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작은 것은 알고 있습니다. 주변에 기계식 키보드 쓰는 사람을 거의 본 적이 없으니까요. 그나마 고가형 키보드래봐야 요즘 유행하는 애플 키보드나 유사 디자인의 아이솔레애션 키보드가 전부더군요. 심미적인 차원에서의 고급이지 키감 따지고 그런 건 사치일 뿐이죠. 


그렇다하더라도 물품 하나 수입하면 도저히 수지타산이 맞지 않을 정도로 작은 것 같지는 않습니다. 현재 이슈가 되는 필코 마제의 경우도 시장에 소량으로 풀면 재고 걱정은 없을 것 같거든요. 


필코 마제 표준형 흑/백 색상, 청/갈 스위치. 

필코 마제 텐키리스 흑/백, 청갈흑 스위치. 


수량 조절해서 풀면 수요는 분명히 있어요. 홈페이지 봐도 재고문의하는 글들 꽤 많고 중고가 보면 답 나오지 않습니까. 시장이 극단으로 왜곡되는 상황까지 몰릴 정도로 공급제한을 하는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차세대 주력으로 선택한 모델이 레오폴드는 fc200r, 아이오매니아는 ducky인듯 한데... 글쎄요. 이 두 라인업의 퀄리티를 떠나서 일반 소비자들이 받는 느낌은 마제 짝퉁입니다. 브랜드 가치라는 것은 상당히 무서운 거에요. 이거 저거 고민할 바에는 기계식의 대명사이자 오리지널리티를 가지고 있는 마제로 가는 거죠.


또 문제는 체리사 키보드가 일반 사용자의 보편적 요구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체리라는 압도적인 브랜드 벨류를 가지고 있음에도 고전하는 이유는 그 디자인이죠. 크고 투박하고 다소 촌스러운 느낌의 디자인. 마제의 디자인이 훌륭하다 뭐다 자시고를 떠나서 딱 원형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까. 군살 하나 없는 미니멀리즘의 원형을 가지고 있잖아요. 보강판과 n키롤오버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고요. 


지금 같은 현상이 해소되려면 결국 추가 공급자가 나와야 된다는 생각입니다. 수입을 하던, 주문제작을 하던... 일정 궐리티를 가진 원형의 모델이 시장에 꾸준히 공급되어야 해요. 


제 생각에 fc200r 디자인(마제식의 미니멀리즘에 키캡 내장)에 보강판, 하우징,스태빌 등 마감 부분만 다듬어 출시하고, 동시에 이에 완벽 호환하는 승화, 이중사출 키캡, RGB키캡 5-6종 라인업만 완성시키는 시장 싹슬입니다. 이 정도면 필코의 그늘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안정적으로 공급하다 보면 가격도 낮출 수도 있고 그러면 기계식 저변 자체를 확장시킬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결정적인 문제가 수요가 적다는 것 아닙니까. 이에 맞춰서 수동적으로 끌고 가다보면 답이 없는 거에요. 보따리상 뿐이 더 됩니까. 


시장의 요구라는 것이 사실 크지 않은데 이걸 왜면하는 걸 보면 참 장사못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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