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동안 잘쓰던 IBM M 키보드가 사망하신 관계로 몇 개의 기계식 키보드를 샀더랍니다. 백업용으로 가지고 있던 iomania에서 공구한 체리 블루 스위치 쓰는 키보드가 있긴 했는데, 너무 구형 레이아웃에 풀사이즈라 작은 키보드가 사고 싶었지요. 제가 사는 호주에서는 국내처럼 다양한 기계식 키보드를 구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대만, 중국산을 몇개 써보게 되었네요.


1. Themaltake Poseidon Z (카일 청축)

체리 청축하고는 약간 다른 느낌입니다. 키압이 약간 더 높은 듯 하고 스프링 소리가 조금 더 납니다. 그래서 언뜻 소리로는 IBM M에 조금 더 가깝다고 느껴지는데.. 막상 타이핑을 해보면 은근히 불편합니다. 체리보다 키압이 약간 더 높아서 그런가 어째 둔한 느낌이 납니다. 상쾌하지 못하다고 할까요? 대신 소리로는 체리 청축보다 더 만족스럽더군요. ASDF키랑 방향키, ESC와 여분의 1개의 키가 빨간색으로 같이 들어있는 점도 좋았습니다. 산지 3일 만에 백라이트가 3개나 나가버려서 반품했네요.


2. Rapoo KX (카일 황축)

리니어 방식의 느낌에 가까운 황축입니다. 타이핑 느낌은 경쾌하고 나쁘지 않았는데 소리로는 만족을 못했습니다. 디자인 이쁘고 USB 유선 + 블루투스 무선이 가능하여 다용도로 쓰임새도 좋습니다. 그러나.. 결정적으로 F1부터 F12까지의 펑션키와 더 결정적으로 Del키까지 물리키가 아니라 터치 방식의 전자식 키로 되어 있어서 펑션키와 Del키를 많이 써야 하는 저에겐 치명적이었네요. 이 녀석은 3주 정도 지났을 때 USB 단자 (충전과 USB 유선연결을 겸하는) 접촉불량으로 다행히(?) 반품을 할 수 있게 됩니다. -_-;;


3. Cooler Master (체리 청축)

기존에 백업으로 가지고 있는 iomania 제품하고 같은 축이라 거의 느낌도 같습니다. iomania 제품도 거의 10년 가까이 된 제품이라 좀 달라진 거 없을까 했는데 똑같더군요. -_-;; 이 녀석은 체리 청축답게 타이핑 느낌도 경쾌하고 소리역시 카일 청축만큼은 아니지만 좋았습니다. (물론 IBM M에 비할 건 아니죠.) 게다가 키의 백라이트를 본인이 원하는 대로 커스터마이징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특정키 몇 개만 불 들어오게 하는, 게다가 윈도에 소프트웨어 설치도 필요없이 자체 FN키 조합으로 설정 가능합니다. 그런데.. 100달러가 넘어가는 고가의 제품답지 않게 품질이 안좋습니다. QC관리를 어떻게 하는지 처음 받은 키보드는 사자마자 PRTSC 키의 백라이트가 안 들어와서 반품할까 하다가 제품이 마음에 들어서 교품 받았는데, 교품받은 제품도 3주 뒤 다시 H키와 R키의 LED가 사망. -_-;;; 한 번더 교품 받았는데 이번에는 3일 뒤 Enter키의 LED가 사망. 결국 환불 받았죠. 100달러가 넘어가는 제품의 품질관리가 어찌 이리 엉망인지 황당할 지경 게다가 Coolermaster면 듣보잡 회사도 아닌데 말이죠.


삽질하면서 얻은 거라곤 대만, 중국산 기계식 키보드는 가능하면 손대지 말아라.. 가 얻은 교훈이네요. 이제 환불받은 돈으로 어떤 걸 또 시도해보나 고민 중입니다. 여기서 구입 가능한 제품은 아직 남은게 Steel Series라는 제품, Razor라는 회사의 Black Window 시리즈, 로지텍의 G시리즈가 있네요. 혹시 이 중에 추천해주실 만한 제품이 있는지요?


키보드 사진은 찍어둔 게 없어서 제가 사는 동네 사진이나 몇장 올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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