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가끔 몇몇 의견을 개진하면서

윤활이나 개조를 별로 달가와하지 않는다는 식의 글을 올렸드랬습니다.

아마 많은 분들이 제 생각에 눈쌀을 찌푸리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윤활이나 개조를 달가와 하지않는 이유는 십수년전의 아픈 기억들 때문에

그런것입니다.

학생때 학교 동아리에 있는 피씨의 작업 환경이 얼마나 험한지는

대부분을 아실겁니다. 피씨방에 있는 피씨보다 더하면 더 했지

결코 덜하지 않는 고난을 당해야 하니까요... 제 동아리에 있는

피씨들도 거의 24시간을 울티마와 테스리스로 곤욕을 치뤘습니다.

키보드가 남아날리 없고......

그때는 또 키보드가 요새처럼 삼사 천원이면 살수 있는 물건도

아니었기 때문에 이상이 있다고 새것으로 바로 교체 하기도 좀 그렇고....

그래서 윤활을 몇번 시도 했었는데 모두다 실패 했습니다.


제일 처음에 시도한 것이 그 유명한 WD-40 이었습니다.

애효~ 정말 무식했었죠.... 이거 쓰면 클릭 스위치가 무클릭으로 바뀝니다.

게다가 한달 가량 쓰면 윤활된곳에 먼지가 떡으로 들러 붙어서

윤활하기 전만도 못한 상태가 되어 버립니다.

두번째 시도한것이 디자인 학과 학생들이 쓰는 4B 연필을 희생시켜서

흑연으로 윤활하기...... 면도날로 하루종일 정말 열심히 갈았드랬습니다.

흑연가루 퍼 마셔가면서... 그러나...... 애초에 면도날로 그게 미세하게 갈릴수가

없는 것이었거늘.... 미세하기 갈지도 못할뿐더러 스위치에 잘 뿌려주지도

못해서 윤활은 커녕 백색의 키보드가 흑색의 키보드로 바뀌어 손만 더러워지는

그런........

세번째 시도한 것은 무슨 그리스 였는데 종류는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기계과 녀석이 좋다고 가져와서 윤활을 했는데...... 역시 정성 부족이었는지

키압이 제 멋대로가 되어 버리더군요...... 누구는 뻑뻑 누구는 한없이 부드~~~

네번째 시도한 것은 스프링 조정하기...... 그러나, 녹슨 스프링을 아무리 조정해도

예전의 탄성은 돌아오질 않고...... 늘어붙은 콜라의 놀라운 부식작용만

확인하며 피씨 앞에서 콜라 마시는 놈은 즉각 사살한다는 원칙만 하나 얻었습니다.

( 저는 당시 스프링이 녹슨것이 콜라때문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흘러내린 윤활제때문이라고 생각했는데, 여론이 시커먼 끈적끈적한것과

스프링의 녹이 엉겨있으니까 콜라가 범인이라고 결론을 내린고로.. 그런가보군.. )


그렇게 경험으로 얻은 결론은 세가지 입니다.

과연 윤활이나 개조를 통해 키압을 동일하게 맞출 수 있을것인가?

윤활한 후 윤활제가 먼지를 흡착하는 역활을 하고 있지 않을까?

작업후 진정 원상태보다 같거나 나아질수 있는 것인가?


여기서 고수로 인정 받는 분들은 아마 위 세가지 정도는 기본으로 염두하고

작업하시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아마 윤활, 개조에서 생가는 문제가 제가 언급한것

말고도 더 많이 있는데 그런것 까지도 보고 신경써 작업할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고수와 일반인은 차.이.가 많습니다.

그냥 드리고 싶은 말씀은 제대로 윤활, 개조하기란 보기보다 어려우며 혹 초보께서

작업하시고 싶으시다면 대상 키보드는 사망한 것과 다름 없다고 맘편하게 먹고

윤활, 개조 하시는게 정신 건강에 좋지 않을까~하는 것입니다.


근데 전에도 얘기가 나왔지만 누군가 고수분들이 윤활하는 노하우를 공개하는

것이 어떠냐는 의견을 냈었는데.. 저는 그 의견에 매우 동의하거든요.

어떻습니까 고수분들! 키보드 매니아의 개화, 문맹 타파를 위해 노하우를

확 풀어주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