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후 4시부터 5시까지 약 한 시간동안
학교의 제 연구실에서 엔알씨의 김택순 사장님과
이호원 영업부장 님을 만났습니다.

분위기야 다소 딱딱하고 어색할 수밖에 없었는데,
김 사장님이 저간의 사정을 설명하고 싶어 하셔서 만났던 것이고
그래서 그 얘기를 들었습니다.
김사장님은 키보드매냐의 게시판 글들을 인쇄해서
몇몇 대목들에 줄을 친 종이들을 파일로 갖고 계셨구요.
그걸 넘기면서 제게 하나씩 말씀하셨는데,
제가 중간 정도까지 듣다가 무슨 말씀을 하시려는지
알겠으니 고만하시라고 만류했습니다.

김 사장님이 지적한 내용은
전부 키보드매냐의 게시판의 문답란 등에서 칸트 님 (또는 DJ Han님?)이
회원님들의 질문에 답하면서 엔알씨에 대하여,
또는 체리의 가격정책이나 공급 문제를 언급하면서 했던 많은 말들이
엔알씨를 지위를 무시하거나,
또는 엔알씨가 오랫동안 체리키보드 국내 공급사로서 존재해왔던 사실을 무시하여
마치 I모사가 직접 체리 본사로부터 물건을 받는 것처럼 말하거나,
I모사의 지위를 잘못 올려 말하거나,
I모 사가 체리 본사와 의사소통하는 별도의 채널이 있는 것처럼 보이게 말하는
등등의 잘못들을 범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대부분을 받아썼으나 여기서 일일히 보고드리지는 않겠습니다.

제가 참견할 문제는 아니지만, 혹시
이런 문제가 있었다면 I사와 얘기를 해보시지는 않았는지
이런 문제를 아시게 된 것과 공급을 거부한 것 사이에
얼마나 시간이 경과하였는지 등을 몇 차례 여쭈었고
그때마다 뭐라고 말씀을 하셨는데
말씀이 썩 분명치는 않아서 제가 잘 알아듣지 못했습니다.

이것이 소송을 걸 수도 있는 정도의 왜곡이라고 판단하시는가를
여쭈었더니 그 정도는 아니지만, 잘못된 거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유감이지만 저로서는 사태의 전말을 알지 못하므로
김사장님의 말씀을 확인할 길이 없다는 것과,

설사 그 말씀이 맞다고 하더라도
엔알씨를 체리의 한국 representative로 인정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I사에 물건을 주지 않겠다고 하셨다면,
제가 보냈던 팩스의 내용에 고칠 것이나 어떤 잘못은 없어 보인다고
말씀드리고 두 분 앞에서 제 팩스의 내용을
한 문장씩 확인해드렸습니다.

김사장님은 이런 종류의 편지라면 보내기 전에
엔알씨 쪽에 연락하여 사실을 확인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하셨고,
저는 다른 회사의 고객이요, 다른 웹싸이트 동호회 회원으로서
제가 왜 그렇게 했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김사장님은 엊그제 클레어아빠 님이 예견하신대로
마지막 단락에서 “아이오매니아의 채널을 열어두지 않으면
한국의 체리 시장 상당부분을 잃게 될 것임을 경고”한 것이
지나친 말이 아닌가 지적하셨고,
저는 키보드매냐의 초짜 회원으로서 이곳에서
사태를 아는 분들 중 엔알씨를 이용할
사람이 거의 없다는 것(바로 앞 문장)을 확신한다고 말씀드리고
따라서 저는 아이오매니아가 체리를 안 판다면
체리 시장은 매우 줄어들 거라고 아직 믿는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얘기가 줄거리에서 벗어난 적이 두어 차례 있었는데요.
저는 두 분께 인터넷 동호회들 특히 “매니아” 동호회의
특징들, 구매력, 응집력 등을 조금 말씀드리면서
이것은 I사가 매우 충성도 높은 고객들을 다수 확보하고 있음을 뜻한다는
것을 말씀드렸고, 체리사가 한국에서 장사를 잘 하시려면
이런 고객을 무시하시면 안 되는 것 아닌가 말씀드렸고,
김사장님(과, 말씀은 안 하셨지만 표정으로, 이부장님)은
인터넷 동호회의 젊은 세대들 이해하기 어렵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이야기 도중에 김 사장님이나 저나 모두 언성을 높인 것이
몇 차례 됩니다만, 얘기를 마무리하면서 서로 죄송하다고 인사했구요.
사실 전 이런 정도로 언성을 높이는 건 노상 있는 일이라
김사장님이 “언성 높여서 죄송하다”고 먼저 말씀하지 않았더라면
우리가 그랬다는 것도 생각하지 못했을 겁니다.

저는 몇 차례에 걸쳐서 엔알씨가 나를 만나서 이런
설명을 하는 것 자체가 전혀 불필요한 일이고,
아무런 가치도 없는 일이라고 말씀드렸는데요.
이게 본사의 지시라던가..., 아니면 만나서 설명을 하고
본사에 보고하게 되어 있다고 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그럼, 체리사는 불만을 말하거나 항의하는 모든 고객들을 이렇게 만나는가 여쭈었더니,
제 팩스가 이 문제로 보내진 메시지들 중에서
제일 위에 있어서 먼저 만난 것 뿐이고
다른 분들도 차례로 만날 거라네요.
저 말고 팩스나 이멜 보낸 님들도 각오하세요.^^;

이상, 대충 거의 다 보고드린 것 같네요.
많은 회원님들이 염려해주시고, 격려 보내주셔서
힘이 많이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