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전에 우체국 아저씨께서 보라카이님이 개조하신
키보드를 가지고 오셨습니다.^^

박스를 열어보니 물론 외관의 변화는 없습니다.^^;
키보드를 분리할때 생긴건지 모퉁이에 조금
상처가 있지만 영광의 상처라 생각하기로..

일단 넘 궁금했던 철판을 보기 위해서 키캡을 몇개
열어보았습니다.

팁앤테크에서 보여지는 것은 유광철판인듯 싶은데
일단 제가 받은 것은 무광이군요. 아주 고급스럽습니다.

철판을 어떻게 가공하셨는지는 모르겠지만, 철판에
하나 하나 구멍을 뚫어 키스위치를 고정한 솜씨가
한눈에 봐도 단순한 작업은 아닐 거 같습니다.
.
.
.
IBM의 거의 모든 키보드를 섭렵하면서 역시 최고의 키보드는
IBM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세월이 지나도 변치않는
견고함과 묵직한 느낌은 누군가 말씀하셨듯이 키보드라기보다
키를 입력하는 기계에 가까운 느낌..

맘 좋은 회원분께 애장하던 IBM을 양도하면서 빌려쓰게된
리얼포스101도 역시 물건이더군요.. 그 섬세함이란..
일본 특유의 꼼꼼함과 깨끗함이 느껴지는 명기였습니다.

다만, Model M에 익숙해서인지 너무 가벼운 키감이 종종
오타를 나게 하더군요(특히 약지손가락으로 눌려지는 부분)
.
.
.
키보드메냐에서 체리 스위치에 뽐뿌를 받으면서 어렵사리 구하게된
1800 갈색축.. 첨에는 너무 밋밋한 느낌에 조금 실망스러웠습니다.
그런데, 사용하면 할 수록 갈색축의 맛에 빠져들게 되더군요.

하지만 여전히 뭔가 공허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부드럽고 세련되지만 뭔가 빠진듯한..
.
.
.
보라카이님의 철판개조를 보고 이거다 싶었죠^^

무엇보다도 중요한 키감에 대해 말씀을 드려야 할 거 같습니다.
당연하겠지만, 키스위치 자체에 큰 변화는 없습니다.

다만 키스위치가 이전보다 좀 더 단단하게 고정되고, 특히 강한
스트로크 뒤에 느껴지던 작은 노이즈조차 느껴지지 않습니다.
키의 흔들림이 적어지고 철판의 느낌때문인지 이전보다 한결
단단하고 세련된, 정결한 느낌을 받습니다.

IBM의 묵직함과 체리의 세련된 맛이 적절히 조화를 이루었다고
해야할 거 같습니다. MX5000에 철판 보강을 하게 된다면 최고의
키보드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결론적으로,
장점은 단단한 키감과 철판의 고정으로 세련된 느낌.. 묵직함..
결정적인 단점으로는... 무거워져서 들고다니기는 힘들거 같다는 점.^^

마루따로 선정하여 좋은 작업을 해주신 보라카이님께 감사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