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올라온 날 저녁에 S-mart서 잠을 잤습니다.
거기서 쥔장께서 보여주신 하나의 애플 키보드는 혼을 쏙 빼놓을 만큼 멋지더군요.

다음 날 쥔장이 잠을 청하고 계실 때 몰래 일어나 도촬(?) 했습니다..^^
카메라도 저질이고 찍새는 더 저질이라 그냥 그러려니 하고 보시길..

과거 애플 시스템에 붙어있던 키보드로 추정되는군요.
폰트가 작고 아기자기해서 맘에 들었구요. 배열은 통상 보는 애플 스탠다드 배열이네요.
키캡은 이색사출인데 거의 쓰지 않았는지 새것 같아 보였습니다.
키캡 안쪽은 체리 것과 호환될 것처럼 보이지만 맞지 않는다고 하시더군요.

스위치는 매우 높은 슬라이더를 가지고 있고 보강판 아래쪽의 스위치 몸체 디자인이 (사진상에서 확인하시기 힘들겠지만) 알프스 스위치 일 것으로 생각하게 만듭니다.
기판으로부터 보강판까지의 높이도 높은 편이고 슬라이더도 높아서 전체적으로 꽤 두꺼운 모양새를 지니고 있습니다.
스페이스바를 타건할 때 안정적인 느낌이 좋았구요.

키감은 가만히 눌러볼 때 리니어의 느낌이 강하지만 살짝 넌클릭의 느낌이 나는 정도입니다. 하지만 실제 타이핑 할 때는 확실히 넌클릭이구나 란 걸 느끼게 해주더군요.
지금까지 접해왔던 어떤 키보드와 비교할 수 없는 다른 느낌을 받았구요.
해피같기도 하지만 해피처럼 답답한 느낌이 아닌 빠른 반발력과 포근한 느낌의 키감은 정말 오랜만에 키감으로 뽐뿌받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키보드 자체도 예쁘지만 굉장히 오랫동안 잊지 못할 좋은 키감때문에 계속 생각이 날 거 같습니다.
두 대 있었으면 하나 꼭 강탈해 오고 싶었지만 하나 뿐이라서 너무 아쉽더군요.
S-mart 주인장께서 나중에 실 사용할 수 있게 만드신다니.. 그 이후에나 한번 빌려서 써봐야 겠습니다.


역시 세상은 넓고 던전은 많고.. 그 속에 감춰진 키보드는 더욱 많다는 걸 새삼 느낀 2박 3일간의 서울 상경에 대한 감상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