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보드를 적지 않이 사기도 하고 팔기도 하였지만 진정으로 애장품으로 여기는 것은 많지 않습니다.
수많은 키보드를 거치면서 애장품으로 여기는 것들은 이런 저런 까닭으로 남다른 애착이 생겨서 메인으로 사용하지 않고 있다고 해도 가끔씩 생각이 나서 꺼내보게 되는 것들이지요.
애장품이라고 해도 실제로 사용하지 않는 물건들도 몇 개 있는 것이지요.
저를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저는 사실 물건을 아껴가면서 사용하는 편은 아닙니다.
오히려 한 번 쓴다 싶으면 험하게 다루는 편입니다.
요전에는 지인분들과 만날때는 mx5000을 들고 나갔는데, 주위에서 그걸 그렇게 아무렇게나 들고다니냐고 힐책한 일도 있었을 정도이니까요.
그러나 mx5000도 그렇고 5170도 그렇고 필코 메탈도 그렇고, 모두 사용을 많이 하기는 했지만 끝내 저의 메인을 차지한 물건은 아니었습니다.
저의 사용환경에서는 배열을 극복하기가 좀 힘든 물건이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조건이 안맞는다고 해서 훌쩍 팔아버리기에는 그 키보드에 깃든 사연들이 못내 마음에 밟히더군요.
이전부터 가까이 연락하던 분께는 이정도 물건은 우리 사이 정도가 아니면 안판다고 호언 장담을 했을 정도였으니까요.
그렇지만 오늘 결국 그 지인께는 미안하게도 그 호언장담을 깨고 애장품 중에 하나인 필코 메탈을 다른 분께 건내드리게 되었습니다.
사실 약간의 하자도 있고 중고티가 적지 않이 나는 물건을 거금을 받고 드리려니 가슴 한구석이 찜찜하기도 했지만, 일단 그분의 좋아하시는 모습을 보고 한편 다행이라고 생각 되었습니다.
저에게 애장품이었던 것이 다른 사람에게 가서도 또 애장품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것은 무리스러운 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저에게 소중했던 물건이 가져가시는 분께도 새로 생길 좋은 추억으로 남는 것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떠나보낸 물건과, 앞으로 떠나보낼 예정인 몇 개의 애장품이 그 분과 저와의 반가운 인연의 편린으로 남는다면 더 바랄게 없을 것 같습니다.
공적인 게시판에 사적인 감상을 몇 자 적게 되었습니다.
널리 이해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회원님들 모두 즐키 하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