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hobbyzon.com/pic/GUNZE/THINNER/GUNB521x.jpg일전의 스프링 커팅을 통한 키압 개조가 아주 만족스러워(2중압으로 새끼손가락 부분은 약간 더 컷 했습니다.) 필 받아 이번엔 위험도가 높아보이는 키캡 코팅에 도전을 했습니다.
( 여담으로 스프링을 예비 부품인 오리지널로 되돌리니 키감이 너무 무겁게 느껴지더군요.
다시 제가 커팅한 것으로 돌려 버렸는데 딱 좋은 수준으로 만족 중입니다. )

키보드의 장기 보존의 목적에 전혀 부합되지 않으므로 그냥 호기심에 시도 하다가는 그 댓가가
너무 클 수 있음을 미리 말씀 드립니다. 저도 절반의 성공일 뿐이구요.

키캡 코팅을 하고자 한 이유는 두가지 이유 입니다.
1. 오리지널의 키캡에 투명하고 옅은 실크스크린(?)으로 표면처리를 야매스럽게(!) 해 놓았는데
   이게 석달만 사용했을 뿐인데 지워지고 있어, 개인적으로 매끄러운 키캡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코팅을 하고 싶어 졌습니다.
2. 두번째 손톱을 매번 짧게 깍고 치고 있지만 글자가 지워지는 것이 달갑지 않아서 입니다.


작업에 사용한 코팅제는 플라모델링에서 마감제로 쓰이는(컬러링한 플라모델의 톤 정리 및 보존성을 높이기 위한 스프레이) '군제 Mr. Super clear FLAT' 입니다. Flat란 무광이란 의미로 밝은 회색쯤 되는 반투명 불순물을 넣어 놓은 것입니다. 광택나는 표면에 뿌리면 이 입자 때문에 광이 확 죽습니다.

작업 전 테스트로 레이저 프린터용 OHP 필름에 분사후 사흘간 건조를 거친후 손톱으로 긁어 보았습니다. 긁힘이 약간 있지만 꽤 단단한 피막이 형성된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원래 에나멜, 락카 도료는 7~15일 정도지나야 완전 건조 됩니다. 겨울일 경우) 또한 표면도 예상했던바대로 약간 까칠한게 2000번 사포 표면을 만지는 듯한 느낌을 제공해 주었습니다.  물론 어느정도 손으로 문지르니 적당히 매끄럽지도 까칠하지도 않는 상태로 되었구요. 이후 손에 닿는 느낌은 완전히 맨들해져도 특유의 반투명 피막이 키캡 글자가 지워지지 않을 정도로 오래 남아 있을 것이라 예상이 되었습니다.

키캡을 중성세제 탄 물에 씻고 수차례 행군 후 바짝 건조하고 평평한 판에 스카치 테입을 뒤집어 붙어둔 후 키캡을 주루룩 붙이고 스프레이를 시작하였습니다.

( 혹 시도하실지 모를 분을 위해 말씀 드리자면 스프레이시 스프레이와 키캡의 거리는 20cm가량 띄우고, 도장할 부분 밖에서 스프레이를 시작해서 고른 힘과 속도로 샥 훑듯 지나가야 한다는 겁니다.  한번 지나간 후 다시 되돌아오면서 왕복으로 스프레이를 하면 스프레이제가 뭉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번 훍어 지나간 후 드라이기로 1분 가랑 건조(!). 다시 스프레이, 이렇게 키캡을 2~4회씩 분사 한 후 완전 건조에 들어갔습니다. 한번 지나갈 때 분사액이 키보드를 뒤덮는 다는 느낌이 아니고 키보드 표면의 10~20%만 가릴 정도의 입자만 앉아라는 느낌으로 해야 합니다. 느리게 지나가거나 너무 가까이 분사하면 액이 뭉치거나 흐르거나 할 수 있으니 OHP필름등에 테스트를 하면서 가장 엷게 뿌릴 수 있는 테스트를 해보시면 금방 적응 되실 듯.
스프레이 장소는 가급적 먼지가 적게 하기 위해 목욕탕을 샤워기로 물 좀 뿌리고 신문지깔고 하시면 됩니다. )

너무 많이 뿌리면 검은 키캡이 수퍼클리어의 입자색 때문에 회색으로 변할 우려가 있어 살살
조금씩 분사 했습니다.

완전 건조후 키캡은 무광택의 먹색느낌이 납니다. 혹은 예전 아론 블랙 키보드 아우징의 그 블랙 우레탄 코팅과 흡사 합니다. 시각적인 부분과 먼지가 눈에 잘띄는 부분 말이죠. (사진을 이리저리 조절해 봤지만 완전한 느낌은 나질 않네요.)

손에 닿는 느낌에 약간의 표면감도 느껴지고 삽질한 것 치고는 나쁘지 않은 것 같습니다.
몇 개월 이상 쓰면 다시 손에 닿는 느낌이 매끈해지거나 자주 쓰는 키 중심으로 지워질 우려가
있지만 일단 문자 지워짐 방지 및 표면처리 목적에는 괜찮은 것 같습니다. 마우스 등의 우레탄코팅 처리 처럼 지워질 것을 감안하고 작업한 터라 완전히 지워질 때쯤 한번씩 도장하면 좋은 표면을 오래 가져갈 수 있을 것 같구요. 손이 안닿는 키캡 모서리 중심으로 도장을 자주함에 따라 키캡 색이 밝아질 우려가 있지만 몇 년간은 이상없이 사용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삽질을 감행 했고,
사흘 정도 사용한 결과 후회는 안되는 것 같습니다. 진짜 정교하게 하려면 원래가 그랫듯 키캡 주변을 마스킹 하고 손이 닿는 부분만 분사하면 더 좋겠지만, 그렇게 하면 너무 삽질량이 많아져서 게으르니즘에 그렇게까진 힘들 거 같습니다.

이제 삽질을 마치고 지금까지 그랫듯 앞으로 안정적으로 잘 사용했으면 합니다.
즐거운 하루 되시길...  


P.S: 여담으로 도포후 불만족일 경우 군제 락카 신너를 솜에 뭍혀 닦으면 지워집니다.(페인트점의 공업용 락카신너는 절대 쓰시면 안됩니다.플라스틱이 녹을수 있습니다.) 가급적 도포한지 하루 안에 지우셔야 잘 지워 지구요. 테스트 결과 4100 키캡의 문자와 표면처리(실크스크린?)는 지워지지 않는 것을 확인 했습니다. 물론 키캡에 쓰인 ABS수지또한 녹거나 하지 않더군요. 안심하고 군제락카신너로 닦으셔도 됩니다.

P.S2 : 한두달 쳐보고 경과보고 드리겠습니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