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락스와 염산은


절대 섞으면


안됩니다!






유독가스 발생!


실제로 섞어서


쓰다가 사망한 사례가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맨날 빈둥거리기만 하는 모군입니다.

예전에 자유게시판에 글을 쓰면서 스톤브릿지의 표면 도금 제거(-이하 박리라고 칭하겠습니다)를 언급한 적이 있었습니다.

몇분이, 박리법에 대한 질문댓글을 붙여 주셔서, 실패담에 가깝지만 답변 대신 적어 둡니다.



일단, 박리방법은 몇가지가 있습니다. 사포를 이용한 물리적 방법, 전기분해를 통한 전기적 방법, 특정 물질을 사용한 화학적 방법.

사포의 경우에는 표면질감이 변한다는 큰 단점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사포자국을 싫어하는 관계로 사포질을 굳이 해야 하는경우에는 1500수준의 극미세 사포질까지 해버리는지라 표면이 번들거릴게 뻔해서 포기.

전기분해를 통한 방법은, 가성소다(수산화나트륨)용액에 키캡을 전극으로 하여 전기를 흘리는 방법입니다. 한쪽 극의 키캡에서 이온이 떨어져 나와 반대쪽 키캡에 붙습니다. 한쪽을 벗기는 동시에 반대쪽에 붙기 때문에 도금할때 쓰는 방법이기도 합니다.(실제 도금시엔 이온이 녹아 있는 용액을 사용하므로 박리되는 전극은 필요없지만)


마지막으로 화학적 방법이 있는데....의외로 재료가 구하기 쉽기에, 이번에 시도해본 방법입니다.

그럼...-_-; 처절한 작업을 시작해봅시다.



1일째, 용제는 락스입니다. 이때까지는 몰랐지만 약품에 따라 벗겨지는 양상이 다릅니다. 락스는 꽤 과격한 편에 속합니다.
일단, 알고있는것이 그냥 "담구는"것밖에 없기 때문에, 밀폐용기(락앤락)에 락스를 원액째로 반정도 붓고, 키캡을 담급니다.

다들 알고 계시겟지만, 락스는 마트에서 1.5리터에 2천원이면 구할수 있습니다.(아마 하나 다 벗기려면 이정도는 필요할듯)







다음날 오전, 12시간 경과 (테스트에 가까웠기 때문에 프린트스크린/캡스락/포즈 키캡만 담궈 보았습니다)



...


......


...........이봐 락스씨....



12시간 지났다고!






네, 결과는 포즈 키캡이 아주 약간 벗겨진 것 빼고는 변화없음




12시간에 겨우 이만큼.






과히 좋지 않은 결과에 납득할 수 없어, 이번에는 염산을 준비






장갑은, 일단 주의하려고 준비했는데, 결국 귀찮아서 안쓰고 할때가 더 많았습니다. 으음.



염산은 근처 적당히 큰 약국에 가면 10%짜리를 판매합니다. 저는 400ml한통에 7백원에 구입. 두통 1400원.
작은 약국에는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진한염산은 유독기체를 방출할 염려가 있으니 사용하지 맙시다

사용된 용기는, 마트에서 파는 800원짜리 물통입니다.
페트병이나 밀폐용기를 써도 좋지만, 페트병은 입이 너무 작아 키캡을 넣기도 힘들고 염산을 붓기도 어렵고, 밀폐용기는 염산을 따를때 키캡이 같이 따라나옵니다.
이런 물통은 뚜껑을 열고 염산을 붓고 , 따라낼때엔 뚜껑을 닫고 작은 구멍으로 따라내면 키캡만 남고 염산만 따라낼수 있어서 편리합니다.


이번엔 오기가 생겨 텐키부분도 전부 투입





이번에도, 별다른 방법은 모르니 10% 염산 원액에 키캡을 투입.








착실하게, 2일째 오전, 24시간 경과






...


.....


.......탈색되었을 뿐이잖아!





