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사무실에서 사용하던 키보드를 교체하고 그 전에 쓰던 키보드를 집에 들고 왔습니다.

전에 쓰던 키보드는 터미널 키보드를 와이어링 한 구형갈축으로 개조하고 윤활했던 그냥 그런

평범한 Wyse 키보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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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키보드를 들고왔더니 아내가 "어, 이거 이쁘다" 라고 하길래 그럼 "회사에 들고가서 쓰던가" 하면서 쇼핑백에 넣어줬죠.

다음날, 1년쯤 전에 아내에게 선물해준 go187키보드가 다음과 같은 모습을 하고 집에 돌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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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뿔싸! 아내의 손에 전자제품이 들어가면 몹시 혹사당한다는 사실을 미처 잊었었네요.

주말 키보드를 분해하고 키캡을 모두 뽑아 쌀 씻는 바가지(?)에 넣고 잘 빨아줬는데, 여기저기 묻은 볼펜똥은 지워지지를 않네요.

그래서 쉽게 구할 수 있는 키캡을 몇 개 주문해서 오늘 받아 오래간만의 키캡놀이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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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잔~ 컴퓨터 방에서 보와이/RGB 이색사출 키보드를 끼우며 혼자 흐뭇해 하고 있는데...

뒤에서 "뭐해~?" 하면서 문을 열고 들어온 아내가 "어머 이쁘다!" 하고 몹시 탐을내네요 ㅎㅎ

막 옷을 갈아입은 go187을 다시 들려보내고 지금 사무실에 가져다 놓은 wyse를 구출해야 하는건지, 

wyse를 한동안 혹사시켜야 하는건지 고민되는 밤입니다...



사실 집에서 10년여째 메인으로 사용하는 키보드는 아래 체리키보드입니다.

꼬인줄, 갈축개조, 철판보강, RGB키캡을 위해 참 공들였는데, 결혼 후에 본가 컴퓨터에 놔뒀는데

어느날 가보니 어머니께서 친절하시게도 RGB 키캡에 아세톤을 흘려주시고, 볼펜똥까지 묻혀주셨네요. ^^

서운해 하는거 티 안내려고 노력 많이했습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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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모두들 즐거운 키보딩딩 하시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