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을 돌아다니던 중 각 플라스틱의 성질을 잘 정리해놓은 사이트를 발견해서 유용할 법한 내용을 정리해보았습니다. 


비중 (출처1)

ABS: 1.05 g/cc (평균값), 범위는 0.350 - 1.35 g/cc

PBT: 1.32 g/cc (평균값), 범위는 1.07 - 1.63 g/cc

POM: 1.42 g/cc (Dupont Derlin)


물 흡수도 (출처1)

ABS: 0.399 % (평균값), 범위는 0.0500 - 2.30 %

PBT: 0.267 % (평균값), 범위는 0.000 - 1.09 %

POM: 0.200 %


마모도 (출처2, 밑의 Dupont의 차트를 보고 엑셀로 차트를 그려가며 때려 맞춤. 차트1과 차트2를 비교해보세요.)

ABS: 약 700 

PBT: 약 40

POM: 약 12

카본 스틸에 대고 일정한 압력, 속도로 문질렀을 때 얼마나 마모됐는가를 측정한 겁니다. PBT가 0.01mm 닳는 동안 ABS는 0.17mm 닳는 다는 실험 결과가 나왔네요. POM은 PBT보다 더 내 마모성이 뛰어납니다. 


마찰계수 (출처2, 밑의 Dupont의 차트를 보고 엑셀로 차트를 그려가며 때려 맞춤. 차트1과 차트2를 비교해보세요.)

ABS: 약 0.35

PBT: 약 0.25

POM: 약 0.21


차트1.

chart.jpg

(출처는 http://plastics.dupont.com/plastics/pdflit/europe/delrin/DELLWLFe.pdf 페이지 3입니다. )


차트2. 제가 위 차트를 보고 수치를 얻고자 엑셀로 그려본 차트 (로그차트가 눈에 익지 않아서요. ^^)

chart_excel_limmy.jpg




자.. 위는 각 플라스틱 제조사들이 발표한 성질들 그리고 실험에서 얻어진 수치들입니다. 다음 부터 키보드에 있어서 위 수치들이 왜 중요한가에 대한 제 나름의 해석을 해보겠습니다.


비중이 왜 중요한가?

1) 비중이 크면 같은 부피당 무게가 무겁습니다. 비중의 순서는 평균적으로 ABS<PBT<POM의 순서입니다. 같은 두깨의 ABS, PBT 키캡이 있다고 할 때 PBT 키캡이 더 무겁겠죠. 무거운 것은 움직일 때 가벼운 것 보다 둔합니다. 기계식의 원래 느낌을 살리려면 최대한 가벼운 키캡이 어울릴 겁니다.

2) 비중이 큰 물체는 진동할 때 저역의 소리를 냅니다. 기타줄 중에 같은 두께라면 철로 된 기타줄이 구리로 된 기타줄 보다 고역의 음을 내는 것을 보면 알 수가 있죠. (구리의 비중이 철의 비중보다 높습니다.) 사람들은 고역의 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하므로 편안한 키보드 중저음의 타건음을 원하시면 비중이 높은 키캡을 사용하시는 것이 좋을 겁니다. 반면 키캡의 오디오 피드백을 원하신다면, 즉 키가 눌렸는지 안눌렸는지 소리로 확인하고 싶으시다면, 비중이 낮은 키캡을 사용하면 조금 더 높은 음역의 타건음을 낼 수 있을 겁니다. 


수분 흡수율

물을 많이 머금고 있으면 아무래도 끈적끈적한 느낌이 납니다. PBT의 뽀송뽀송함은 표면처리가 그리 되어있어서 그럴 수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재질이 수분을 많이 머금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봤습니다. 


마모도

ABS>PBT>POM 순서입니다. 위 수치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PBT는 ABS보다 약 17배 정도 더 내 마모성이 뛰어납니다. POM의 내 마모성은 PBT의 3배 정도 되네요. 일단 닳는 것은 별로 좋은 성질이 아닙니다. 손가락이 지속적으로 닿고 힘이 가해지는데 ABS 플라스틱은 확실히 무르네요. 


마찰계수

ABS>PBT>POM 순서입니다. 아무래도 마모도와 마찰계수와는 큰 상관관계가 있습니다. 마찰계수가 높으면 마찰이 높아지고 마찰이 높아지면 마모가 잘되기 때문이죠. 

