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영국 이베이에서 마음에 드는 키보드를 발견하고 운송문제로 좌절하고 있던중 영국 유학생으로 보이는 사람과 연락이 닿게 되었습니다. 말은 공짜로 해준다고 광고하고 다니던데 당연히 수고료는 생각하고 있었죠.
그러나 그동안 메일을 여러번 주고 받았지만 결론이 안나더군요. 영국의 로얄 메일의 운송료가 일정하지 않다는 둥, 교통비를 따로 달라는 둥, 환율은 2000원으로 계산하겠다는 둥(영국 파운드화 환율 1850원 정도 하는데 2000원으로 계산해서 얼마나 더 남겨 먹겠다고 차라리 수고료 얼마 더 달라하면 그게 더 깨끗할텐데 ...), 이리 저리 빙빙 돌려서 도저히 신뢰가 안가더군요. 얼마면 되겠냐 해도 똑부러진 대답을 안하고.
그래서 최종적으로 영국 로얄메일의 요금표에 따른 운송료에 그 쪽에서 요구하는 교통비와 수고료를 합한 금액을 제시하고 이거면 되겠냐고 하니 이 이번에는 갑자기 귀국하게 되었다고... 건 당 얼마 혹은 구매 금액의 몇%을 달라든지 했으면 쉽게 끝날 일인데... 원 구매대행 한번으로 유학비 뽑을 일도 아니고..  아마도 제 생각에는 운송료에서도 상당한 금액을 남겨먹을 심산이었는데 잘 안되니 포기했나 봅니다.
그래서 다시 생각난게 그 예의없는 영국인 사장이 말한대로 Rodney라는 직원에게 전화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놈의 영국 영어는 정말 알아먹기 힘들더군요. 그래서 좀 천천히 말해 달라 했더니 그래도 마찬가지더군요. 미국 영어에 익숙한 한국인들에겐 영국 영어 정말이지 어렵습니다. 특히나 그놈의 런던 사투리는... 키보드를 "카이보드"라고 하더군요. 영어도 딸리고 해서 대충 한국으로 배송안한다는 말만 알아듣고 끊었습니다.
그래도 그렇지 비싼 국제 전화해서 성과도 없이 나올수는 없다고 생각하고 얼마 후에 다시 전화해서 니네 사장이 너하고 얘기해 보라더라 하더라 하니 원칙적으로 국제 배송 안하는데 지는 쫄따구라서 결정권이 없으니 사장하고 얘기해 보겠으니 한 시간후에 다시 전화 하라더군요.
기대에 차서 한 시간 후에 전화했더니 웬걸 기대를 배반하네요. Rodney라는 친구 미안해 하는 기색이더군요. 먼 동양에서 지네 물건 구입하겠다고 세 차례나 전화했으니 그럴만도..... 그런데 안 팔겠다는 사장 심뽀는 또 뭔지?
그런데 그 사장 물건 많이 쥐고 있던데요. 박스 신품으로 20개 있답니다. 무슨 카이보드냐고요? 뭐 별거 아닙니다. 고수님들 들으시면 웃으실 겁니다. 컴팩 11800 갈색축 박스 신품입니다.
전 아직 체리 갈색축을 못 만져 보았는데 며칠 전부터 갑자기 갈색축이 치고 싶더군요. 그래서 이왕이면 빳빳한 박스 신품을 구해보자 하고 이러저리 이베이를 기웃거리고 있는 와중에 발생한 에피소드입니다.
역시 카이보드는 이 곳 장터에서 구하는게 안전하고 믿을 만하고 여러가지로 편리하고 전화비도 아끼고 스트레스도 덜 받죠. 이베이 물품들과는 달리 사소한 스크래치, 썬탠에 대해서도 친절하게 설명 다 해주니 얼마나 믿을만 합니까. 여러분 장터를 많이 이용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