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 체리밭이었습니다...

블랙 스톤브릿지(프로토타입)의 흑축의 키감을 맛보는 것부터 시작해서
파란불, 빨강불, 11800, 1600, 1800, 랩터, 타입나우, 엠텐(키패드-편집키만 썰어놓은것), 아론107, 4700...
짧은 시간동안 저의 눈 또는 손을 지나쳐갔습니다.
(빼먹은게 있다면 미리 사과드립니다. 맘에 안들어서가 아니라 제 머리 용량이 꽉 차버렸거든요..)

오늘 체리 처음 만져봅니다^^
청축이 그리도 청명한 소리를 내는지, 갈축이 이렇게나 단아한 키감을 제공하는지,
흑축의 매끈함과 기분좋게 바닥치는 느낌과 백축의 섬세한 구분감과 쫀득한 마무리...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하나하나 눌러보는데...;;

결론은 "체리 좋더라~"


...
늦게 오신 신켄님과 만년스토커님의 HHKPro 묵각과 또뀨세이버 갈축을 마지막으로
키보드는 더이상 오지 않았습니다...

해피해킹 프로를 통해 "접해보지도 않고 키감을 함부로 예상하지말아야 한다."는 교훈을 확실히 배웠는데,, 부드럽게 쏙~ 들어가서 바닥치는 키감이 맘에 무척 들었습니다... 앙증맞은 사이즈와 묵색의 고급스러움... 나무랄데 없는 작품이었네요...(인기가 왜 좋은지 알겠더라구요...)

또뀨세이버...;; (저는 솔직히 다른 키보드를 위해서 멀쩡한 키보드를 희생한다는 것 자체를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들이기엔 내공이 부족합니다.. 키보드 자체도 별로 안갖고 있고요) 하지만 오늘 또뀨 그분을 감히 쓰다듬어보고 타이핑해보니 아마도 희생된 키보드들도 자신이 분해되어 어디에 쓰였는지 안다면 슬퍼하긴 커녕 오히려 영광으로 여겨야 할 것 같더군요...^^
스페이스바는 기다란 스테빌라이져 때문에 미세하게나마 쇳소리 혹은 (일반적인 키와는 다른) 이질감이 느껴져야 정상일텐데 아무리 튜닝이 잘돼도 그렇지~;; 검은 비닐봉다리에 넣어진 채로 그렇게 퇴장하지 않았더라면 인간미, 아니 키보드미가 결여된 단지 아름답고 훌륭하기만 할 뿐인 키보드였다고 기억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
아 대리석은 왜 들고 갔는지 모르겠습니다...ㅎㅎ (스위치 감정도 원했지만, 혹시 올드델이나 리딩엣지 같은 알프스 명기도 볼 수 있을까 그래서 대리석과 혹독한 비교를 해보고 싶기도 했는데...)
키감도 키감이지만 회원님들께서 외관상태가 너무 뛰어난 소장품들을 가지고 오셔서
가방에서 선탠 왕창 먹은 저의 대리석을 꺼내기가 어찌나 힘든지...;; 많이 갈등했었습니다.

...
참 좋은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