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봄에 이놈을 세이버버전으로 만들고나서 참 만족스러웠는데
또 자꾸 쓰다보니 자잘하게 나눠진 스페이스바가 걸렸습니다.
그래서 작은 스페이스바 두개를 합쳤습니다.
보기에는 좀 조잡해보이지만 실제로는 아주 만족스럽네요.
대략 제조(?)과정을 말씀드리자면,

꽂혀있는 양 키캡 사이의 공간에 얇은 플라스틱판으로 만든 살을 가로방향으로 세개 댔습니다.
배를 만들때 칸을 막는 그런 방식을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물론 강력본드로 붙였죠.
그런 후에 그 살위에 다시 플라스틱판을 댔습니다. 이렇게해서 형태는 완성되었습니다.
어느 쪽을 눌러도 부러지거나 도로 분리돼버릴 염려가 없도록 꼼꼼하고 확실하게 붙입니다.

두개의 스위치가 키캡을 받치고 있는데, 그냥 이 상태에서 누르면 키압이 너무 높더라구요.
그래서 왼쪽의 스위치에서 판스프링을 제거해 키압을 낮추었습니다. 그래도 다른 키보다 1.5배정도는 높습니다.  
  
여기까지 해도 사용에는 지장이 없었는데 원래 색깔이 다른 두놈을 붙여놨더니 보기에는 영 어색합니다. 그래서 도색을 하기로 했습니다. 검색해보니 도색을 아무지 잘해도 쓰다보면 벗겨질 염려가 많다고 하더라구여. 그래서 나름 머리를 쓴다고 썼습니다. -_-

흰색 락카를 사서 키캡에 얇게 뿌렸습니다. 그리고 하루정도 말린 후 그 위에 걍력본드를 얇게 발라 코팅합니다. 이렇게 한 후 하루정도 또 말립니다. 강력본드가 다 마르면 얇은 사포로 살살 밀어서 표면을 고르게 한 후 또 락카를 얇게 뿌립니다. 마르면 또 본드를 바르고...이런 식으로 세번했습니다. 일명 강력본드3중코팅이죠. -_- 다 하는데 일주일 정도 걸리더군요.
올봄에 이렇게 만들어서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는데 아직 벗겨질 기미는 안보이네요. 후훗-_-乃

키보드라고는 삼성 DT-35하고 이거하고 딸랑 두개밖에 없습니다.
몇개 사기는 했는데 다시 전부 처분했죠. 쓰는 것만 갖고 있자는 생각도 있고
돈도 없고 해서요. ㅜㅜ
그래서 그런지 이놈한테 정이 많이 갑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항상 행복하세요. ^^

P.S. 마제 제로가 왠지 갖고 싶어서 어제 질렀는데 오늘 왔습니다.
잠깐 써봤는데 좋네요. 저한테는 이놈이나 저놈이나 다 좋습니다.
대단한 막손인가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