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 멤브 텐키리스가 오랫동안 아예 씨가 말랐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뭐, 그럴만 하죠. 텐키리스 수요는 대부분 FPS등 게이밍쪽인데 RTS가 쇠락한 뒤의 게이머들은 멤브레인을 잘 쓰지 않으니까요. 멤브가 적합한 사무용은 풀사이즈가 아니면 랩탑 키보드처럼 키패드가 살아있는 컴팩트 레이아웃을 쓰거나, 애플 매직 키보드처럼 아예 작은 걸 쓰는 게 일반적이고요. 그래서 멤브 텐키리스는 상품도 몇 종류 없었으며 SSK2정도 빼곤 가뭄에 콩나듯 신상품이 나와도 금방 단종되기 일쑤였죠. (근데 정작 그 SSK2는 변형 레이아웃이.. ㅠ) 


그런데 대충 2010년대 후반 이후로 신기하게 시대가 바뀌어 중국산 멤브 텐키리스가 꽤 흔해졌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구입 자체는 어렵지 않은데, 현재 시장에서 주류 모델인 스페이스바쪽이 위아래로 넓은 모델은 써보니 약간의 문제가 있네요. 레이아웃 변형이 없는 표준 텐키리스 모델은 보급형의 경우 거의 대부분 똑같은 설계를 돌려쓰기에 추가구매가 꺼려졌습니다. 이미 그런 걸 두 개나 갖고 있기도 하고 말이죠. 


만듦새 문제야 스틸시리즈같이 비싼 걸 사면 바로 해결됩니다만, 싸구려면 차고 넘치는 용도인데 돈으로 해결하면 재미가 없으므로 - 누구나 써먹을 수 있는 값싼 해결법을 찾아내는 게 제 목표입니다. - 지난 몇 년간은 일터에서 비용을 대주는 업무용 키보드 이외의 개인 키보드는 다시 눈팅 모드였어요. 


근데 이 제품은 디자인상 그 모델을 갖다 쓴 게 아님이 너무나 명백해 구매욕구가 생깁니다. 레이아웃 변형도 없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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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명에 온갖 미사여구를 사용했지만 그냥 멤브레인입니다. 

색상은 흰색이 예쁘지만 핑크나 청색도 나쁘진 않네요. 하지만 역시 무난하게 쓰려면 흰색을... 


레이아웃은 제 기준으론 훌륭합니다. US 영문 레이아웃에다 텐키리스 기준 모든 키가 제자리에 있군요. 

표준 레이아웃 준수는 제 관점에선 텐키리스를 쓰는 이유의 알파이자 오메가입니다. 레이아웃 변형에 적응할 수 있다면 더 나은 대안이 넘치니 굳이 선택권도 적고 값도 비싼 텐키리스를 쓸 이유가 없습니다. 



이렇게 겉보기로는 별 결격사유가 없어 보여서 며칠 고민 후 구매 버튼을 눌렀습니다. (...가난뱅이라 평소 취미용은 이정도 가격 제품 사는 것도 벌벌벌 떱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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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송 지옥인 곳에 거주하는 관계로 아직도 열흘 이상 지나야 받아볼 수 있을 것 같네요.

아무도 관심은 없으시겠지만 받게 되면 짧은 소감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