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크루즈입니다.

제가 어제 기습적으로 2차이자 마지막 방출을 회원분들의 도움으로 성황리에
마쳤습니다.

금년 6월 8일경에 1차 방출하고, 6개월만에 2차 방출을 하게 되었습니다.

금년 초부터 키보드를 모으기 시작했으니깐, 어찌 보면 6개월 간격으로
쏴악 모았다가 쫘악 푸는 식이 되었습니다.  다 아시겠지만, 일차 방출때의
자금은 음주운전 벌금으로 경찰청에 성실히 납부를 했지요.  아! 쓰라려라...

금번 방출 동기는 장터란에 밝혔듯이 꿈에도 그리던 Mac을 장만해볼까 하는
생각에 꽤 오랫동안 고민을 해온 끝에 결단을 내리게 되었지요.

처음 Mac을 본 것이 87년도인데, 엘렉스 컴퓨터가 국내 딜러가 되면서 여의도
사학연금회관에서 첫 전시회 할때 였습니다.  

눈을 맞으면서 대방역에서 전시회장까지 걸어가는데, 총천연색 칼라에 뭐든지
마우스로 클릭만 하면 처리되는 인터페이스를 홀딱 반했지요. 사실 전시회의 내용은
없었고, 단지 기계만 보여주는 수준이었지만 도우미 아가씨 그때 당시에는
도우미 누나일텐데 무지하게 이뻣던 것도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집에 돌아와서 보는 IBM-XT호환기종의 모노크롬 모니터...  그 절망감과
공허함.

쩝 당시 Mac 가격은 본체만 4백만원에 21인치 칼라 모니터는 7백만원인가 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아!  도저히 넘을 수 없는 절대 한계의 벽이지요.  당시
IBM-XT 호환기종이 근 백만원, IBM-AT 호환기종이 2~3백이니깐 엄청난 액수지요.

얼마전에 자유계시판에 Mac OS을 잠깐 얘기하니깐, 벌써 눈치 빠른 분들은
제가 방출할 것을 예감하고 계시더군요.  크! 무서워라~~~

리얼포스는 그 엄청난 뽐뿌에 시달리면서, 정말 하루 하루가 사는게 아니더군요.
공구 신청 마감 시간은 다가오고, 도대체 얼마나 환상적이면 이다지도 극찬에
극찬의 글이 올라올까 하면서 그 호기심에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일주일, 이주일이 되도록 감동은 없고, 윈도우키가 없는 것이 왜 그리도
불편한지 결국 봉인되어 방출 대상 1순위가 되었지요.  중고 리얼포스가 한때
18만원까지 내려갔는데, 정식 판매 제품이 다소 고가인 관계로 제 값을 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애플IIgs는 애플키보드 역사상 최고의 키감을 자랑한다고 하지만, 제품간의 편차가
있어서 그런지 확장1보다 더 좋다는 키감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제가 좀
둔한 편입니다.  기회가 된다면, 최상급 키감의 애플IIgs을 만져보고 싶기는 한데,
어쨓든 방출 대상이 되었지요.  하지만, 키보드 레이아웃 만큼은 미니키보드의
지존이라고 부르고 싶더군요.  그 앙증맞고 깔끔한 레이아웃.

옴니키 울트라는 키감 보다는 Programmable에 홀딱 반해서, 잠 안자고 eBay에서
비딩하여 구입했습니다.  당시에 옴니키 울트라 거의 새 제품이 150$이상인 것을
보면 3분의 1 가격에 구입을 했으니, 횡재했지요.  넌클릭이야 좋은 제품이 많이
있지만, 알프스 클릭 제품 중에서 옴니만한 제품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탁월한
클릭의 진수를 보여주는 제품입니다. 보라카이님의 튜닝 신공이 들어갔으니,
더더구나 애착이 있는 제품입니다.  그러나, 그 덩치가 덩치인지라 계속 사용하기
에는 무리가 있어 결국 방출하게 되었습니다.

여담이지만, 저의 회사가 Fedex와 무슨 계약을 맺어서 약 3~40% 할인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총무팀 담당자의 말을 듣고서 eBay Seller한테 Fedex Account ID를
알려주었습니다.  보통 해외배송이 한화로 5만원이니깐 40% 할인을 하면, 이건
완전히 거져지요.
그런데, 판매자가 너무나 친절하게 Economic에 표시를 해서 보내주었는데, 알고 보니
Priority만 할인이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아이구마, 1~2만원 절약할려다가 6~7만원을
날린 꼴인데, 한국Fedex에 문의를 했지만, 이미 미국Fedex가 Economic으로 처리한
이상 담당자가 시말서를 쓰지 않는 이상 어쩔 수 없다고 하더군요. 눈물이 울컥~~~

옴니키 101은 표준 사이즈로 알프스 클릭의 오묘함을 느껴보자고 일을 저질렀지만,
보라카이님이 지적하신데로 윈도우키 있는 모델이 키감이 떨어지더군요.  스무드
에이드로 윤활처리도 했지만, 울트라에 비하면 키감이 떨어져 역시 방출 대상이
되었습니다.  아울러 기판에 있는 Chip 하나 때문에 오동작을 일으키는 모델이기도
하지요.

확장1의 매력은 이상하게 한대만 갖고 있으면 불안하다는 것입니다.
웬지 고장나면, 어떡하나 발을 동동 구를 것 같고, 그 오렌지색 슬라이더의 도각
도각하는 맛이 그 어떤 키보드 보다도 중독성을 갖게 되어 결국은 세개나 보유하게
되어 그중 2개를 방출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 확장1의 가장 큰 단점은 너무나 확실한 선텐이 되겠지요. 새하얀
눈부신 확장1이 지금이라도 eBay에 나온다면, 아니 제발 나와라~~~

다들 아시겠지만, 확장1은 거의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한번에 필이 따 꼿힌 절대
마공의 제품입니다.  이런 제품을 다시는 신품으로 보기가 어렵다니...

한편으로는 지금이니깐 iMate합쳐서 15만원 내외로 확장1을 만질 수 있지,
그 먼 옛날에는 과연 이 가격에 이런 제품을 서민이 만질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이제 남은 것은 사진게시판에 보여드린 M$ 키보드들(처치 곤란한 제품이죠),
애플 확장1, 애플 확장2, G80-3000 카이저 세개(청색,갈색,흑색), 아론 블랙 클릭,
아론 아이보리 클릭, 아론 109 내츄럴(역시 처리 곤란한 제품이죠), 마지막으로
언제 올지 모르는 이중사출키캡의 체리 G81 두개, 이렇게 남았는데, 웬만한 자금의
압박이 없는 한 버틸라고 합니다.

막상 쓰다보니 키보드 구입기+방출기가 되었네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