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_13.jpg : ML 4100 Free style KeyboardM_12.JPG : ML 4100 Free style KeyboardM_13.jpg

아직까지 마이너 드레스업이 조금 남아있지만, 거의 완성되어 간단한 제작기를 올리게 되었습니다.

먼저, 이 작업을 하면서 몹시 감사드려야 할 분이 한분 계십니다. 회원이신 '빵굽는타자기' 님이십니다.

도중에 4100의 콘트롤러가 고장나서 작업이 좌초될 위기에 빠졌을때, 일면식 없는 제게 그 귀한 Aikon 콘트롤러를

무상으로 제공해 주셨습니다. 덕분에 작업은 순항하여 지금에 이르렀습니다. 이자리를 빌어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 제작기는 빵굽는타자기님에 대한 헌정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이 작업은 아주 오래전부터 생각해 오던 일이었지요...
2004년에 아래의 것을 만들었던 적이 있습니다.
M_1.jpg 

시작은 좋았는데, 여건도 안되었고, 차일피일 미루다 결국 이사하다가 버렸는지 없어져 버렸습니다. 지금까지 가지고 있었으면 완성

했겠지요... 저 키는 용산 내외전자에서 후타바 키를 구입해서 멤브레인 키보드 하나 헐어서 만들었었습니다. 아직도 키스위치를

내외전자에서 팔지는 잘 모르겠네요.

여하튼 오랜만에 키보드매니아에 복귀하면서 이래저래 보다가, 4100으로 어드저스터블 키보드를 만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번쩍 든겁니다. 나중에 일은 생각보다 무척 커졌지만, 저질렀지요. 이베이에서 4100과, 부재료로 쓸 4700도 주문했습니다.

배송되는 동안 작업 구상을 하고, 설계를 했습니다. 필요한 재료들은 화방과 인터넷 부품상(디바XX마트)에서 구입했습니다

포맥스 판 1,2,3T, 우레탄 판 3T, 록타이트401, 테플론선, 화이트LED, 2.54피치 핀헤더, 소켓, 정도를 샀군요.

일단 기판을 분석하고, 키스위치를 다 추출한 후 패턴을 최대한 살리는 방향으로 커팅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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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 바는 오른쪽으로 가도록 하고, 왼쪽 스페이스는 4700의 기판을 잘라 적당히 이식했습니다.

끊어진 패턴을 와이어링 해야겠군요... 더해서 분리된 왼쪽 기판쪽에 할당된 선을 묶어 옆으로 내고, 역시
와이어링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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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아이콘 콘트롤러입니다. 초반에 키가 자꾸 리셋되어서 애먹었는데, 펌업한 이후로 거의 없어졌습니다. 옆동네 제작자님

의 노고가 크시지요.  컨트롤러에는 직접 땜질하지 않고, 전부 소켓으로 연결했습니다. 직접 땜질하긴 아쉽기도 하고 재활용할 수도

있으니까요. 유사시 그대로 분리하여 교체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옆기판과 연결하는 케이블은 테플론선 20가닥을 묶어 수축튜브 씌운건데요, 말은 쉬운데 좀 까다로운 작업이었습니다. 


외장은 포맥스 판을 적절히 잘라 적층했습니다. 샌드위치 같네요. 필요한 부분을 조금씩 잘라서 붙이는 식으로 했습니다.

보통 이런식으로 하면 누더기가 될 가능성이 커서 그러지 않도록 미리 설계를 잘 해야 겠지요. 기판과 닫는 부분은

3T 우레탄 패드를 대서 완충효과를 노렸습니다. 필연적으로 와이어링한 선이 바닥에 닿기 때문에 합리적인 선택이었단 생각이

듭니다... 만 키감의 변화는 잘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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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판, 상판 덮개, 팜레스트 로 크게 구분할 수 있습니다. 판속에 너트를 심어서 분해조립이 쉽도록 했습니다.

맞춰보고 다듬고 하느라 기백번은 풀렀다 조였다 했던거 같네요. 그래도 나사산이 뭉개질 일은 없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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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리된 두 자판을 연결하는 소켓입니다. 분리가 가능해야 좋지요. 설계가 조금 부족해서 소켓이 오른쪽에서 F5키의 시야를 살짝

가려서 신경이 쓰입니다. 기억자 핀헤더로 할 걸 그랬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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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D는 흰색 고휘도이고, 기판에 역시 소켓으로 연결. 나중에 맘 변하면 색깔 바꿔서 끼우면 되겠네요. M_10.JPG

거의 완성된 모습입니다. 공정은 약 90%정도. 나사 구멍좀 메꾸고, 옆구리도 보기좋게 막고 해야 합니다. 하지만 기능상으론

완벽하지요.
M_11.JPG  M_M_12.JPG 

4100의 키배열에서 가장 문제였던 오른쪽 쉬프트는 4700의 긴 키와 스테빌라이저를 이식했습니다.  몰랐는데 백스페이스 역시

작으니까 엄청난 압박이더군요. 그래서 역시 길게.... 왼쪽 스페이스는 스테빌라이저를 심을 수 있도록 마련되어 있어 이후 부품이

생기면 긴 키로 교체 할 수 있습니다. 편집키는 왼쪽에 두었는데, 제가 세진 왼손 키보드를 써온 터라 이게 편하네요. 마우스

동선도 짧아지지요.

키 자체의 감은 다 아시는 바고, 분리된 자판은 정말 편안합니다. 물론 오래치면야 손이 안아프진 않겠지만 일반 키보드보다

편안한건 사실이구요, 자판을 세우는 방향에 따라 또 다를것도 같습니다. 그건 좀 연구해 보아야 할 거 같고요. 어쨌든 좋습니다.

자작을 하면서 항상 고민하는게, 전문가가 아닌 사람이 어설프게 만들면 조잡해지잖아요? 결과물이 조잡해지지 않도록 엄청

신경을 썼는데 결과를 보면 조금 부족하기도 하네요. 하지만 쓸 수 있도록 만들어놓으니 뿌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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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write down the problem;
(2) think very hard;
(3) write down the answer.

...... 참 쉽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