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얼마 전에 해외 사이트에서 IBM Model F 5170 을 구입해서 오늘 배송받았는데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을 적어봅니다.
판매자가 자신이 속한 공장에서 아주 잠깐 사용했던 키보드라고 해서 거의 새 것인지 알았는데
어느 정도는 맞고 어느 정도는 틀리더군요.
일단 바디가 아마도 다소 험한 사용자가 잠깐 사용했는지 약간의 기스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봤을 때 사용자를 많이 거쳐간 중고이거나, 창고에 먼지가 쌓이도록 던저두었던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정말 설명 그대로 잠깐 사용하고 보관했던 것처럼 보입니다. 약간의 기스만 빼고.
특히 전선의 상태가 오리지널 상태 그대로입니다. 만약 여러 사용자를 거쳤다면 전선에서 어느 정도 티가 납니다.
5170의 특성상 전선이 굵지만 표피에 기스가 좀 나는 소재이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뭐니 뭐니해도 키보드는 키감이지요. 굳이 옛날 골통품을 비싸게 사는 것도 키감이 좋기 때문입니다.
키감(감촉, 타건감, 소리)로 봤을 때 정말 거의 새 것의 느낌으로 아주 좋았습니다.
지금까지 5170을 대략 3대 (이것까지 치면 4대)를 타건해봤는데 단연 으뜸입니다.
단점이 없느냐 라고 물으면, 해피, 리얼포스... 도 단점이 있는데 5170이라고 없겠습니까?
그래도 이 정도면 비싸게 구입해서 바디로 약간 실망했지만
타건감이 지금까지 경험 중에 최고여서 그럭저럭 만족합니다.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은
타건할 때 강한 쇳소리(챙 챙 거리는 소리, 5150 에서 더 잘 들었던 소리)가 5170의 오리지널 소리는 아닌 것 같고
그런 5170 이 따로 있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 기종을 구별하는지는 모르지만요.
대개는 은은하게 쇳소리가 울려퍼집니다.
제가 5150 을 ANSI 개조해서 사용하고 싶었던 이유가 이 쇳소리가 매력적이었기 때문입니다.
대개 5150 의 쇳소리가 5170 의 쇳소리에 2배로 쌘 편입니다.
이베이에서도 5150 을 ANSI 개조한 것은 없던 것 같은데 개조하기 힘든 가 봅니다. 외국애들도 안 하고 있으니.
혹시 판매하는 곳이나 개조할 수 있는 분 있으면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리고 하나 더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은
전면 커버에 전체적으로 오돌톨한 느낌도 반드시 오리지널만의 특징은 것은 아닌 것 같고
(이것이 중요한 특징은 아니지만) 그렇게 만들어져 나온 것이 따로 있는 것 같습니다.
이 제품은 대개 여러 5170 처럼 매끄러운 편입니다. 보유하고 있는 분들의 것도 십중팔고 매끄러운 편일 겁니다. (살짝 오돌톨함)
만약 사용자가 여러 번 세척하고 닦아내다가 매끄럽게 됐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그럴 가능성이 희박한 것은 전체적으로 고르게 구석 구석 동일한 균일성으로 슬라이트하게 오돌톨하기 때문입니다.
손으로 여러 번 닦아서 그랬다면 손가락의 힘을 강하게 쓸 수 없는 구석은 오돌톨한 정도가 강했어야 이치에 맞았을 겁니다.
개인적으로 키보드 중에 IBM Model F 시리즈를 가장 좋아합니다. Model M 보다 고음의 강한 소리를 내기 때문이고
아마도 여느 수많은 키보드 중에 타건음이 가장 강하고 클지도 모릅니다.
물론 현대의 수많은 키보드 제조사에서 못 만드는 것이 아니라 현대 소비자에게 판매되지 않을 게 뻔하니까 만들지 않겠지요.
또한 Model M 과 달리 누구나 약간의 지식과 손재주만으로 내부를 뜯어서 수리하고 청소할 수 있어서
노력만 한다면 평생, 다음 세대까지 사용할 수 있습니다. Model M 은 소위 플라스틱 경화가 세월이 흐르면 흐를수록
진행되기 때문에 언젠가는 넓은 판(보강판을 마주보고 덮는 커다란 플라스틱 판)이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있습니다.
물론 잘 사용하면 한 인간의 일생을 넘을 정도로 오래가니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닙니다.
(물론, 경화되는 부품만 교체하면 계속 사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때는 소위 Bolt modded 라는 거창한 개조를
해야합니다. 그러나 Model F는 이런 개조가 필요없습니다. 철판이 양쪽으로 물려있기 때문입니다.)
