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전의 카일 스위치 유랑기를 청축으로 하고 나서 3대 흔한 축 시리즈중 나머지 2개인 갈축과 적축을 사용해보고 있습니다. 적축은 일단 제가 리알못이라 논외이고 갈축은 확실히 견디기 힘들군요. 솔직히 받아들일 수가 없습니다.


체리 갈축은 손끝으로 전해지는 구분감에 있어 가볍게 살짝 치고 지나가는 감각을 기점으로 무의식적으로 손가락에 힘이 살짝 빠지며 바닥을 칠 때의 도각거림을 만들어 냅니다. 이 흐름의 반복, 다시말해 타이핑이 지속되면 마치 손가락이 날아다니듯 즐겁게 시간을 보내는 것이 가능합니다. 아무리 기본기가 약한 기성품이라도 싸구려 브랜드 없는 PBT 키캡 정도만 더하면 이런 느낌은 공통되게 느낄 수 있지요.


그런데 카일은 그렇지가 않군요. 구분감이라기 보다는 굴곡진 작은 철판을 훑어가는 듯 한 경쾌함과 100만 광년 쯤 동 떨어진 제조사가 주장하는 구분감이 황당하고, 이러다보니 키를 누르는데 힘이 들어가 아프고, 올라오는 키가 끈적하게 늘어붙는 느낌이라 불쾌합니다. ABS니 PBT니 키캡을 바꿔봐도 별 차이도 없고 심지어 키캡까지 굉장히 무겁고 두껍게 느껴질 정도입니다. 매우 강한 악평이겠으나 키감이란 역시 개인적이라는 것을 변명으로 냉정하게 적으면 이건 갈축이 아닙니다. 차라리 망가진 리니어 혹은 구분감 없이 훑는 느낌만 맛보라고 만든 변형된 리니어라고 하는게 알맞다고 생각합니다. 한마디로 제게는 최악입니다.


나름 이 키감이 맞는 이들도 있을테니 남들에게도 나쁠 것이라고는 못하겠습니다만... 음... 누군가 갈축 키보드를 권해달라고 하면 카일은 도저히 권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차라리 슬라이더 색을 유니크하게 차별화해서 아예 다른 스위치라고 하던지 왜 이런 스위치에 갈색 슬라이더를 달았는지 도대체 미스테리 입니다. 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