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새벽 4시 26분인데, 이제 겨우 작업이 끝났습니다.

금요일 밤에 혼자 연구실에 앉아 있으니 집중이 잘 안되서 기숙사 들어가서 잘려고 하다가,

X68000를 두 대 가지고 있어서 한대를 주말마다 한판하는 LOL용 전용으로 개조하려고 마음먹었습니다.


개조라 해봤자, 키패드 부분만 잘라서 아이콘 심는게 다지만, 마음만 먹고 있다가 오늘은 하우징만 잘라볼까?

라는 생각으로 시작했는데, 무려 3시간이나 걸렸네요. 1미리의 치수도 용납하지 않겠다고 마음먹다가 

제대로 멘탈붕괴를 당했습니다. 야밤에 스크림~~~~- -_-;; 일단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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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녹축 재료용 X68000입니다. 모 회원님께 원래 드리기로 했던 이 키보드 하우징 상태가 안좋아서 이 녀석을 썰기로 했습니다. 

차마 깨끗한 놈을 자르기 뭐해서요;; 깨끗한 놈은 대기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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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을 보니 웃음만 나옵니다. 처음에는 꼴에 1미리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겠다고 자를 재어보고 그랬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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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꺼운 테이프를 두세번 감아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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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터칼로 조심스레 잘라봅니다.  테이프를 감는 이유는 칼로 자르다가 삐져나가지 않게 하려고 한 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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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좌측도 잘라 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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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요일 밤, 연구실에 아무도 없는 틈을 타서 작업을 시작합니다. 이걸 글라인더라고 하나요? 처음 써보는 거라 다칠까봐 

엄청 긴장하면서 조립했습니다.



IMG_1072.JPG : X68000 키패드 개조


 글라인더로 커터칼로 그은 부분을 잘라보는데, 날이 너무 약해서 약간의 충격에서

부러져버리더군요;;; 날이 튕겨 날아올까봐 엄청 무서웠는데, 다행히 회전하니 강하더군요;;



IMG_1073.JPG : X68000 키패드 개조


  처음이라 겁나 소심하게 시작했습니다. 삐뚤빼뚤하네요;; 



IMG_1074.JPG : X68000 키패드 개조


   날이 고속회전하면서 플라스틱을 녹여서 부스러기들이 그대로 굳어버리더군요.

다 자르고 너무 기뻤는데, 뭔가 허전해서 보니... 키패드 부분만 잘랐긔;;;; 멘붕이 와서 

하우징 버리고 집에 가려다가 어차피 겉모습은 상관없다고 스스로 위안하며

정리해놨던 공구들을 다시 꺼냈습니다.. 여기에서 30분이나 걸렸습니다.



IMG_1075.JPG : X68000 키패드 개조


  이전에 글라인더 빌리려다가, 학생 중 한명이 마감면이 깨끗하지 않다고 줄톱을 추천했었는데, 제 실력이 부족한 것도 있지만, 

날 두께가 있어서 정확한 면을 잘라내기 힘들더군요. 테이프로 붙여놔서 그나마 얼추 비슷하게 잘랐습니다.




IMG_1076.JPG : X68000 키패드 개조


표면에 일어나는 부스러기들은 뜯어내면 깨끗하게 끊어집니다.




IMG_1077.JPG : X68000 키패드 개조


 다 잘라낸 모습입니다. 기계를 사용해도 보강판이랑 기판 자르는데 40분이나 걸리더군요.

왜 보강판 자르기 힘든지 이제 알겠더라구요. 날이 약해서 철판 뚫는데 시간이 오래걸렸습니다.

먼지가 엄청났습니다. 꼭 다음엔 꼭 밖에서 작업해야겠네요.



IMG_1078.JPG : X68000 키패드 개조


 아휴... 진짜 정신이 있는건지 없는건지;;저것만 제대로 잘랐어서 성공하는거였는데...



IMG_1079.JPG : X68000 키패드 개조


 의외로 너무 시간이 오래걸려 자로 재지도 않고 그냥 테이프 붙여서 잘랐더니 상하 길이가 안맞아서 글라인더 머리를 사포로 바꿔서

한참을 다듬었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다듬어도 깨끗하게 되지 않네요.



IMG_1080.JPG : X68000 키패드 개조


 볼 수록 너무 아깝네요. 플라스틱과 플라스틱 사이에 뭔가 채울만한 것이 없을까요?

실리콘 보다는 좀더 단단하고 접착력이 강한 제품이었으면 좋겠는데요, 혹시 추천하실

제품있으면 알려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얼른 자고 일어나서 아이콘 심어봐야겠네요.


 세이버 등등 하우징을 자르실 때는 저처럼 대충하지 마시고 꼭 치수 재져서 깔끔하게

성공하시기 바랍니다! 이상,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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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프스는 진리입니다. 

힘겹게 알프스 등반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