문뜩, 이런 비유가 떠오릅니다.
Model M 은 M16 소총 같고, Model F 는 2차 세계대전 영화에서 가끔 볼 수 있는 '톰슨 기관단총' 같다고. ㅋㅋㅋ
쓰다보니 5170 의 예찬론이 된 듯 하네요.
마무리로 추가하자면, 개인적인 취향으로 고층 빌딩의 독방에서,
또는 산속의 오두막에서, 또는 전원의 초가집에서 타이핑을 할 때
Model F 만큼 느낌이 좋은 키보드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당장이라도 컴퓨터에 연결해서 사용할 수 있는 Model F 5170 84키는 총 4대 (부품용 1대 제외), 그리고 Model F 122 키 (소위 철판 바닥 항공모함)은 최근에 구입한 것까지 해서 총 6대를 (이 중에 최고는 ANSI Modded 된 것)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좋아하는 키보드이기 때문에 계속 구입하게 되는군요. 그리고 Model F 복제품(아시는 분은 암)을 수 개월 전에 주문해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어쩌면 국내에서 Model F 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됩니다.
굿 타이핑!
PS. Model F 보다 더 강하고 매력적인 타건음을 내는 옛날 것으로 빔 스프링(Beam Spring)이 있었군요. 너무 고가라서 엄두를 못 내고 있는데 여유 자본이 생기면 구입해봐야겠습니다. 이것도 복제품으로 리메이크되면 좋겠군요. 옛날 제품은 ANSI 레이아웃으로 만들어지지 않았었으니까 장점도 있구요.
저도 83키 5150 F, 122키 F 두 가지를 현역으로 사용 중입니다. 모델M으로 버클링에 입문했는데 M은 정말 파워타이핑이 하고 싶을 때 말고는 안쓰게 되더군요. 반면에 모델F는 상대적으로 키압이 낮고 경쾌한 느낌이 들어서 즐겨 사용하는 중입니다.
5150이 ANSI 개조가 가능한지 소식은 저도 접해보질 못했네요. 122키 F 같은 경우에는 ANSI 형태로 사용하기 위한 경우를 위해 PCB에 프린팅도 되어 있고 하지만... ANSI 개조는 못하였지만 제 지인은 Caps Lock 과 Num Lock 에 LED 작업도 하고 Print Screen 키를 펑션키로 만들어서 해피해킹 배열로 사용하기도 하더군요. ㅎㅎ
즐거운 버클링 타이핑 하시길!
얼마 전에 해외에서 Model F 122 key 가 ANSI 개조된 것이 올라와서 (아마도 올라온지 1~3시간만에) 바로 구입했습니다. 조금 비싼 편이었는데 경험 상 흔한 게 아니고 깔끔한 편이라서 만족하고 있습니다. 이틀 후에 또 다른 사람이 ANSI 개조된 것을 올렸는데 그것도 거의 2시간도 못 지나서 팔려버렸습니다. 다소 비싼 편이었는데도 말이죠. 아무튼 어쩌다 올라옵니다. 눈에 띄였을 때 구입에 고민하다간 다른 사람이 구입해갑니다. ㅋㅋㅋ. 그래도 기존의 레이아웃에 어느 정도 적응했기에 사용에 무리는 없습니다. 한편, 122 key 가 5170 보다 훨씬 가벼운 편인데 사람들은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크기가 크고 무거워서 그렇지 키감만을 따지면 5170 보다 122 키가 좀더 좋다고 생각됩니다. 그래서 여러 대 구입했고, 또 각각 모델 넘버에 따라 조금씩 키감이 다른데 어떤 것은 (유일하게 정말 희한하게) 거의 구름타법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가벼운 것도 있어서 놀라기도 했습니다. ㅋㅋㅋ.
122키 ANSI 개조 제품이 자주 올라오지 않습니다. 지금까지 딱 2번 봤을 뿐입니다. 그 중에 하나를 제가 구입했구요. 일부러 비싸게 팔려고 개조했다기 보다는 개조해서 사용하던 것을 조금 비싸게 판매한 것 같습니다.
원래 5150 의 스프링이 5170 의 스프링보다 부드럽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인데 제가 우연히 구입한 122 키는 5150보다 좀더 가벼운 느낌의 제품이었습니다. 아무튼 맨 처음에 이 제품을 구입했기에 122 는 다 그런지 알았는데 그건 아니더군요. 그렇지만 조금씩 다른 키감에 만족하며 사용하고 있습니다.
빔스프링 정말 소리나 타건감이나 매력적인데 현재는 좀 비싸긴 하죠. 모델 F 좋아하시면 한번 써보셔야 하긴 할 것 같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hK2cnxXaul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