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수치로만 비교해보면 모델엠의 키압이 더 높습니다.


제가 이번에 키보드를 클리어축으로 교체했다가 다 다시 까뒤집는 삽질을 했습니다.

클리어축이 정말 불편하더군요.

그전까지는 갈축을 썼었는데 너무 밋밋해서 클리어축으로 다 바꿔보았죠.

그런데 손가락이 매우 불편했습니다.

왜 클리어축 제품들이 별로 없는지를 알겠더군요.


그런데 눌러봐도 그렇고 작동압력 도표를 봐도 그렇고

모델엠이 키압이 더 높은데도

모델엠은 손가락이 안 아픕니다.


이유는?

네.

모델엠이 키압 상승과 작동후 키압 하락의 그래프가 더 극적입니다.

클리어축은 좀 완만하게 상승했다가 완만하게 떨어져요.


농구와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공을 잡았을 때 순간적으로 힘을 쓰는 양은 농구가 제일 많습니다.

하체와 상체가 모두 움직이기 때문인데 

대신 공을 안 잡고 있을 때는 조금 쉴 수도있습니다.



모델엠은 작동이일어나고 키압이 하락한 다음에는 키압이 수직(진짜 수직입니다)으로 떨어집니다.

대략 70gm까지 올라갔다가 뚝 떨어져서 55gm정도에서 키압이 다시 상승하죠.


반면 클리어축은 

65gm정도까지 올랐다가 55gm까지 떨어지기는 하는데 모델엠에 비해 매우 완만하게 떨어집니다.

깔끔하게 "딱" 클릭을 주는게 아니라 이도저도아닌 키압 하락이 일어나는 것이죠.

여기서 제가 깨달은 것이 있습니다.


클리어축은

범프 높이를 높여서 돌기 느낌을 더 살렸어도

그 clicky한 느낌이 키압에서는 구현이 안 되었구나.


여기까지 느끼고 내린 결론은 

클리어축은 실패한 축이라는 것이었습니다.

클릭을 하는 깔끔한 맛도 없고

키압을 높였으나 처음부터 일직선으로 상승하는 키압으로는 클릭 느낌을 주기에는 구조적으로 역부족이구나.....

뭐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후기를 찾아봐도

클리어축을 주력으로 쓴다는 사람은 찾기 어렵더군요.

재미있는 키감이라는 사람들은 있어도요.





그런데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

클리어축이 손가락이 너무 불편해서

스프링을 다 갈축 스프링으로 갈아보았습니다.

이 과정에서 PCB 전체를 두번을 디솔더링을 하는 개삽질을 하게 됩니다.

아.......

뭐....그래도 배운건 많습니다.


그래서 클리어 범프에 갈축 스프링이 결합된 스위치로 다시 키보드를 구성했는데

여태까지 체리 스위치 키보드 중 최상의 키감을 보이더군요.


청축은 너무 꺡꺡 거리는 느낌이라 싫어하고요.


여기까지 하고나니까드는 의문점.

"왜 체리에서는 클리어 범프 높이에 갈축 스프링을 결합한 스위치를 안만들지????????"

잘은 모르겠지만

공정/품질 기준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클리어 범프에 갈축 스프링을 달면

눌렀다가 다시 올라올 때에 약간 머뭇거리는 느낌이 있습니다.

아마 반발력이 충분치 않은 것이 아닌가....그래서 생산하지 않는 것이 아닌가....뭐 그런 생각을 해보는데...


여하튼

갈축이 너무 밋밋하고 클리어가 너무 키압이 높아 불편하여

두 개를 합쳤더니 최상의 키감이 나왔다....


키압이 높아도 "클릭"이 제대로 구현된다면

손가락의 피로도는 높지 않다.


이런 결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