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프 할인의 힘을 이기지 못하고 로지텍 G810키보드를 구매하였습니다.


사실 Romer-G스위치는 한 번 써 보고 싶은 스위치 였어요. 자세한 이유는 리뷰 게시판의 그램 리뷰에..(은근 홍보하기?)


그 때 약간 둥글해진 ML느낌일 거라는 생각을 했는데, 확실히 천천히 키를 눌러보면 기본적으로 ML과 상당히 유사한 키감을 보여줍니다. 그램과는 다르게 확실한 구분감이 있는데, 키캡의 높이나 체결방식 같은 차이에서 오는건지, 보강판이 잘 잡아줘서 그런건지, 아니면 그냥 기존에 가지고 있는 ML이 윤활이 다 날라가서 그런건지는 모르겠는데, 보유중인 4100의 딱딱 끊어지는 느낌은 없고 나름 부드럽게 넘어갑니다. 구분감의 정도는, 갈축과 ML의 사이에서 ML에 좀 더 가까운 정도이네요.


그리고 이게 ML과 같이 3mm 스트로크인데, 오래 쓴 적축의 느낌은 기억이 선명하여 저소음 적축을 접했을 때 0.3mm이 그렇게 차이가 나는 듯 싶더니 적축을 쓰기 전에 주력이었던 11800 갈축의 느낌이 영 남아 있지 않고, ML은 배열적응을 못해 주력으로 써 본적이 없으니 당장에 이 3mm 스트로크가 넌클릭 스위치에서 키감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는 말할수가 없군요... 더군다나 구분감이 있는 스위치는 한 키 한 키를 천천히 눌러보는 경우를 제외하면 엔간하면 바닥을 치게 되는지라...


키보드 자체는 화려한 RGB와 소프트웨어가 필요하지만 다양한 매크로 등 게이밍 관련 기능을 세일즈 포인트로 잡아놓은 제품인지라, 키감 자체에는 딱히 큰 노력을 기울였단 느낌이 들지 않습니다. 스위치와 키캡의 체결 방식이 전혀 다른 주제에 스테빌이 체리 방식인데, 이게 윤활이 덜된건지 철심소리가 덜 잡혀 있습니다. 막 큰 소리가 나고 그런건 아닌데, 철심에서 나는 소리란게 확실하게 들리는 정도군요. 이중사출 ABS키캡인데, 개인적으로 PBT를 훨씬 선호하는지라 좀 아쉬운 부분이군요. 통울림이 레오폴드 비교하면 거의 소음입니다. 키 하나하나마다 퉁퉁퉁퉁 하는 소리가 작게작게 들리네요.. 다 합하면, 타건하는 기구로서 키보드 자체의 만듦새는 그냥저냥 보통? 정도네요.


키캡이 OEM프로파일인데, 개인적으로 체리 프로파일을 더 선호하고, 높이가 높아지다보니 팜레스트 없이 쓰기에 힘들어(랩에선 팜레스트를 쓰는데 정작 이 물건을 쓰는 기숙사에서는 팜레스트가 없네요.. 풀사이즈로 하나 장만 해야겠습니다...) 당장엔 아무래도 사용감이 좋지는 않습니다. 이 부분은 팜레를 구매하고 다시 느껴봐야 하겠네요.ㅎㅎ


부가 기능을 생각하더라도 LED를 선호하지 않기도 하고, 게임도 딱히 많이 하지 않는 편이라 개인적으론 블프 가격(한화로 배송비 포함해서 105000원정도 나왔습니다.)도 딱히 가성비가 좋다는 느낌이 없군요. 허허.. 


덧1. 그램은 리뷰에서 혹평하기도 했고, 감상을 정리하고선 바로 다른 주인에게 보냈습니다만, 이 물건을 어떻게 할지는 좀 벼뤄봐야겠습니다. 

덧2. 스위치 구조가 LED가 스위치 중앙을 통과하는 방식인데 그래서 그런지 바닥에 반사되어 보이는, 다르게 말하면 새어나가는 빛이 확실히 체리스타일의 투명하우징을 통해 보이는 RGB보단 단정해지는 느낌입니다.

덧3. 음.. 대구촌놈 님의 소식 글에서 보인, Romer-G 스위치 제조사인 옴론이 로지텍과의 계약 만료 후 내는 3.5mm짜리 스위치가 어떤 느낌을 낼지.. 그때까지 이놈을 가지고 있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