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바통2500+가 한참 대세이던 시절, 그 때로부터 몇개월전 키보드 매니아 사이트를 알게된 저는

누님이 콤퓨타를 새로 장만한다하여 견적을 내주던 중 리얼포스를 끼워넣는 만행을 저지르고 맙니다.

올블랙의 셋팅에서 홀로 찬란히 빛나던 리얼 뽀수, 중후한 무게감, 한치의 흔들림도 없는 키캡,

이곳에서 완전 쇠뇌당한 전 엄청난 플라시보 효과로 몇타 쳐보지도 않고 이건 24만원의 가치가 있다고

단정을 내렸었드랬습니다.

얼마전 누님이 결혼을 한다하여 고향집에 내려갔서 잠시 만져본 리얼포스, 세월은 지나 구닥다리

컴퓨터가 되고 그 때 같이 장만했던 마소 블랙레더도 코팅이 다 벗겨졌지만, 그녀만은 여전히 뽀샤

시한 아름다움을 간직한 예전 모습 그대로였습니다.

하지만 사람의 적응력이란 무서운 것같습니다. 체리 갈축에 적응된 제가 보기엔 한도 끝도 없이

무겁더군요. 손을 얹고만 있어도 타자가 된다는 그 놈이 무겁다니.

참으로 알다가도 모를 키보드 세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