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시보 효과라는 말에 충격을 받아 고민을 좀 해봤습니다.
일단 두 가지 차이점이 떠오르네요.
잘 모르면서 설명하려니 중언부언하게 됩니다.
이해해 주시길...

1. 러버돔 밑에 용수철이 있다.
개발자들이 고무와 용수철의 탄성을 적절하게 배합하여 최적의 키감을 찾아내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러버돔만으로 키압을 조절하는 것은 한계가 있을 것입니다.
용수철은 수축된 이후 확장되면서 손가락을 튕겨 주기 때문에
손가락을 들어올리는 부담이 줄어듭니다.
러버돔만으로는 이 정도의 탄성을 내기 힘들겠죠.
멤브레인을 치지 않은 지 오래 되어 기억이 흐릿하기는 하지만
정전용량 무접점 방식은 손가락을 아래로 내리는 힘만 가하면 되는 반면에
멤브레인 방식은 손가락을 들어올리는 것까지 신경써야 했던 것 같습니다.

2. 바닥을 치기 전에 회로가 연결된다.
정전용량 무접점 방식은 바닥을 치기 전에 문자가 입력되는 것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으므로 그 시점 이후에는 손가락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편안하게 바닥을 칠 수 있습니다. (또는 바닥을 치지 않고 그냥 올라올 수도 있습니다.)
이에 반해 멤브레인 방식은
본인은 끝까지 눌렀다고 생각하더라도 실제로는 입력되지 않는 경우가 생깁니다.
이것이 오타의 주 요인일 겁니다.
이 때문에 바닥을 칠 때에도 일정한 힘을 가해야 합니다.
이것이 손가락에 무리를 주는 것 같습니다.
말로 표현하기는 애매하지만
바닥을 친다는 것만으로 입력을 보장할 수 없기 때문에
손가락이 스트레스를 받는 듯합니다.
키가 바닥을 쳤다고 판단하고 힘을 빼는 순간에야 입력 여부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끝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죠.
정확한 것은 알 수 없지만
멤브레인 방식의 경우 바닥을 칠 때까지 손가락에 일정한 힘을 가해야 하고
바닥을 치는 순간에는 안전빵으로 추가의 힘을 가해야 하는 반면
정전용량 무접점 방식의 경우 키가 입력되는 시점까지는 손가락에 가하는 힘을 늘려가다가
키가 입력되는 순간부터 손가락에 힘을 빼고 관성으로 바닥을 칠 수 있는 듯합니다.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는 없지만 손가락은 알겠죠, 뭐... ^^



왼쪽이 정전용량 무접점 방식인 해피해킹 프로 2,
오른쪽이 멤브레인 방식인 해피해킹 라이트 2입니다.
둘 다 스트로크가 2mm에 도달하기 직전에 키압이 낮아집니다.
프로의 경우, 이 순간에 맞추어 손가락에서 힘을 뺄 수 있지만
라이트의 경우는 오타의 위험 때문에 계속 힘을 주어야 한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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