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의 해피 구입기를 적어볼까 합니다.

아주 오래전 웹디자이너였던 저는 인풋디바이스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마우스, 타블렛에서 시선이 옮겨 어느샌가 맥에 어울릴 이쁜 키보드를 찾아보기 시작하였고 제 눈에 해피해킹이 꽂혔습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키보드매니아 사이트에서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게 되더라구요.

다행히 예전에 애플포럼이라는 곳에서 활동할 때 같이 활동하시는 회원님(D.J.Han)덕에 키보드매니아라를 사이트를 알고 있었거든요..


어쨋든 이 해피해킹이라는 놈이 눈 앞에서 아른거렸고... 사용해보고 싶음 마음이 굴뚝임에도 불구하고....

"가격"이라는 벽 때문에 선뜻 구입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이런 가격의 키보드가 있는지도 상상(?)도 못했었구요! ㅋ


그러다가 크기와 모양이 비슷한 포커만 하나 둘씩 구입하기 시작했습니다. 꿩 대신 닭이라구...

그러다보니 포커가 3대가 되었습니다.

(뭐여... 이럴거면 첨부터 해피살걸!! ㅜ.ㅜ)

어쨋든 포커가 만족스러움에도 불구하고

해피해킹에 대한 마음은 지워지지가 않았습니다.


아내에게도 종종 해피의 사진을 보여주며

"이거 어때? 무척 이쁘지?"

"이 놈이 이렇게 작아도 가격은 아주~ 못됐어!"

"흰색이 이뻐? 검은 색이 이뻐?"

"글씨가 없는 무각도 있고 글씨가 써있는 각인 모델도 있어~~"

"지금 사려는게 아니라 언젠가는 꼭 사지않을까?... 그 때를 위해 당신 취향도 고려해보려고"


뭐 이런저런 기대만 가지고 김칫국만 마셨습니다.


참고로 아내는 까만색에 흰 키캡을 씌운 글라슈테님이 사용하시던 해피가 가장 이쁘다고 하더라구요.

(부부는 일심동치미라더니! 나도 그래 여보~~~ 속으로 외치며.. 혼자 좋아하고..)


며칠전 부터 다시 해피병이 도지기 시작해서

새 제품을 구입하자! 하고 사이트들을 돌아다니니 이건 뭐 다 품절이고, 아이오매니아는 무각버전만 남았더라구요.

이거 리얼 10주년이라도 구입해볼까!? 라며 갈등하기를 하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다 언젠가는 좋은 기회가 올거야라며 간신히 마음을 눌렀습니다.



그런데! 어제밤. 다시 들어온 키매냐 장터에 해피제품이 두개나 떡 올라와있는게 아니겠습니까

통장 잔고를 들여다보고, 장터글을 쳐다보고 몇번을 반복하다,

무슨 사나이가 이리 소심해 라고 소리치며 "구입을 원합니다!!!"라고 문자를 보냈습니다. ㅋㅋㅋ

그리고 "장"님을 통해서 (이렇게 부르니 좀 그렇네요. 죄송해요) 구입을 확정하게 되었습니다.


잘 시간이 되어서....

침대에 누워 아내를 부르고 꼭 안아줬습니다. (못 움직이게)


나: "여보 고백할게 있어"

와이프: "고백?? 무슨 고백이요??"

나: "ㅋㅋㅋㅋㅋㅋㅋㅋ"

와이프: "..........??........."

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와이프: "고백이예요... 자수예요?"

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와이프: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눈치챘음)"

와이프: "혹시.....???"

나: "응 맞아."

와이프: "흰색? 검은색?"

나: "흰색"

와이프: "글씨 없는거?"

나: "있는거. 근데 글씨 없는 키캡도 있어"

와이프: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와이프: "근데 당신 돈 있었어요???"

나: "응 이제는 없어."


둘이 한바탕 웃고 집사람이 한마디 해주고 마무리 했습니다.


"잘 했어요~"



다행입니다.

이제는 일단 만족을 하고 키보드에 대한 과한 관심 좀 살짝 식혀야겠습니다.

이상 해피에 목말라있던 자의 구입기 였습니다. ㅋ

좋은 하루 보내세요!


(그리고 이 자리를 빌어 좋은 물건 양도해주신 -아직송장번호만받았지만ㅋㅋ- 장**님 감사드립니다~ 잘 쓸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