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눈팅 유령회원입니다.

간만에 끄적여봅니다.


멀쩡히 잘 사용하고 있었던 데스크탑 본체를..

어쩐 바람이 불었는지.. 갑자기 소소하게 업글을 했습니다.


이제는 데스크탑 PC에 전원을 넣는 빈도가.. 예전 한창일 때에 비해서 넘나 보잘 것 없습니다..

한때는 보물 1호 였었던.. 나의 데스크탑이.. 같이 늙어가는 모습이 못 마땅했었는지..


불현듯 인텔을 눌러버린 리사 수 누님의 핫한 AMD CPU를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저도 한때 돈 없던 시절(아, 지금도 돈 없구나..;;)에는 애슬론 팔레르모, 써러브레드, 바톤.. 등 

가성비 좋은 AMD CPU들 오버해서 잘 썼었습니다만.. 그 이후로는 오랫동안 Intel 독주체제였었죠.

여튼 i7 870 린필드 업글을 끝으로.. 대부분이 그렇듯.. 결혼과 함께.. 취미 생활은 안드로메다로.. (ㅜ_ㅜ)


i7 870 린필드 → Ryzen 5 3600 마티스.. 정말 소소하게 반 본체 질렀습니다.

취미 생활 따위에 허락된 돈도 없고.. 막상 많이 할 시간도 없는 데스크탑에 돈 쓰기 아깝기도 하고..

호기심과 욕심을 채우고 싶은 마음에.. 정말 최소한의 금액만을 지출했습니다.

CPU + M/B + RAM + SSD(M.2) = 약 50만원 가량 썼네요.

업글하고 남은 부품들 일괄 처분하면 10만원 정도는 받을 것 같은데.. 

중고 판매로 적당히 받는다고 가정하면, 약 40만원 정도 투자해서 10여년만에 데스크탑 업글한 셈이군요.


솔직히 린필드 870도 3.6Ghz 국민오버 상태로 현역으로 잘 쓰고 있었습니다.

무거운 게임을 할 여력도 없고, 가끔 사무용이나, 볼일보는 용도로 쓰기에는 뭐.. 사실 아직도 쓸만하죠.


아주 오랜간만에 PC 케이스 뜯어서.. 메인보드를 들어내는 작업을 했네요. 

예전에는 밥 먹듯이 했었던 일인데.. 참... 먹고 사는 게 뭔지.. -_ㅠ

뭔가.. 이 작업만큼은.. 방해를 받고 싶지 않아서... 토요일 새벽에 자다가 일어나서.. 

모두가 잠든 깜깜한 밤에.. 조용한 나만의 시간에 작업을 했습니다. ㅎㅎ


자.. 서두가 길었죠?? 이제, 키보드 이야기 나옵니다. ㅋㅋ

윈도우가 설치되는 와중에 창고를 뒤적거리다가.. 베란다 한켠에 짱박아두었던 추억을 꺼내어봅니다.

스타크래프트 브루드워를 매일 같이 손에 놓지 않고, 수련(?)하던 시절 애지중지 했었던 DT35 키보드입니다.

테란의 황제 임요환의 주력 장비였었죠? 저도 임요환처럼 화려한 플레이를 하고 싶었었지만.. 현실은.. ㄱ-


키보드_DT35_01.jpg키보드_DT35_02.jpg

그동안 이사를 하면서도 열심히 들고 다니긴 했었는데.. 막상 박스를 열어보지 않았던 시간이 10년도 넘었네요.

박스를 열어보니 손때+먼지+세월이 켜켜이 쌓여서.. 누렇게 변색이 되버렸네요. 물티슈로 닦아보니까.. 새카만게.. 어후야..


대충 닦아주고.. 세월의 흔적이 묻은 것은 또 그런대로 맛이 있는 것이라고 합리화 하면서.. 자리를 잡아봅니다.

반쯤 새 본체인 데스크탑 PC의 메인 인풋 장치로 셋팅을 해봅니다.

맨날 묵직한 기계식, 정전식 키보드만 만지다가.. 플라스틱 멤브레인 키보드.. 

자리를 잡느라 위치 옮길 때에도 너무 가벼워서 어색 어색~


키보드_DT35_03.jpg


열심히 닦았더니 조금 하얀 얼굴이 보일듯 말듯.. 약간 누릿한 컬러가 빈티지스러운 감성을 채워줍니다. ㅋㅋㅋ 

묵직한 아크릴 팜레스트에 길들여진 탓인지.. DT35에 기본 구성 팜레스트는 너무 가볍고 자꾸 들썩거려 못 쓰겠네요.


기본 구성 팜레 조합으로 조금 타이핑을 해보다가... 자꾸 손바닥에 달라붙어서... 아, 이건 안되겠네..

저리 치워버리고, 묵직한 아크릴 팜레스트로 셋팅합니다. 그래.. 이거지! 이 안정감!

10년이 넘는 세월동안.. 나름 창고에서 잘 지내고 있었나 봅니다. 

타건을 해보니.. 이건 뭐.. 그 시절 그 느낌 그대로를 간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엉성한 키캡의 유격도 정겹고.. 

통통 튀는 새침한 반발력도 재미있고..

어딘지 모르게 착착 감기는 손맛이 웬지 익숙합니다.


조금씩 입력 미스(=오타)가 나는 것은.. 기계식과 정전식에 길들여진 제 손 때문일까요? 

긴 세월을 이겨내고 있는 오래된 멤브레인 키보드의 노쇠함 탓일까요?


기존에 오랜 시간동안 집 데탑의 메인을 차지하고 있었던 스틸시리즈 6GV2 흑축은 기약없는 창고행이 되버렸습니다.


한동안은 옛 추억과 향수를 불러와주는.. 이 고마운 DT35 키보드와 함께 즐겨야겠습니다. 

역시.. 버리지 않고.. 들고 다니기를 잘했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느지막한 일요일 저녁에.. 뜬근없는 뻘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럼, 모두들 즐거운 키보딩 라이프 되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