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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도바시카메라 계산대에서 모두 이 키보드를 사용하고 있더라구요 90년대 키보드를 지금까지 쓰고 있는건지.. 혹시 어떤 키보드인지 아시는 분 계신가요?!
치코니 KB-3920으로 보입니다. 아래 사진과 비교해 보세요.
이 모델은 리비전에 따라 키캡과 폰트 등이 달라지는데, 일본 중고사이트에서 찾은 위 리비전이 본문에서 목격하신 그 키보드와 정확히 일치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연식을 궁금해하시는 것 같은데, 레트로스런 레이아웃과 PS/2인터페이스를 가진 키보드는 지금도 신품이 나오기 때문에 연식을 제대로 알아내려면 윈도키를 봐야 합니다. 윈도키는 MS의 권장사항에 따라 만들기 때문에 시기에 따라 키캡 모양이 명확하게 규정되어 있거든요. 그래서 이걸로 키보드의 연식을 대략적으로 알아낼 수 있습니다. 예외도 있지만 본 주제에서는 별 영향이 없을 것.
윈도키를 확인해보면, 목격하신 그 키보드는 2010년대 이후에 생산된 제품일 확률이 높습니다. 저 윈도키 모양은 2012년 출시된 윈도8과 동시에 쓰이기 시작했거든요. (같은 모양이 윈도10 시절까지 쓰였습니다.) 이걸로 비교적 클래식한 외관에 비해 선탠이 덜 된 이유도 설명이 됩니다.
따라서 저 매장에서 90년대 키보드를 지금까지 사용해왔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길어야 10년 남짓, 단종직전에 샀다면 생각보다 매우 짧은 시간 썼을 수도 있어요. 윈도8당시 나온 시스템은 램 추가와 윈도10 업그레이드를 통해 아직까지 충분히 업무용으로 실사용이 가능하므로 그냥 그 때 산 PC자체를 지금까지 계속 써왔을 수도 있습니다. 이러면 상황이 훨씬 더 자연스러워지죠.
궁금해서 저 키보드의 최초 리비전이 언제인지를 좀 알아봤는데, 오래된 중고를 좀 뒤져본 결과, 90년대시절의 윈도키를 가지고 있는 리비전을 찾아냈습니다. 따라서 90년대 모델의 키보드를 아직도 쓰고 있다는 의미로는 말이 되겠습니다.
(이하 오지랖, TMI 주의)
해당 키보드 기종은 당시 널리 사용되던 기종이라 아직도 일본 중고시장에서 구할 수 있어 보입니다. 영문 레이아웃을 원하시면 KB-3923이 있습니다. 영문판 일문판 둘 다 OEM으로 아주 널리 사용되었고, 멤브레인 치고는 평도 좋은 편입니다.
일문판 OEM은 제일 흔한 게 Fujitsu KB-3920F인것 같고요. 이외에 도시바 NEC등에도 납품된 것 같습니다. 아래는 후지쯔 제품인데, 예쁜 로고도 있고, NIB도 있네요. 대신 이름값때문인지 가격도 올라가는것 같지만요. 일문판 OEM들은 치코니처럼 연식에 따라 비슷한 리비전들이 존재합니다. 후지쯔제품의 경우 하우징이 좌우로 좀 더 좁은게 특색이네요.
영문판 OEM은 IBM, Wise등에 나간 것으로 보입니다. 아래는 IBM것입니다. 이름값 덕분에 여전히 중고시장에서 인기가 좋은 제품입니다. 레트로 멤브키보드를 갖고 싶으나 일문판이 꼭 필요한게 아니라면 좋은 선택이 될 것 같습니다. 일단 로고가 제일 멋지죠. ㅎㅎ 얘는 검은색 버전도 존재해요. 다만 치코니것보다 단종이 일찍 되었는지 USB도, 최근 연식도 찾기 어렵긴 합니다.
별 의미는 없지만 자료조사한 김에 하나 더 공유해보면.. 델 콰이어트키도 90년대시절 각광받았고 지금도 중고거래가 활발한 ANSI키보드입니다. 프레임이 좀 더 거대하긴 합니다만, 얘도 평이 좋습니다.
위와 같은 클래식 배색+멤브레인 방식으로 수없이 많은 유사 제품들이 과거에 있었고, 여러 업체에서 신품도 아직 나옵니다. 이젠 품질이 전성기시절과 같을 수는 없겠지만 말이죠. 예를 들어 이거는 ELSRA의 제품.
저도 돌아다닐때마다 키보드를 유심히 보긴 하는데, 요즘 대부분의 상점은 그저 프랜차이즈 본사가 계약한 대기업 PC나 POS기기를 통채로 사용할 뿐이라 별다른 변수가 없어서 재미가 없습니다. PC용 키보드를 쓴다 하더라도 풀사이즈나 미리 팬터그래프밖에 안보입니다. 생김새도 천편일률적이고 (제가 선호하는 텐키리스도 아니고ㅎㅎ) 뭔가 조사해볼 건덕지도 없어서 아무런 감흥이 없어요. PC용 키보드가 아니다 싶으면 대개 POS 본체에 빌트인돼있는 키보드이든지, 아예 아이패드나 터치기반 단말기를 써버리든지 해서 역시 뭐 조사해볼만한게 없고.. 본문같은 광경은 지금은 아주 오래된 개인상점에서나 볼 수 있을 것인데, 그런 가게가 이제는 아주 드문 것 같습니다. 앞으로 점점 더 줄어들 수밖에 없고요.
소중한 경험 공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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