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글을 혹시라도 기억하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저가형 텐키리스에 관심이 많습니다. 해외 거주중이고요. 


이중에 기계식은 유지보수가 귀찮고.. 아마도 제 멤브식 타건법을 못버티는 것 같아요. 타건법을 바꾸는 것도 번거로운 일이고, 핫스왑이 되는 걸 산다고 하더라도 딱히 제가 무슨 고급 키감을 바라는 것도 아닌데 계속 유지보수를 해야 한다는게 영 내키지가 않네요. 정전식은 키 수명 문제는 덜하겠지만 리얼포스는 말할 것도 없고 타사의 것들도 하나같이 제 용도에 비해 너무 비쌉니다. 


멤브 텐키리스는 지금까지 몇 종류 써봤는데 키감은 참을만 하고 유지보수가 필요없는것도 좋지만, 아무래도 만듦새가 영 그저 그렇습니다. 특히 스페이스바쪽이 부실한게 눈에 띄네요. 멤브니까 당연한거 아니냐 하기에는, 풀사이즈 멤브는 저가형이어도 그런 문제가 드무니 왠지 억울해지죠. LED가 유행하기 전의 클래식 멤브 텐키리스 제품들은 만듦새가 좋아보이나, 제품 종류도 너무 적고 매물도 거의 없어서 포기. 멤브쪽에는 유독 레이아웃 변형이 많은 것도 짜증나고요. 원조격인 스페이스세이버2부터가 비표준이니... 


그래도 이제는 제가 삽질을 하던 몇 년 전에 비해 레이아웃 변형이 없는 멤브 텐키리스가 부쩍 많아졌으니 이것저것 더 사서 시행착오를 해도 되긴하는데, 그런 제품들을 외관을 살펴보니 대부분 내부 디자인이 제가 가진 것과 유사해 보였습니다. 동일한 ODM/OEM업체에서 나온 제품일 확률이 높다는 거죠. 이러면 새 제품을 사는게 의미가 없어집니다. 스틸시리즈등 네임드 업체에서 만든건 설계가 아예 다르니 괜찮겠지만, 이런 것들은 가격이 너무 올라가는 게 문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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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기준이 너무 까다로운거 아니냐 하실수도 있는데, 사실 그냥 덜 급한 거죠. ㅎㅎㅎ 정말 급하면 조건 한두개를 희생해가며 뭔가를 얼른 장만했을 겁니다. 일은 해야 하니까요. 근데 이미 지금 가지고 있는 키보드들로도 일은 할 수 있거든요. 지금보다는 나은 결과를 얻어야 하니 그만큼 조건이 까다로워질 수밖에 없지요. 빡빡한 예산으로 최대한 원하는 결과를 얻어내는 게 제가 키보드란 취미를 즐기는 방식이기도 하고요.  


이런 식으로 시간을 보내는 동안 코비드가 찾아왔고, 이제는 사무실에서는 거의 일을 하지 않게 되었고 집이나 공공장소에서 대부분 일을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키보드 선택 기준도 아주 살짝 느슨해졌습니다. 예전에는 위 기준에다 사무실에서 불평을 듣지 않을 정도의 저소음까지 만족했어야 하므로 아예 멤브계열밖에 선택지가 없었는데, 지금은 키보드 소음이 노출되는게 집에서 원격회의를 할 때 정도라 클릭 방식 스위치만 아니면 넘어갈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광축이란 선택지가 생겨난 거죠. 


앱코 K611정도 가격의 외산 키보드가 있으면 딱 좋을것 같은데 아직까진 찾기가 힘드네요. 정 안 되면 한국 제품을 사다 써야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