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니아 분들은 휴일에 뭐 하시는지요?

 

일주일에 한 번 있는 휴식에 처제의 생일이 마침 겹쳐서 내일은 회나 한 접시 같이 먹을까 합니다.

어릴 때는 쉬는 날 공부 하는 날 개념이 없어서 하고 싶은 거 있을 때 하고 보고 싶은 거 있을 때 보고 참 잘 놀았던 것 같습니다.

 

영화를 좋아해서 군휴가 나오기 전에는 목록 적어서 짧은 휴가 기간에 친구 만나랴 영화 보랴 정신이 없었지만 참 즐겁고 밝았는데

나이 들고는 (뭐 그래봐야 지만 ^^) 쉬는 날이라도 쉬는 날 같지가 않군요.

 

책도 손에 잘 안잡히고 킬링 타임용 즐길거리만 찾게 되는 게 안타까우면서도 어쩔 수 없게 되는군요.

 

자그마한 티비에 새턴이고 플스고 줄줄이 이어 놓고 하루종일 게임만 했던 시절도 그립고 주구장창 술잔만 기울이던 때도 그립고 비오는 날 하늘 보고 부르던 취기 어린 노래도 그립습니다.

 

30분 정도 욕탕에서 몸 녹이며 맥주 한 잔 하고 나니 몽롱한게 좋기도 하면서도 제법 감상적이 되는군요 ^^

새 맥주를 따고 컴퓨터 앞에 앉아 우주지킴이를 두들기며 담배 한 대 피웁니다.

 

모두들 편안하고 아늑한 새벽되시길 바랍니다.

 

갑자기 비 냄새가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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