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 좋아라 집에 들어갔습니다.
키감은 맛봤으니 당연 장인들의 싸인을 봐야겠지요.
그리구 구조도 한번 봐야하구요.
바로 뜯었습니다.
Model F라고 명기되어 있더군요. 싸인도 감동이었습니다.
그러나 작동기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철판으로 되어 있는 상판과 하판 분해해야 하더군요.
망설임 없이 뜯었습니다. 제가 원래 좀 무식해서 앞뒤 안가립니다.
그랬더니만 접점판이 우루루 쏟아지더군요.
"오호라~요리 생겼구만~"
"호잇~정말 러버돔이 없네~"
잠시 후 재조립. 생각보다 힘들었습니다. 스프링 끼우고 뭐하고 그런건 알프스나 체리도 마찬가지로 귀찮은 일이나 그리 힘든 건 아닙니다.
문제는 정말로 결합이 '힘이 든다는 것'입니다. 상판 하판 모두 철판.. 체리는 철판을 그토록 염원해도 찾을 수 없더니 이놈은 무려 철판이 두개입니다.
한참 끙끙거려 조립성공. 그런대 키캡 끼우다 보니 스프링 하나가 밀려서 바닥에 깔렸는지 안보이더군요.
..다시 해체
..재조립 후..
..스페이스바 접점 불량..
..다시 해체..
..역시 스페이스바 접점 불량..
..또다시 해체..
..스프링 하나 빼먹고 조립..
..또 또 다시 해체..
..스페이스 불량..
.. 겨우 성공..
이놈에 키보드 5번 조립해서 겨우 한 번 성공했습니다.
시계는 새벽 4시 반..
딱 다섯시간 키보드 가지고 낑낑 거렸네요.
마지막에는 숙련되서 처음부터 최종조립까지 30분 정도 걸리더군요.
.
.
결론은 싸인은 괜히 있는게 아니라는 겁니다.
공정 끝날 때마다 확인하지 않으면 불량이 난무할겁니다.
그리고 이놈 다시는 뜯지 않으렵니다. 이젠 무접점이고 뭐고 보기도 싫네요^^;

하지만, 딱 한번은 더 뜯고 싶습니다. 혹시 유니콤프에 문의하면 스프링만 따로 구입할 수 있을까요? 만약에 스프링이 호환이 된다면 헌스프링 빼고 새스프링 넣어보고 싶네요. M은 파트 넘버에 따라 키감이 차이가 있다고 알고 있는데 아마도 구조 자체에는 큰 차이가 없을 테니 세세한 처리, 스프링의 강도 등에서 차이가 나는 것일겁니다. 그러나 F의 특징은 무접점이라는 것이니 스프링 강도보다는 이것이 키감을 더 좌우하겠지요. F의 새로운 탄생. 생각만으로 짜릿하지 않나요? 혹 이런 개조에 아시는 분 있으면 조언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