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에 회사에 출근하는데 작은 고양이 한마리를 봤습니다.

덩치를 보니 두달 정도 된듯 한데.. 아직 다 큰 냉이는 아니더군요. 그런데 이놈이 걷는게 상당히 느려서 (도둑고냉이를 보신분은 알겠지만 무지하게 빠릅니다) 차도 잘 못피하고 해서 조금 걱정이 되더군요. 그런데 이놈이 제가 다가가서 살살 손을 흔들자 바로 다가오는 것입니다.

분명히 사람 손을 탄 냉이는 아닌데, 어린녀석이 이런 행동을 한다는건 사람에게 무언가를 바라고 있다는 점, 특히 배가 고플때 이런 행동을 많이 하죠.

역시 손가까이 와서 냄새를 맡아보고는 바로 가버립니다. 쫒아가서 덥썩 잡았더니 발버둥을 치면서 제 손을 살짝 깨무는데.. 힘이 너무 안들어가는걸 보니 상당히 어리거나 며칠 못먹은것 같더군요. 이정도라면 어미가 곁에 있어야 정상인데 뭔가 사정이 있는듯 했습니다.

점심시간에 나와보니 저희 회사 화단안에서 자고 있네요.. ㅡㅡ; 뭐라도 좀 줘야할것 같아서 과자를 줘 봤더니 몇번 씹어먹으려고 하다가 포기합니다. 여지껏 딱딱한 음식을 먹어본적이 없는것 같더군요. 그래서 말랑한 소세지를 하나 잘라서 줘 봤더니 이것도 조금 먹다가 포기합니다. 난감합니다. ㅡㅡ;

그래도 계속 제 손만 보면 와락 달려드는걸 보니 확실히 배는 고픈 모양이고.. 저도 더이상은 방법이 없어서 그냥 만지작만 하고 재웠습니다. 그런데 조금 자다가 이녀석이 저 멀리 가더니 컥컥거리면서 토를 하더군요. ㅡㅡ; 아주 작은 소세지 조각이 조금 보였습니다. 토를 보니 다른 이물질이 섞여있진 않은걸 봐서 병이 심하게 걸린건 아니고 일상적인 토 같습니다. (새끼고냉이는 원래 이유식을 바꿀때 토를 가끔 합니다)

회사 사람들은 고양이를 싫어하고 (대게 한국사람들이 고양이를 요물이라고 싫어하더군요) 근무시간이라 더는 어떻게 못하고. 마지막으로 새우깡을 씹어서 죽을 만들어주니 그제서야 허겁지겁 먹더군요. 방금 전까지와는 다르게 무서운 기세로 쫒아오면서 달라고 합니다. (아침엔 소리를 내려고 해도 울음소리가 안나오더군요. 크흑.. ㅡㅡ;)

줄수 있는데까지 죽을 만들어서 주고.. 지금 다시 한번 화단쪽에 나가보니 세상모르게 잘 자고 있습니다.

저놈을 어떻하면 좋을까요.. 회사 주위에 도둑고양이는 많은데 맡기면 알아서 키워줄지.. 아니면 도둑고냥이 전문 기름이인 제 친구한테 전화해서 데리고 가라고 해야 할지.. 제가 혼자살면야 알아서 키워주겠지만 저희 부모님께서는 동물을 너무너무 싫어하셔서 (좋아는 하시는데 기르고나서 헤어지는걸 못참으시더군요)

참 여러가지로 난감한 생각이 교차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