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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감도 좋고 다 좋은데, 볼륨조절 키가 대단히 아쉬운 방식으로 구현돼있습니다. 

일단 기본상태로 쓰시는 분들한테는 해당사항이 없습니다. 기본상태로 쓰셔서 결함을 겪지 않으신다면 다행입니다. 


아래 사진에서 보실 수 있듯, 본 키보드는 F11 - F12 - INS - Lock 키가 각각 음소거 - 음량감소 - 음량증가 - Del에 매핑돼있습니다. 즉 F12와 INS키가 음량 키라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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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왜 이렇게 설계했을까, 생각해보면 풀사이즈 버전에서 내려왔을 것으로 추측합니다. 풀사이즈도 F11부터 음소거-음감소-음증가로 배치돼있거든요. (단, 후술하겠지만 정작 풀사이즈 버전은 문제가 없습니다.)


따라서 F1-F12를 시스템/멀티미디어키가 아닌 원래의 키(말 그대로 F1-F12)로 쓰는 모드를 사용할 경우에는 볼륨을 줄일 때에는 Fn-F12를 눌러야 하는데 볼륨을 높일때에는 Fn키 없이 그냥 Ins키만 눌러야 합니다. 왜냐하면 논리적으로 Ins키는 F1-F12키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 즉 버그가 아니고 설계가 그렇게 돼있다는 거죠. 


로지텍에서 제공하는 관리소프트웨어로는 Fn키를 눌렀을때와 누르지 않았을때의 동작을 따로따로 할당할 수 없어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결국 키캡과 실동작이 달라지는 것을 감수하고 볼륨 업다운 키를 아예 다른 자리로 옮겨버리거나, 외부 서드파티 리매핑 소프트웨어를 써야 합니다. 개인의 특이한 취향때문이 아니라 일반적인 방식으로 키보드를 사용하는 데에도 이런 일을 벌여야 하는 것은 확실히 문제입니다. 


펌웨어나 소프트웨어로 아주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인데 출시이후 지금까지 그냥 묵묵부답이네요. 아마도 버그가 아닌 기능개선 요구로 받아들여져서 우선순위가 밀리는 거겠죠. UX기준으로는 버그이지만 상품 기준으로는 버그가 아닌 기묘한 문제다보니.. 오죽하면 "차라리 소스를 줘라 내가 수정해줄테니. 5분도 안 걸릴 것" 하는 반응들까지 있습니다. 물론 로지텍이 절대 그렇게 해줄리는 없겠죠. 


아래 두 링크에 가시면 이 문제를 겪는 분들의 분노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로지텍정도 되는 큰 회사가 이정도 UX체크도 안 하고 제품을 출시했다는 게 놀랍습니다. 설사 자체 테스트에서 거르지 못했다 해도 실사용자 대상으로 필드테스트만 잠깐 해봤어도 바로 나왔을 피드백이었을 텐데요. 


https://www.reddit.com/r/logitech/comments/pz7ghe/mx_keys_mini_volume_up_inser_keys_are_swapped/

https://support.logi.com/hc/en-us/community/posts/4414620435607-Logitech-MX-keys-mini-Ins-button-  


참고로 풀사이즈 버전은 이 문제가 없습니다. 음량 감소와 Ins키가 별도로 존재하거든요. Fn키 조합을 하든 안하든 해당 키들의 동작이 변하지 않으니 UX문제가 없는거죠.  또한 본제품의 경쟁제품이라 할 수 있는 애플 매직키보드에도 이 문제가 없습니다. 매직 키보드는 멀티페어링 관련키도 백라이트도 없기 때문에 레이아웃 여유가 있어 F10-F12에 음량 관련 기능들이 잘 들어가 있거든요. 


이런 식의 레이아웃 문제는 겪을때마다 매번 너무 짜증이 나기 때문에 비표준 레이아웃은 가급적 피하는 편인데, 그렇다고 풀사이즈를 쓰자니 공간활용이 너무 불편하고.. 이게 제가 항상 표준 텐키리스만 고집하던 이유였습니다. 로지텍 인지도를 믿고 잠깐 외도(?)를 했더니 결국 또 이런 일을 겪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