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읽었던 책에서 마음에 남는 구절이 있기에 한줄 남겨 봅니다.

예전에는 요론 장난도 쳤지만 (http://www.kbdmania.net/xe/190894), 이번에는 충실히 옛사람의 글을 옮겨 봅니다.

역사적인 맥락에서 보자면야 맹자의 이 말은 허황되다고까지 할 수 있습니다.

전쟁에 져서 많은 땅을 빼앗긴데다가, 심지어 태자로 봉한 아들이 전사한 직후에 이루어진 대화이니까요.

하지만 나름의 성실한 나날을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생각해볼만한 문장인 것 같습니다.

제가 다른사람 앞에서 뭔가 이야기할만한 깜냥을 가진 인물이 못되기 때문에 이미 검증된 사상가의 말을 적어 봅니다.

 

맹자의 첫번째 구절입니다.

 

孟子見梁惠王

맹자께서 양혜왕을 알현하셨다.

 

王曰 "叟不遠千里而來, 亦將有以利吾國乎?

왕이 말씀하셨다. "어르신께서 천리를 멀다 여기지 않으시고 우리나라에 와 주셨으니, 앞으로 우리나라에 어떤 이로움을 주실 수 있으시겠습니까?"

 

孟子對曰 "王何必曰利? 亦有仁義而已矣"

맹자께서 이에 대답하여 말씀하셨다. "왕께서는 왜 꼭 이로움을 말씀하십니까? 仁과 義만이 있을 뿐입니다.

 

王曰何以利吾國, 大夫曰何以利吾家, 士庶人曰何以利吾身, 上下交征利而國危矣.

왕께서 무엇을 가지고 내 나라를 이롭게 할 것이냐 말하시고, 대부도 무엇을 가지고 내 가문을 이롭게 할 것이냐 말하고,  그 아래의 관료들도 무엇을 가지고 나의 몸을 이롭게 할 것이냐만을  말한다면, 윗사람과 아랫사람이 이로움울 가지고 다투게 되어 나라가 위태롭게 될 것입니다.

 

 萬乘之國弑其君者, 必千乘之家, 千乘之國弑其君者, 必百乘之家.

전차 만대를 소유한 천자를 시해하는 자는 반드시 전차 만대를 소유한 대부이며, 전차 만대를 소유한 나라의 군주를 시해하는 자는 반드시 전차 백대를 소유한 가신입니다.

 

萬取千焉, 千取百焉, 不爲不多矣, 苟爲後義而先利, 不奪不饜.

만에서 천을 취하고, 천에서 백을 취하는 것이 적은 것이 아니지만, 의를 뒤로하고 이로움을 앞세운다면, 서로 빼앗지 않고는 만족하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未有仁而遺其親者也, 未有義而後其君者也.

仁하면서 가족을 버리는 사람은 없었고, 의로우면서 그 군주를 소흘히 하는 사람도 없었습니다.

 

亦曰仁義而已矣, 何必曰利?"

왕께서는 仁과 義만을 말씀하셔야 하는데, 어째서 꼭 이로움을 말씀하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