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축만 써서 이런 저런 회사 제품 많이 써봤는데요,

어제 발매된 레폴 900R 적축을 바로 구매하고 오늘 수령해서 사용해봤습니다.

두 세 시간 써보고 제가 느낀 점을 두서 없이 적어봅니다.  (리뷰 수준은 아니라 여기에 올립니다^^)


1. (장점) 키감이 굉장히 유니크 하다

   - 어차피 체리 적축이라 거기서 거기인 게 사실입니다. 그리고 (아시다시피) 키감이라는 게 매우 주관적이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해보자면, 우선 개인적으로 굉장히 실망했던 제품이 마제 및 FC300R(레폴 구 모델)이었습니다.

     그 먹먹한 키감과 답답한 키캡 코팅이 어우러져서 칠때마다 스트레스가 쌓였던 제품이었습니다.

     (특히 마제는 각인, 닌자 모두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거의 유사한 FC600R하고도 또 다른 특유의 느낌...)

     그러다가 굉장히 만족하며 사용했던 것이 FC700R이었고요, 그런데 PBT는 또 개인적으로 별로여서

     (손 끝이 건조해지는 느낌. 가뭄에 시달리는 들판을 맨발로 걷는 느낌 ㅡ.,ㅡ;;;)

     ABS 모델을 찾던 중 공구로 구했던 제로샤인 옐로우 적축모델이 적축 키감의 신세계(?)를 열어줬었습니다.

     그 후에 사용한 덱프로 적축도 비슷하게 좋았고요. 근데 이 두 모델은 LED 모델입니다. 그리고 LED 모델은 아시다시피

     빛 투과를 위해 키캡이 조금 독특한 재질 및 구조, 코팅막을 가지고 있는데 또 그게 저하고 잘 맞았던 모양입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제로샤인은 노란색 하우징이 적응이 안돼서 방출하고, 덱 적축은 스테빌이 있는 키들의 키감이 좀

     어색했고(스테빌은 마제식이 갑이라 생각합니다) 키캡 폰트도 좀 별로여서 결국 팔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상황 속에 결국 때마침 발매된, LED 키캡이 적용된 모델 FC900R을 손에 넣게 되었습니다.

     그 느낌은... 괜찮네요! 아니, 매우 좋습니다.


     1) 우선 마제의 먹먹한 느낌이 아니라 슬라이드의 움직임 및 LED 키캡 특유의 경쾌함이 기분 좋게 전해집니다.

        (라고는 해도 개인적인 느낌이라^^;)


     2) 그런데 이것은 다른 LED 키캡보다는 조금 두꺼운 키캡이고 또 표면 처리가 까슬하게 되어(대륙 승화의 느낌과 흡사하네요)

         그런 것 같습니다. 정말로 "유니크하다" 라고 밖에는 표현이 안되네요. 좋게 유니크합니다!!



2. (장점)  체리식 스테빌이지만 다른 키와 위화감이 들지 않습니다.

    체리 스테빌의 위화감이 가장 크게 느껴지는 백스페이스부터, 엔터, 쉬프트 키들의 느낌이 매우 좋습니다.



3. (장점도 아니고 단점도 아닌 특징) 굉장이 이질적이다/이색적이다

     하우징의 감촉 및 키캡 폰트가 특히 그렇습니다.  맨들맨들하지 않고 까슬까슬한 하우징이 독특하고 키캡 폰트도 오리지널합니다.



4. (단점) LED 모드가 다양하지 않다.

     -  물론 가격이 상대적으로 합리적이어서 그로 인한 한계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특히 덱 키보드를 써봐서 그런지, 그리고 최근의

         Ducky 라인업과 비교했을때 LED 모드가 매우 제한적이라는 느낌이 큽니다. 커스텀 모드는 좋지만 그 외에는 숨쉬기 모드 및

         기본 모드(전체 발광) 밖에는 없네요. 또한 기본 모드의 휘도 조절도 3단계가 전부입니다. 0단계(라이트 off)와 1단계 사이에

         좀 더 은은한 밝기 세팅이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큽니다.



5.(단점) 멀티미디어 단축키 표시가 없다.

    - Fn과 조합으로 사용되는 멀티미디어 단축키 표시가 되어 있지 않습니다. 충분히 해줄 수도 있었는데... 하는 아쉬움이 크게 남네요.

     알트 및 컨트롤 키에는 측면에 한/영, 한자 라고 프린팅해 준 것 처럼요.  뭐 '미적인 차원의 생략'이라면 할 말이 없겠지만요.



6.(단점) 넘락, 캡스락, 스크롤락의 점등이 매우 초라하고... 좀 심하게 말하면 단순 허접합니다.

    - 차라리 공들여 디자인한 자물쇠 로고에 빛이 들어오게 했으면 어떨까 합니다. 애써 디자인해서 자물쇠 그림을 만들어놓고 정작

      빛은 그 왼쪽의 작은 원에 초라하게 들어오니... 원... 뭔가 너무 저렴한 느낌을 주네요.



7. (단점) LED 가 조금 답답하다.

    - 처음에는 독특한 폰트 때문인가... 했는데 생각해보니 키캡이 두꺼워서 그런 것 같습니다. 물론 세기를 늘리면 매우 밝아집니다.

      하지만 화사하거나 환한 느낌은 결코 아닙니다.


    이상입니다. 마지막으로 키캄은 정말 좋네요. 좋습니다. 매우요. 그런데 종합적인 요소에서 개인적으로

    (완벽하길 기대했는데) 완벽에 가깝지 못하여 아쉬움이 남는 제품입니다.

   

    만약에 키캡에 멀티미디어 기능이 표시되고, 넘락/캡락/스락 점등이 자물쇠 로고에 이루어지고,

    재질이 더키나 덱 같이 얇은 키캡으로 변형된 버전으로 나온다면 FC900R을 다시 구입할 의향이 있습니다. 

     뭐 그럴리는 없겠지만요^^;  좀 더 다양한 키캡을 고를 수 있으면... 하는 바람과 함께 두서 없는 글을 마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