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참 많은 키보드를 거쳐왔다. 무언가 키보드를 보면 누르고 싶은 욕구가 있나보다. 새로운 키보드와 새로운 키감에 대한 즐거움이 나에게는 있다. 참 많은 키보드를 거쳐오면서 한 가지 분명하게 느낀 사실이 있는데 바로 자신만의 키보드를 찾는 것이었다. 자신만의 키보드를 찾기 위해서는 키감에 초점을 맞추느냐, 디자인에 초점을 맞추느냐, 가격에 초점을 맞추느냐, 기능에 초점을 맞추느냐 등 조건은 다양하게 붙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조건 중 가장 살펴봐야 할 것은 ‘편안함’이다. 키보드를 처음 구매할 때 이러한 진리를 알고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모든 사람이 불편하다고 생각한 키보드가 나에게는 맞을 수 있다. 모든 사람이 키감이 정말 좋다고 말하는 키보드가 나에게는 맞지 않을 수 있다. 이처럼 자신의 키보드를 찾는 일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자신에게 맞는 키보드를 발견할 수 있을까. 먼저 다양한 키보드가 있음을 촉감적으로 느껴야 한다. 가장 쉬운 방법은 여러가지 종류의 키보드가 진열된 매장을 방문하는 것. 직접 방문하여 키보드의 종류에 따라 어떤 느낌을 주는지, 그리고 자신에게 맞는 키보드의 종류는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이다.

글을 전문적으로 쓰는 사람이 아니지만 필자의 경우 키보드가 손에 잘 붙지 않으면 쓰려고 하는 글도 제대로 써지지 않는 느낌을 받는다. 그러나 자신이 쓰는 키보드가 얼마나 손에 잘 붙느냐에 따라서 집중력의 차이는 분명히 있다. 주변에 어느 작가는 기계식 키보드로 타이핑을 하는데 기계식 키보드는 키를 누를 때마다 고유의 소리를 내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글을 쓰거나 타이핑을 할 때 방해가 될 수 있다. 누군가에게는 이 소리가 타이핑을 하는데 방해가 되기도 하지만, 어느 누군가에게는 집중할 수 있는 또 하나의 패턴으로 들릴 수 있다는 점. 이러하기 때문에 키보드의 좋고 나쁨을 우리는 찾기가 참 어렵다.

주변의 많은 지인들은 말한다. “원래 있던 키보드나 노트북의 기본 키보드를 사용하는 것이 제일 좋아.” 그러나 나는 그들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다. 애플 기기는 왜 사랑받을까? 그 이유 중 하나는 ‘최적화’인데 자신의 신체와 손가락에 가장 잘 맞는 키보드를 사용하는 것과 동일하다고 보면 된다. 어쩌면 그들은 자신에게 맞는 키보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평생 모른 채 살아가는 것에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