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기판에 철판을 사용한 목적은 기판의 휘어짐을 방지하고 전자파를 차단하기 위한 것이 맞을 겁니다.
80년대의 컴퓨터는 전자파에 상당히 약해서 특히 키보드의 스위치 접점에서 발생하는 전자파에도
에러를 일으키는 경우도 많았다고 합니다.
또 당시에는 전자파를 차단하고 기판이 휘어짐을 방지할 수 있는 양면 기판은 재질이 에폭시가 사용되고
가공 또한 까다로워 일반  페놀수지계의 단면 기판에 비하여 단가가 너무 높아져서 실제 적용하기가 어려워
철판을 사용하여 단면기판을 보강하였을 것 입니다.

체리 키보드의 경우에는 일찍부터 전부 에폭시 수지의 양면 기판을 사용하여 (MX-5000의 경우에도)
키보드의 무게를 줄이고 케이스의  슬림을 실현한 것으로 보입니다.
트레이에 집어 넣을려면 아무래도 슬림하고 가벼운 것이 유리했겠죠?
(체리 키보드 기판의 위에 보시면 검은색으로 마스킹되어 있는 부분이 양면 기판의 상부 동박면입니다.)
따라서 실용적인 측면에서 사용하는데는 철판보다 오히려 유리하고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겁니다.

그러나 동양의 경우에는 철판 가공의 단가가 독일에 비해 현저히 낮아 아마 알프스 스위치를 사용한 키보드를
생산하는 일본, 대만, 한국의 경우에는 양면 기판보다는 단가면에서 유리한 철판을 사용하여 스위치에서
발생하는 전자파를 차단하고 격렬한 스위치의 움직임에 기판이 휘어짐을 방지하였을 것입니다.
체리 스위치의 경우에도 철판에 고정할 수 있도록  측면에 고정부위가 설계가 되어 있어 대만산의 경우에는
철판을 사용한 모델이 보입니다.

그러나 체리의 경우에도 기판 밑의 하부 케이스에 기판이 눌러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케이스에 살(RIb)을 붙여
휘어짐을 방지하고 있는데 이것은 눌러짐만 방지할 뿐 위로 올라오는 것은 막지 못하여 키 스위치를 눌렀을 때
아무래도 기판이 같이 공명하는 것을 막지 못하므로  철판이 받쳐주는 모델에 비해 안정감이나 바닥치는 느낌이
떨어질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오디오의 경우에도 저음을 보강하기 위해 스피커 밑에 두꺼운 대리석을 깔거나 턴테이블 밑에  돌판을 까는데
음질이 현저히 개선되는 경우를 많이 봅니다.)

실제로 체리 스위치를 사용한 모델 중에서 필코 메탈이나 WISE PCE같은  철판이 사용된 모델을 쳐 보면
철판이 없는 MX1800과 현저한 차이를 보입니다. 더구나 이번에 필코 메탈에 갈색축을 이식하여 MX1800과
비교해보니 확실히 알 수 있어 MX1800에 철판을 보강하겠다는 결심을 굳히게 된 것이지요.
또한  철판을 보강하면 무게가 0.5Kg.정도 더 나가게 되어 바닥에 놓고 치는 경우에는 밀림을 방지하는데도
도움이 될것이고  MX-1800처럼 서버용으로 설계되어 슬림한  케이스의 뒤틀림도 많이 개선될 것 같으므로,
키감은 상당히 좋어지리라  기대해 봅니다.

그러나  철판을 NC로 가공하고  분체도장을 하여  완성함으로 많이 생산하여도 단가가  2~3만원은 더 나갈것 같은데
요즘 키보드 자체가격에 육박하는 이런 철판을 누가 사용하겠습니까?
단지 매니아의 경우라서  이런 저런 장난을 해 볼 수 있는 것이지요.
뭐  아마추어리즘이라고나  할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