키캡에 있어서는 미끌거리는 것은 좋은 성질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컨트롤이나 쉬프트키는 손가락이 미끌어지지 않아야 지속적으로 누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체리 순정 POM 키캡은 상당히 미끌거리는데 차트의 수치가 이를 잘 보여주네요. 기본 재질이 미끌거리더라도 표면처리를 오돌토돌하게 할 수 있다면 좋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기타 키캡에 관한 의견 (키캡의 두꺼움/높이와 공명)

여기서 수치로 다루지는 않았지만, 키캡에 대해서 다루고 있는 만큼 키캡의 두꺼움에 대해서 잠시 이야기해보겠습니다. 

키캡은 두꺼울 수록 키캡이 무거워지고, 그리고 키캡의 내부 공간이 줄어듭니다. 키캡의 무게나 비중에 대해서는 위에서 제 의견을 말씀드렸고, 키캡의 내부 공간은 진동이 공명할 수 있는 공간으로 기타의 통, 바이올린의 통 등으로 이해하실 수 있을 겁니다. 이 통이 좁으면 좁을수록 울림의 소리가 작아집니다. 이 울림의 효과는 청축에서 가장 잘 도드라집니다. 청축의 키캡을 뽑고 키를 눌러보시면 짤깍거리는 소리가 거의 울리지 않지만, 키캡을 꼽아보면 울림이 느껴지죠. 마찬가지로 높은 키캡은 낮은 키캡 보다 울림통이 크기 때문에 높은 키캡은 울림이 더 합니다. 



결론

위의 수치는 여러 플라스틱 제조사의 평균치로 절대적인 수치는 아닙니다만, (ABS 중에서 PBT에 버금가는 비중을 가지는 ABS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각 플라스틱의 성질을 나름대로 대표한다고 생각합니다. 대표적인 성질을 이해하면 내 키캡이 이런 성질을 가지고 있구나, 다른 재질의 키캡은 이런 느낌이겠구나하는 것을 어느정도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이 글을 쓰게 됐습니다. 


요즘 화재가 되고 있는 두꺼운 PBT 키캡은 위 성질을 조합해보면 낮은 중저음에 소리가 거의 울리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무거운 키캡 때문에 키가 빠릿빠릿하게 움직이지 않고 약간은 둔하게 움직일테고(좋게 말하면 촐싹거리지 않고 진정된 키감으로 묘사할 수도 있을겁니다.), 같은 속도의 타이핑을 한다면 바닥을 치는 소리가 조금 더 클겁니다(F=ma).  또한 PBT이기 때문에 ABS 키캡보다는 내 마모성이 뛰어나고 조금 더 뽀송뽀송하겠죠.


하지만 중고역대의 클릭음을 원하시거나 빠릿빠릿한 움직임을 원하시는 분들은 무겁고 두꺼운 키캡보다는, 가볍고 얇은 ABS 키캡을 더 선호하실 수 있을 겁니다. PBT 키캡도 가볍고 얇게 제작된 것도 있으니 촉감이나 내 마모도를 생각하신다면, 얇은 PBT를 선택하시는 것도 좋겠네요. 


마지막으로 드리고 싶은 말씀은 위에서 잠깐 잠깐 언급했듯이, 키캡의 재질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같은 PBT라도 두께, 무게, 높낮이, 그리고 표면처리가 다르기 때문에, 같은 PBT이니 같은 느낌일 것이라고 생각하시는 것은 오산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실제로 토프레의 PBT 키캡과 포커의 PBT키캡은 그 느낌이 많이 다르더군요. 시그네처 플라스틱의 PBT 키캡과 토프레 키캡은 상당히 비슷했습니다. ( Signature plastics PBT 무각 키캡 - http://www.kbdmania.net/xe/2857345 ) 자. 그럼 자신에게 맞는 키캡 잘 찾으실 수 있기를 바라겠습니다. 



계기

위 정보를 찾게된 계기가 된 글은 john님의 "키캡재료 간이 확인"이라는 글입니다. ( http://www.kbdmania.net/xe/3462221 )

비중이나 수분 흡수도는 위 팁&테크에서도 언급이 된 부분입니다. 


출처1

일반적인 ABS - http://www.matweb.com/search/DataSheet.aspx?MatGUID=eb7a78f5948d481c9493a67f0d089646&ckck=1

일반적인 PBT - http://www.matweb.com/search/DataSheet.aspx?MatGUID=781bd0e9d0854fd5a919866c39ea3065

POM (Dupont사의 Derlin) - http://www.matweb.com/search/datasheet.aspx?matguid=1c7bd162dfc84628892fffc7fb1dbc88&ckck=1


출처2

http://plastics.dupont.com/plastics/pdflit/europe/delrin/DELLWLFe.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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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riedrich Nietzsch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