넣지 않는 제게는 옥의 티였습니다. 그외에는 다 만족합니다. 일자 엔터키, 순백과 투명의 조화, 늘씬하고 속이 보일락말락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자태, 알프스 클릭의 사뿐사뿐한 경쾌한 키감...

슬픈 일 하나는, 사랑하는 사람이 제가 출근한 동안 키보드 청소를 도와주겠다고 키캡 리무버까지 써서 일일이 빼내며 닦다가, 그만 모델 M2 하나를 말아 먹은 일입니다. 다시 꽂을때 스프링을 주의하면서 꽂아야 하는데 그냥 눌러 꽂는 바람에 스프링이 사이에 끼어 키 열개 가량이 굽어 버렸습니다. 다시 펴지지도 않습니다. 그렇다고 화낼 일은 아닌것 같고... 고맙다고, 하지만 힘들테니 키를 빼지는 말라고 하고는 키캡 리무버를 감추어 버렸습니다 : )

들어온것 일부를 장터에 내놓았습니다. 체리 컬렉터시라면 호기심을 품으실만한 것도 있습니다. 구경들 해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