전혀 벗겨질것 같은 기미 없이 단지 색만 변했을 뿐....



이때, "물질의 화학 반응을 빠르게 하려면, 대상물질을 곱게 갈거나(표면적 증가), 촉매를 넣거나, 온도를 높이면 된다"라는 아주 기본적인 과학 상식을 떠올려,



1. 곱게 갈거나

= 키캡을 갈면....


2. 촉매

= 모릅니다 염산반응의 촉매따위.


3. 온도

= 역시 제일 간단




뜨거운 물에 잠수





통이 자꾸 둥둥 떠서 묵직한 머그컵으로 눌러놓았습니다.
(이때 혹시 어항용 물온도 조절기(히터)가 있다면 좋습니다. 최고온도로 하면 40도 정도는 나올듯)





이번에도, 24시간 경과.(귀찮아서 물은 자주 갈지 못했습니다)





....상당히 변색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튼튼히 붙은 피막. 다만 피막이 얆은 뒷면은 검정색으로 벗겨진 것이 희망적.
은색의 키캡은 안 담군 키캡입니다.




다시 잠수, 24시간 경과



어어어! 하나(자세히 보면 두개) 가 완전히 벗겨져 있습니다!

그러나 다른 것들은 여전히 변색만 된 채....



염산으로는 이정도로밖에 벗기지 못하는가....하고 낙담하고,

포기하려는 순간....



락스는 변색없이 처음부터 벗겨졌다

라는 사실을 상기한후

그렇다면 락스도 뜨거운 물에 담그면?





결과, 놀랍습니다. 4시간만에 대부분 박리.

(드디어 귀찮아져서 사진을 찍는 것을 그만두었습니다.상상으로 적당히 때워 주세요.)




검은 부유물을 맹렬히 방출하며 벗겨낸 락스지만....

표면상태가 매우 좋지 않습니다. 마치 타버린 재가 표면에 우둘두둘 붙은듯한....형태로, 상당히 좋지 못합니다. 게다가 미세하게 덜 벗겨진 부분도 보이고....



이미 염산으로 벗긴 2개의 키캡은 매우 깔끔하게 벗겨졌다는 것을 깨닫고, 이것을 다시 염산에 담구면 적당히 벗겨지지 않을까, 하고 넣었습니다.


다음날, 역시 예상대로 깔끔한 검정색이 되어 있었습니다





만세!



라는건 페이크고....


염산을 제거후 뽀송뽀송하게 건조시켜 보니

표면에 흰색의 물질이 더덕더덕....(아마 반응시 나타난 부산물이거나 염산이 남은 것이리라 생각합니다)



게다가 옵션으로

특정키는 각인이 살아있는데 다른 키는 각인까지 모조리 지워져 있...............................................................



....


안돼지 , 이런걸 다른분들이 해보도록 할 수는 없다, 라는 생각에, 결과물을 공개합니다.








(사진상 1번키와 . 키(del)가 염산만으로 벗긴 것입니다)




OTL






그럼, 정리합니다.

1. 구하기 쉬운 약품은 염산과 락스가 있습니다. 염산은 반응속도는 느리지만 예쁘게 벗겨냅니다.  둘은 절대로 섞으면 안됩니다. 유독가스 방출. 생명을 잃을수 있으니 주의

2. 반응속도는 온도와 직접적인 영향이 있습니다. 가능하면 50도 이상을 유지해줍시다. 여건이 되지 않는다면 따끈따끈한 양지바른곳에 내다 놓아도 좋습니다.

3. 아마, 여름에 햇볕이 쨍쨍한 밖에서 시도하면 반나절만에 위 과정이 모두 끝날지도 모릅니다.

4. 굳이 시도하시겟다면 염산만을 사용하시길 권장합니다.

5. 염화제이철(PCB에칭액)도 가능할듯 합니다만, 시도해본적은 없으니 모르겠습니다.

6. 그냥 씁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