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키캡 그립 (Keycap grip) – 사포를 키캡에 붙여보자.

테니스, 라켓볼, 스쿼시, 골프등 작대기를 도구로 사용하는 스포츠는 그립이 상당히 중요하죠? 그립이 좋지 않으면 도구를 컨트롤하는데 필요이상의 힘이 들어가고 힘이 들어가면 정교한 컨트롤이 힘들어지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키보드는 잡고 휘두르는 작대기는 아니지만 그래도 손이 닿는 도구이기 때문에 그립이 중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제가 해외에 있는지라 키캡원정대 혹은 KMAC 공제등에 참여하기 어려워 고심하던 가운데  키매냐가 캡원정대로 흥분의 도가니(?) 빠졌더군요. 저도 가지고있는 키보드를 혼자서 나름대로 개선해보고자 이것저것 생각해보던 도중 키캡 그립이라는 것을 생각해봤습니다. 마침 접착제가 발라진 사포가 수중에 있어서 키캡에 붙이면 어떻게 될까 궁금하기도했고요.


결과는 만족스럽습니다. 키캡 그립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키들은 주로 modifier 키들 즉, Ctrl, Shift, Alt 으로 누르고 다른 키들과 조합이 필요한 키들입니다. 이런 키들을 누를 손가락이 미끄러지면 키를 누르는데 필요이상으로 힘이 들어가게되고 손가락이 쉬이 피로해집니다. 방향키나 편집키를 Ctrl과 Shift 조합으로 자주 사용하는 저는 향상된 키캡의 그립력이 상당히 도움이 되네요.

 

외형:

성능의 향상은 상당합니다만, 모양이 이쁘지 않을 있습니다. 하지만!!! 해피해킹의 진한 회색의 키캡은 일반적인 사포의 색상과 거의 동일하네요(스텔스 색상입니다 ^^). 흰색이나 회색 키캡을 사용하시는 분들은 키보드의 외형이 많이 다운그레이드 있습니다.

 

내구성:

사포는 기본적으로 단단한 물건을 갈아내는데 사용되기 때문에 내구성은 괜찮아 보입니다. 며칠동안 사용해봤는데 아직은 쌩쌩합니다. 키캡에 찰싹 달라 붙어있네요. 이전 키캡 스티커를 사용해봤을 때는 어느정도 사용하다보면 닳던데 얼마나 오래갈지는 아직 모르겠습니다. 닳는다면 사포를 새로 잘라서 붙이면 같네요.  때가 낀 사포는 지우개로 몇번 문질러주면 깨끗해지니 청소할 때는 키캡을 뽑아서 지우개로 몇번 문질러주면 될 것 같습니다.

 

사용한 사포:

■ 3M imperial wet / dry P400 – 해피해킹 키캡과 상당히 비슷한 색상입니다. 적당히 까끌거리고 언뜻보면 해피해킹 먹각 키캡과 구별되지 않습니다. 사포 뒷면은 종이로 되어있고 키캡에 부착 때는 양면테이프를 사용했습니다. 저는 Ctrl과 Fn키에 붙였습니다.

■ 3M Microfinishing film 468L 15micron – 옅은 회색이면서 반투명 필름입니다. 사포뒤에 접착제가 붙어있어요. 접착제가 붙어있는 면에 글씨가 새겨져있는데 반투명 필름이라 글씨가 살짝 비치는 외형적 단점이 있습니다. 저는 Alt와 Shift키에 붙였습니다.

■ 3M imperial wet / dry P220 – P400 같은 색상입니다. 상당히 까끌까끌합니다. 손가락을 문지르다보면 지문이 닳아없어질까 살짝 걱정되는 수준인데요. 촉감으로 키를 구별하기는 좋습니다.

 

그립 향상이외의 이점:

두가지 사포를 사용했냐면 수중에 두가지가 있어서 이기도 하지만, 촉감의 차이로 키를 구별하고 싶어서가 주된 이유입니다. 최근에 구입한 3M DI-NOC 카본 시트지도 오려 붙여봤는데 상당히 괜찮아요. 사포만큼 그립의 향상은 없지만 기존 키캡보다는 그립력은 나은 같습니다. 또, 필코 넘패드에 5, Del, Esc 키에 220 사포를 오려붙였는데 심하기 까끌거리는 것이 키를 구별하는데 상당히 도움이 되네요.


덧 1:

촉감으로 키를 구별하기 위해서 UHMV slick tape이라는 것도 잘라서 붙여봤습니다. 원래는 나무 서랍등이  미끄러지라고 서랍이 움직이는 부위에 접착하는 테잎인데 두껍고 접착력도 좋아서  돌기처럼 사용하고 있어요. 제질이 미끌거리고 두꺼워서 정교하게 제단하기가 어려워 펀치로 동그랗게 제단해서 사용하고 있어요. 제가 자주 사용하는 3, W, S, V 키에 붙여놨습니다.


덧2:

원래는 포켓나이프를 연마(sharpening)하려고 사포를 구입했습니다. 15마이크론 사포에서부터 0.3마이크론 사포(?)까지 단계적으로 연마를하니 칼날이 반짝반짝거리고 시퍼렇게 날이 서네요. 이렇게 연마하는 방법을 scary sharp 라고 한다고 하네요.


덧3:

사포를 제단할 때는 칼날이 쉽게 상하니 저렴한 커터칼이나 가위를 사용하시는 것이 좋을  같습니다. 


그림1: 해피해킹2 사포 스티커(?) 작업. Alt,Shift는 Microfinishing 필름. Ctrl,Fn은 P400 사포를 오려서 붙임. slick tape은 돌기의 용도로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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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2: 필코 넘패드 P220 사포와 카본 시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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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3: 해피해킹2와 필코 넘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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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4: 포커X 적축 PBT 키캡에 P400 사포와 카본 시트지 장착 사진. 카본 시트지의 질감이 나타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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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riedrich Nietzsch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