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년간 잘 써오던 G80-8200 포스키보드가 정전기로 허망하게 떠나간 것을 계기로 입력기기의 전면적인 세대교체를 단행했습니다.


키보드는 Archon K77 체리 갈축이고 넘패드는 MagicForce Smart 21 이름모를 청축(제일 싼 모델)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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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투스보다는 RF 2.4GHz 방식이 절전모드에서 깨어나는 것도 빠르고 오작동도 없습니다. 이 점이 이 키보드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점입니다. 다만 배터리가 오래가지 않는다는 평이 있던데 수령한지 약 12일이 지났는데 아직까지는 쓸만합니다. 동봉된 배터리는 쓰지 않고 에네루프 AAA를 꼽아줬습니다. 오늘 측정해보니 배터리 전압이 1.22V까지 내려갔던데 배터리가 부족하다고 표시되거나 하지 않는 것을 보면 NiMH 충전지와 호환성도 괜찮은 것 같습니다. 알카라인 건전지 전압 기준으로 배터리 부족하다고 표시되는 기기는 아닙니다. 그런 기기에서는 NiMH 전지를 충분히 다 사용하지 못하는데 이 키보드는 NiMH 충전지를 잘 활용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배터리 분리형이라 따로 USB케이블을 꼽아서 충전하지 않고 바로 교체할 수 있는 점도 장점입니다. 


[4/25 추가]

오늘 Capslock LED가 깜빡거리며 배터리 교체시기를 알렸습니다. 에네루프AAA의 전압을 측정해보니 0.97V이었습니다. 전압이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배터리 교체전까지 오작동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전압이 1V 밑으로 떨어졌다는 것은 NiMH 배터리의 용량을 충분히 사용한 것이라서 마음에 들고, 그리고 갑자기 먹통이 된다거나 오작동이 일어나기 전에 배터리 교체시기를 제때 알려준 점도 마음에 듭니다. AA를 사용했던 무선기기들 중에 로지텍 마우스를 제외하고는 배터리 부족표시등이 제대로 표시된 것이 별로 없었다는 점에서 저는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4월10일에 키보드를 받았으니 약 2주간 사용했습니다. 기존 무선 키보드보다는 확실히 배터리 교체 시기가 빠르기는 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기존 무선 키보드는 용량이 훨씬 큰 AA충전지를 사용합니다. 일반 에네루프 기준으로 AAA 충전지 용량은 750mAh이고 AA충전지의 용량은 2000mAh이니 사용 가능한 배터리 용량만 봐도 두배반정도 차이가 납니다. 게다가 한참 타이핑 할 때소모 전류도 K77이 필코 컨버터블에 비해 많이 높았습니다. (K77은 사용시 8mA, idle시 0.08mA 소모. 필코 컨버터블2는 사용시 0.3~0.8mA, idle시 0.05mA) 처음 받아보고 사용전류를 측정해봤을 때 예상 사용일수를 계산해봤는데 예상했던 것과 얼추 비슷해서 놀랐습니다. 제가 해봤던 계산은 다음과 같습니다. 한시간동안 계속 사용하면 8mAh. 하루에 12시간 사용한다고 하면 하루 소모 전류는 12*8=96mAh. 에네루프 AAA*2 용량은 1500mAh인데 80%를 사용한다고 가정하면 가용용량은 1200mAh정도고 하루에 96mAh를 소모한다면 사용가능한 일수는 12.5일(=1200/96)


2주의 충전주기는 제가 가지고 있는 다른 무선 마우스와 비슷하기 때문에 큰 불만은 없지만 용량이 큰 전지를 사용하면 사용기간이 훨씬 늘어나는데 용량이 작은 AAA전지를 사용했다는 점은 잘 이해가 되지 않네요.

