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아내가 저에게 자기도 키보드를 업그레이드 해달라고 하더라구요.


조건은 PC,모니터와 색이 맞아야하고, 한글 자판이여야 하고, 미니 키보드이면서 간지가 나는 키보드를 원하는 아내를 위해서 BTC-5100C를 구했고, M10의 키캡을 이식하고, 컨버터를 달아서 방금 설치해주웠습니다.


처음에 키캡 바꾸는데 슬쩍보면서 "키보드 전시회해도 되겠다..." 그러면서 나가더라구요. 키캡을 모두 교환해서 안방 PC에서 설치 해줬더니  "나 줄려고 산거였어?" 라고 다 알면서 되물어보는 표정과 함께 아주 좋아합니다.


바로 타건을 해보더니, "오, 이거 키감 제대로 살아있는데 아주 쫀득 쫀득해..."라는 말을 하더라구요. 쫀득, 쫀득.... 이 말은 키보드를 타건을 설명할 때 배우게 되는 단어라고 생각했는데 전혀 관심이 없던 사람이 이렇게 말하는 것이 너무 신기했습니다.

순간 어쩌면 아내도 키보드매냐 사이트를 모니터링 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순간 스쳐지나가기도 했었구요.


아무튼 아내에게 키보드를 선물하면서도 키보드를 잘 쓸지 걱정했는데 타건을 몇 번해보고 PC 종료할 때 어디서 구했는지 멋스러운 문양이 있는 천으로 키보드를 덮어주는데 어찌나 고맙던지... 

이로서 아내도 키보드의 세계에 왼쪽 발가락 하나쯤은 담근 셈이 아닐까 생각하면서 입가에 흐믓한 미소와 함께 이 글을 올립니다.


취미를 같이 할 수 있다는 것은 욕심이겠지만 저 또한 아내의 취미에는 적극적으로 도와주는 편이라 그런지 아내도 키보드에 사는 것에 대해서는 이제는 크게 다른 말은 안하더라구요. 물론 포기의 마음이 80%정도겠지만...


좋은 주말 마감하시구요. 마지막으로 정말 좋은 BTC-5100C를 분양해주신 duck0113님에게 다시 한번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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