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나이 먹어가면서 몇몇 물건에 대해서는 선호도가 생기죠.
아이폰 선호하는 분들이 있고, 갤럭시 선호하는 분들이 있는 것처럼요.
그런데 뭔가를 선호한다는 것은 쓰기 위함일텐데,
키보드는 좀 다른 것 같습니다. 제 경우 말이지요.
쓰기 위한 키보드일텐데, 더군다나 타이핑에서 리드미컬함을 느끼기 위함일텐데,
키보드는 쓰면 닳는다.. 라고 생각하게 되는지
좋은 키보드를 쟁여가면서도, 잘 보관하려 하기만 하고 아끼게 되네요.
모을 때는 평생 쓸거니까 잘 보관해야지 하곤 하는데,
가만 생각해보면, 지금 아니면 언제 쓸가 싶은 생각이 들어요.
아마 일생 중에서 지금이 가장 타이핑을 많이 할 시기일텐데,
제일 타이핑이 착착 붙는 기계를 지금 안쓰고 쟁여두곤 하네요.
저는 잘 파는 성격이 아니라 방출하는 것도 아니고 말이지요.
거 참 키보드는 요물입니다. 써야 좋은 것일텐데 쓰지도 않으면서 쌓아두는 것 만으로 흐뭇하게 만드니 말이지요.
가끔 그런 생각이 들어요, 다른 분들은 과연 방입하시는 물건들을 다들 잘 쓰고 계신걸까 싶고,
보통 여기 오는 분들은 키보드가 수 대에서 많은 분은 수십대가 넘을텐데, 다들 잘 쓰시나 싶기도 하네요.
기성품, 커스텀 합쳐서 10대정도 보유하고 있습니다.
키보드는 쓰일 때 진정한 가치가 발휘된다고 생각하는 주의여서 10대의 키보드중에서 놀고 있는 아이들은 몇 개 안 됩니다.
윈도우 환경에서는 86키와 mx-mini, 리눅스 환경에서는 미니를 기본으로 쓰지요. 그러다 가끔씩 변화를 주고 싶어지면 다른 배열의 키보드를 쓰기도 하는 식으로 용도에 따라서 구분해놓곤 합니다. 전도(?)용으로 잠시 외출나간 아이들이 3대정도 있구요.
개인의 취향이기 때문에 반드시 이래야한다..라는 것은 없을 것입니다. 다른 취미도 보면 수집 그 자체를 즐기시는 분들도 많더라구요.
하루종일 키보드를 끼고 사는 직종이어서인지 본격적으로 키보드를 취미로 삼은 이후에는 일하는게 즐겁습니다. 그냥 즐거워요. 조립도 즐겁고, 타건하는 것도 즐겁고.. 다르게 표현할 말이 떠오르질 않네요..^^;;
키보드라는 큰 테마는 같겠지만 그 안에서 즐기는 방식은 제각각인 것 같습니다. 그런거 아닐까요..ㅎㅎ
공감가는 글이네요.
저도 기계식만 10대가 넘어요. 각각의 키보드가 주는 즐거움이 다들 조금씩 다르죠.
여러대 만지다보니 2~5% 부족한것 때문에 커스텀을 하는분들이 이해도 되죠. - 커스텀을 해도 만족이 될까 하는 느낌도 있습니다. -
여러대 보유하는 이유가 소유와 사용으이 즐거움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중고거래 한번 했다가 너무 데여서 그런것도 많이 차지하더군요.
징그러운 중고나라! 내놓자마자 희안한 메시지에 시랄려서(구걸등등) 내놓은지 일주일만에 철회했죠.
팔렸다고 해도 한달이상을 스팸에 시달렸음. 예) 자기가 찜했는데 왜 팔았냐? 등등... ㅡ.ㅡ
그다음부터는 아예 내놓지도 않습니다.
그러다보니 키보드가 쌓이더군요. ^^ 원치는 않지만 콜렉터가 되었습니다.
그게.....
내 것이 되고
주위에 추천을 해 주고
그러다가 더욱 애착이 가고..
마치 애인 같다고 할까요.
처음엔 그냥 좋기만 했다면
나중엔 너무나 소중해서 남에게 보이기조차 아까운
꼬옥 품어서 따스하게 지켜야 할 그런 느낌?......
전 그렇게 조금씩 변하고 있습니다
아직 넘어가는 단계지만 완전히 넘어간다면 참 소중할 겁니다.
들고 다니려고 품은 녀석, 컴퓨터 앞에서 절 기다리는 아이, 사무실에서 기다려주는 친구까지
실사를 덜 한다고 해도 아마 제 맘을 알아주지 않을까요.
아마 님의 키보드들도 그 맘을 알아주리라고 저는 알려드리고 싶네요.
한번 꺼내서 말을 걸어주세요. 키보드야 난 참 널 아끼고 사랑한단다... 정도만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