[4/25 추가 끝]


스위치 방향이 정방향이라서 체리 순정이나 GMK 키캡을 꼽을 수 있고 원래 달려있는 키캡 촉감도 만족스러운 편입니다. (구입하게된 이유 중 하나가 정방향 스위치인데 정작 귀찮이즘으로 키캡을 교체할지는 모르겠네요. ㅋㅋ) 쿨앤조이나 디시인사이드에서 보면 각인이 균일하지 못하다 품질이 별로다라는 평이 대부분이던데, 저는 쓸만하다고 생각합니다. PBT라서 오돌토돌한 표면이 오래가고 이중사출이라 검정색바탕에 흰색각인이면서 또 각인도 반영구적인 부분이 장점입니다. 그리고 PBT 키캡도 표면이 미끌거려서 마음에 들지 않는 키캡을 겪어봤는데 K77에  달린 키캡표면은 보송보송하니 괜찮습니다.


여기 박혀있는 스위치는 이전 필코 컨버터블2에 달려있던 스위치보다는 조금 더 서걱거립니다. 가지고 있는 갈축 중에는 부드러운 축에 속합니다. 같은 체리 갈축이더라도 부드러운 정도는 편차가 있는 것 같고 최신 것이 꼭 안좋다고 보기도 어렵고 복불복이라고 생각이 드네요. 옛날 같았으면 분해해서 USB 현미경으로 스위치도 찍어보고 했을텐데 (갈축 슬라이더 현미경 비교 http://www.kbdmania.net/xe/9207562 ) 요즘에는 크게 지장이 없으면 그냥 쓰게되네요. 자주사용하는 컨트롤 키나 모디열 키는 모서리로 누르는 일이 많아서 마찰이 조금 더 잘 느껴지는데 간이 윤활로 손을 좀 봐줬더니 훨씬 부드러줘졌습니다.


세게 치면 스프링 울리는 소리도 좀 들립니다. 뭐 이정도는 사용에는 지장이 없으니 그냥 씁니다. 살살치면 스프링 소리는 잘 들리지 않습니다. 가끔씩 스프링 윤활을 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는 하는데 대공사를 할만큼의 비용을 치르며 스프링 윤활을 할 정도로 거슬리지는 않네요.


그리고 이전 블루투스 키보드에서는 무선으로 연결시 LED 상태표시가 되지 않았는데 이번 키보드는 CapsLock이 키보드가 활성화된 이후 10초간이지만 표시가 되어서 좋습니다. 다만 LED위치가 썩 잘 보이는 위치가 아니라서 이 부분은 개선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슬쩍 키보드를 보면 Insert, Home, PgUp키에 살짝 가리는 위치에 LED가 위치해서 CapsLock상태를 한눈에 눈에 띄지는 않습니다. Esc와 F1사이에 놓거나 방향키 위에 LED를 위치시켰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2.leds.jpg


무선 넘패드도 NumLock LED가 켜져있네요. 이건 조금 더 오래켜져있는 것 같습니다. 넘패드는 안정성을 일정부분 포기하고 범용성을 추구하고자 블루투스로 구입했습니다.


그런데 사실 넘패드를 RF버전을 샀다면 동글을 꼽을 자리도 부족하네요. USB허브에 10개의 슬롯이 있는데 마우스 동글만 4개, 키보드 동글 1개, 블루투스 1개가 차지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무선 신호의 홍수속에 파묻혀있겠죠. 그래서 짧은 연장선으로 서로 조금씩 간격을 뒀습니다.


넘패드는 배송비까지해서 3만원 정도 들었는데 100달러 정도면 GK21S라는 알루미늄 커스텀 넘패드를 구입할 수 있더군요. 이건 지금 넘패드 쓰다가 부족하면 나중에 한번 도전해볼 생각입니다.



여기 책상위에 올려놓은 무선 기기 중 저 트랙패드만 구할 수 없네요. 모델명은 로지텍에서 나온 T650 트랙패드입니다. 이건 상당히 마음에 드는데 어떤 이유로 단종되었는지 참으로 아쉽습니다. 시판되는 트랙패드는 애플 매직트랙패드2가 있는데 지금처럼 쓰기에는 크기가 커서 지금 이게 딱 좋은데 고장나면 더 이상 구할 수 없으니 안타깝네요. 아.. 그리고 윈도10을 정식지원하지 않으니 이 트랙패드도 조만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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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riedrich Nietzsch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