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다른 회사 실험실에 들렸다가 폐기물 트럭 탑승 대기중인 HP의 D4950을 건져왔습니다.
멤브레인이지만 키감이 아주 괜찮았고 상태도 양호했지만, 노랗게 물든 외관이 안쓰러워
과산화수소수로 태닝 제거를 해 보기로 했습니다.
게토레이 페트병에 약국표 3% 과산화수소수 조그만 거 4병과 옥시크린, 베이킹소다(이게 문제였을까요-_-)를 섞고
키캡을 넣고 뚜껑 닫아 햇볕 잘 드는 창가에 눞혀 놓고는 보글보글 올라오는 기포에 흐뭇해하며
부엌에서 동태전 부치다가 간 떨어지는 줄 알았습니다.
공포탄 터지는 것 같은 뻥 소리에 나가보니 거실은 난장판이 되어있고...
다행히 터진 방향이 베란다 창문 쪽이라 피해는 그리 크지 않았지만
키캡 몇 개가 페트병 터진 틈새로 비집고 튀어나오면서 키캡 기둥이 조금씩 부서지는 바람에
몇몇 키가 고정이 안되고 좀 세게 치면 튀어나오는군요.
본의 아니게 구름 타법 연마하게 생겼습니다.
오리지널 레시피의 소중함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_-
과산화수소는 물론 옥시크린이 문제 였을 겁니다.
얘네가 태닝을 제거하는 원리 자체가 고농도의 산소를 발생시키는 건데요..
그 과정 중에 공기압이 상승 합니다. 그걸 꽉 막아두셨으니 당연히 터지지요.
리뷰 등 게시물에 뚜껑을 꽉 닫지 말라는 경고가 없길래 이럴까봐 걱정을 했는데 역시나..
옥시크린은 산소를 발생시키고 베이킹소다는 이산화탄소를 발생하잖아요...;;
밀폐했으니 당연히 대폭발....과산화수소만 둬도 산소가 계속 나오므로 뚜껑에 작은 구멍을 뚫어줘야 하는데..
사용하신 레시피는 거의 폭발물 레시피입니다 ㄷㄷㄷㄷㄷ
위험물 공부할때 생각나네요
과산화수소도 6류 위험물이죠
밀폐하면 더더욱 위험합니다
통풍 잘되는곳에 구멍 뚫어놓고 보관하셔야 해요
안그래도 잠깐 불리고는 물 마져 채워서 다 잠기게 한 후 뚜껑 열어 세워 놓으려던 참이었는데,
30분이 채 안되는 잠깐 사이에 반응하는군요.
다행히 식구들 크게 놀라지 않고 유난떨때 알아봤다며 웃어 넘길 정도 피해였고
덕분에 생선전 부치기 담당에서 해고되고 거실 바닥 청소로 투입되어 명절맞이 청소 허리 부러지도록 빡세게 했습니다.
잠깐이라도 밀폐는 절대 안되겠습니다.
제 생각에도 옥시크린과 베이킹소다가 문제일듯 합니다.
투명 플라스틱 병에 약국표 과수에 키캡 넣고 1주일정도 지났습니다.
약간의 기포는 발생하지만 아직 터지지 않습니다.
고농도 과산화수소수는 로켓 산화제로도 쓰이죠...,
그래도 약국에서 파는게 저런 폭발을 일으킨다는 건 저도 처음 알았습니다...,
조심해야 겠네요...
폭발물...맞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