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접한 실력 때문에 사용기란에는 도저히 올리지 못하겠구, 그냥 자유게시판에 끄적거려 봅니다.
보라카이님이 사진게시판에 올려주신 구형백색축 블랙1800의 주인장입니다. ^^

위의 사진은 보라카이님이 수리를 맡아 주시기 전에 찍어 놓은 사진으로 자유게시판에 이미 올려진 것을 다시 이용하였습니다.
이베이 낙찰가가 아마도 15불이었던 것으로 기억을 하는 물건으로 구형백색축을 이용한 독일제 체리 1800 블랙키보드입니다. 제가 블랙 개조한 것이 아닌 태생이 블랙인 키보드입니다.

멋도 모르고 이베이에서 낙찰받은 후 사기당한줄로만 알았던 키보드로 입수하는데 약 2개월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한가지 무척 아쉬운 것이 그당시 셀러가 두개를 판매했는데 제가 계산 착오로 한개의 키보드만을 비딩했더랬죠.....  사기당했다고 생각했을 때에는 참 다행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지금은 왜이리 아쉬운지........

수리와 개조전의 제 키보드 상태는 슬라이더의 상태는 괜찮았지만 다소 심각한 상처와 약간의 아쉬움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사실 보라카이님에게 들어서 알게 된 것이었지만 기판의 손상으로 몇개의 키가 안먹는 상황이었고, 스페이스바와 엔터키의 스테빌라이져에 녹이 잔뜩 슨 상태였습니다.
물론, 모두 보라카이님에 의해서 깨끗하게 수리가 되어졌으며 카이저버젼으로 바뀌어지면서 키보드로서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일단 백색축은 상당히 무거운 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웬만한 분들은 다들 아실 겁니다. 그리고, 접해보지 않으신 분들도 체리 스위칭의 키압변화 그래프로서 간접적으로 이해가 되실 것이구요.
저의 구형백색축 1800도 키압자체는 조금은 무거운 축에 속합니다. 처음 받았을 당시에는 그리 크게 느끼지 못했지만 수리하러 보낸 동안 갈색축을 사용해서인지 지금은 키압이 약간은 버겁게 느껴집니다.
여기에는 저의 목디스크 증세 악화로 인한 손가락 힘의 약화도 크게 작용합니다.
그렇지만, 미세하게나마 현재 시판되고 있는 3000시리즈에 채용되고 있는 백색축 보다 약한 느낌을 받았는데 현재 보유하고 있지 않은 관계로 정확하지는 않습니다.

처음 이 키보드를 받았을 때에는 구형신형에 대한 개념도 없었고 다만 예전에 겪어 보았던 3000 백색축의 느낌과는 사뭇 다르다는 것이었습니다. 기존 제품보다 훨씬 경쾌하고 끝 맺음과 바닥치는 느낌 등에서 격이 틀렸습니다.
다만 아쉬운 것이 흑색축과 갈색축 등에서는 크게 느낄 수 없었던 타건시 슬라이더의 상하 움직임에서 좌우로의 흔들림이 상당히 컸습니다. 이때에 문득 이 키보드의 대성에 대한 가능성이 떠오르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기존에 가지고 있는 갈색축에 대해서도 크게 만족하고 있기 때문에 철판 보강 공구에 참여하지 않았습니다만, 이 키보드 만큼만은 철판 보강으로서 아쉬운 부분이 해결이 되지 않을까 하는....

그래서 일단 먼저 보라카이님께 쪽지를 보내드려서 사정 이야기를 드렸더니 흔쾌히 어락해 주셨습니다. 워낙에 레어한 키보드라서 보라카이님께서도 수리를 허락하셨던 것 같습니다.

개조후의 만족도는 거의 200%에 달했습니다. 기존의 키감은 마치 잘 다듬어지지 않은 대기만성 전의 상태라고 한다면 지금은 완전히 개화된 꽃과 같다고나 할까 그 느낌이 상당합니다.
다소 거친 듯한 스트로크가 안정감이 있으졌으며, 매우 정갈합니다. 또한, 극히 주관적인 느낌입니다만 약간 구분감이 증가한 듯 하기도 합니다.
여기에서 느껴지는 스트로크의 정갈함은 제가 소유하고 있는 제품 중에서 필코의 91JUM(리니어방식)과 매우 유사한데, 이것은 제가 91JUM을 어떠한 키보드 보다도 좋아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로 개조로 인하여 제 1800에서도 이 느낌을 받을 수 있게한다는 데에 감탄을 금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여기에 철판 보강으로 인한 깔끔한 바닥치기와 바닥을 두드리는 소리(개조 전에는 빈공간에서 공명되는 소리와 함께 어우러져서 다소 혼탁한 타격음이었습니다)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보라카이님께서 슬라이더의 윤활작업까지 해주셨는지 모르겠습니다만 다소 습윤한 느낌의 슬라이딩 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즉, 아주 매끄러운 슬라이딩 감을 가집니다. 체리 미니의 서걱거림도 없으며, 아직 에이징이 덜된 갈색축의 습윤한 느낌이 아닌 적당한 매끄러움입니다.

간단하게 표현해보면 리니어와 갈색축의 장점만을 그대로 가져오지 않았나 싶습니다. 거기에 '아 진짜 기계식이구나' 하는 느낌이 팍팍 와닿습니다.
위에서는 다소 무겁다고 쓰긴 했지만 개인적으로 적당한 반발력이 타이핑에 리듬감을 실어준다고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에 저에게 있어서는 아주 안성맞춤이고, 현재도 이글을 쓰는 지금도 적응이 되어서인지 점점 더 타이핑이 신나지는 군요.
또한, 리얼포스를 쓰면서 개인적으로 느껴진 단점으로 타이핑시 손가락을 되돌려 줄때에 뭔가 아직 손끝에 여운이 남아 있는 듯한(개인적으르는 뭔가 싸다 만듯한 느낌이라고 표현하곤 하는데) 그러한 느낌이 전혀 없이 깔끔하게 마무리해 주는 것이 아주 좋습니다.
    
전 클릭 키보드 계열을 그리 좋아하지 않습니다. 현재도 클릭 계열은 단 한개만을 소
유하고 있을 뿐입니다(NMB 8255). 또한, 풀사이즈의 키보드도 좋아하지 않습니다. 오로지 컴팩트 사이즈만을 수집할 뿐입니다.
현재까지는 체리 갈색축을 가장 선호하였지만 당분간 당당히 키보드 선호도 1위를 차지할만한 녀석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장인의 손을 거쳐서 거의 완벽히 튜닝(요넘에 한해서, 절대 이녀석이 최고라는 것이 아닙니다)된 키보드가 어떤 것인가 하는 것을 깊이 깨닫게 된 좋은 경험이었던것 같습니다.

다시 한번 이자리를 들어서 보라카이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참, 쪽지로 드렸던 키압에 대한 질문은 지금 완전히 적응되서 기분 최곱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