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정말 오래간만에 키매냐에 글을 써 보네요.

그간 아주 가끔씩 눈팅을 하긴 했지만

글을 올리는 건 햇수로 거의 5년만인 것 같습니다.


이렇게 오랜만에 인사를 드리는 까닭은

오랜 시간 책상앞을 지켜주던 팬타그래프 키보드 BTC 6300이 사망하셨기 때문입니다.

다른데는 멀쩡한데 갑자기 오른쪽 방향키가 안먹네요.


정확한 구매시기는 모르겠지만,

2007년 1월에는 이미 사용하고 있었으니 최소 8년은 된 녀석입니다.

아니, 저 이전에 사용하신 분도 계실테니 거의 10년 된 키보드가 아닌가 싶네요.


그간에 기계식 키보드도 여럿 거쳐갔지만,

마지막까지 현역으로 자리를 지켜준 건 이녀석 하나였는데...

이제 더는 사용할 수 없다고 생각하니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그런데 오늘 보니 이 녀석 만듦새가 참 놀랍네요.

아쉬운 마음에 일단 열어보자 하고 키보드를 뒤집었는데

하우징 후면에 나사가 무려 9개가 박혀 있더군요.

다 풀고 상판을 들어올리는데, 어라?

묵직한 느낌과 함께 키캡이 상판에 딱 붙은 채 들렸습니다.

뒤집어보니 멤브레인 시트 아래를 받치고 있는 철판이 상판안쪽에 고정되어 있네요.

이번에도 무려 8개의 나사가 박혀 있었습니다.

(나사 많다고 잘 만든건 아니지만...이건 잘 만들었더군요 ^^;)


그동안 느꼈던 단단하면서 쫀득한 키감이나 유난히 정숙한 타이핑이

바로 이런 만듦새에서 비롯되었나봅니다.


방향키가 먹통인 건 아마 멤브레인 시트에 문제가 있어서일텐데..

요리조리 살펴봐도 도무지 알 수가 없어서  다시 조립해 두었습니다.


지금은 잠자고 있던 4100을 꺼내서 글을 쓰고 있네요.

오랜만에 느끼는 또각또각하는 키감이 정겹지만

아무래도 야간에 작업하기엔 좀 조심스러울 것 같습니다.

개조한 흑축 와이즈가 있기는한데... 이건 젠더를 써도 놋북에서 동작하지 않네요.

그리고 마찬가지로 동작하지 않는 버클링 M이...촤캉촤캉 ㅋ

날 밝으면 마트에서 팬타그래프 하나 집어와야 할 것 같습니다.


오랜시간 함께한 6300이 골골거리니 왠지 울적해져서

이렇게 수년만에 키매냐에 글을 남기게 되었네요.


그럼, 저는 이만, 설날 인사와 함께 물러가겠습니다.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