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부끄러운 얘기입니다..

제가3~4년전쯤에 사람만 잘 믿고 살아가는 것에 대해 아무것도 몰라서 인터넷으로 대출 신청을 했는데, 그 대출신청을 접수했던 여자가 (40대 중-후반의 아줌마) 제 카드를 가지고 1,680만원의 사기를 쳐서 잠적했었습니다. 사기꾼 잡아주기위해 경찰에서 애쓸 것 같지도 않고, 사람만 잘 믿는 제 성격을 탓하면서 여하튼 갚아나가고 있습니다.
당시 형사 말로는 이 여자가 4~5건의 사기를 더 쳐서 잠적했다고 하더군요.
여하튼 제 팔자려니 하고 갚아나가면서 살고 있었는데 오늘 경찰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사기꾼 여자가 여권을 만들려고 하다가 수배가 떨어져 있어서 검거가 됐답니다.
일단은 관련서류가 다 검찰청에 있기 때문에 확인차원에서 제게 전화를 했다면서... 심장이 마구 뛰더군요.
잠시 후 다시 경찰에서 전화가 왔고 그 사기꾼이 저랑 통화를 하고 싶다고 하더군요.
자신은 잠적한 적도 없고, 집에서 살고 있었고, 그동안 경찰서도 다니면서 살고 있었다고 하면서.. 여하튼 그동안 정말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었다고 하네요.. 솔직히 그외에도 앞뒤가 맞지않는 거짓말을 늘어놓는데.. 참 사기꾼이라 그런지 (사기 전과도 있습니다) 말은 참 잘합디다.

여하튼 그 사기꾼이 제게 매달 얼마씩 돈을 갚아줄테니 고소취하를 바란다고 하더군요. 저는 이자며 정신적 피해같은건 생각도 안하고 제가 피해입은 원금만 갚아주면 고소를 취하해주겠다고 했었구요. 사기꾼은 원금을 갚아줄 능력은 안된다고 하면서 자기 전화로 나중에 전화를 하라더군요. 자기도 정신적 피해(?)를 입었고 그동안 맘 편하게 살았겠냐고 하면서 원금의 반 정도는 분할해서 갚겠다는 어이없는 말을 하더군요..전 당신이 매달 갚아준다는 것을 믿을 수 있는 아무런 장치가 없기 때문에 경찰에서 하는데로 하겠다고 말하고 끊어버렸습니다.

주변에도 이런식으로 아는 사람에게 피해를 입고 매달 갚아준다는 말만 믿고 그 사람이 사라져서 자신이 매달 갚아나가는 사람이 있습니다. 사기꾼이 매달 나눠서 갚아준다는 말은 위기모면을 위한 말도안되는 얘기라 생각하구요. 형사사건이라 금전적으로 보상받을 길은 원천적으로 없습니다. 다만 계속 합의를 보자고 할 경우 제가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모르겠어서 질문글을 올려봤습니다. 혹시 법쪽이나 경찰쪽에서 일하시는 분이 계실까봐..
법적으로 처리가 된다고 해도 사기사건은 중범이 아닌이상 예전 형사말로는 미비한 벌금형이나 구속되어도 몇달 살고 나오는게 일반적이라고 하더군요. 설령 그렇게 미비한 법적 처리가 된다고 해도, 저는 받지도 못할 금액 받을 수 있다는 환상에 또 한번 사기를 당할까 두려워서 그냥 법적으로 처리를 했으면 하는데 같이 사는 친구는 조금이라도 받아낼 수 있으면 받아내는게 좋지 않겠냐고 하는데.. 사기꾼은 자기는 돈이 없다고 주장하고..
가능하다면 1,2백이라도 받고 믿을 수 없는 차용증등을 받고 합의를 봐줘야할까요?
아니면 법적으로 처리되도록 그냥 두는게 좋을까요?

창피하고 긴 얘기 올려서 죄송합니다.. 다만 어디고 문의드릴만한 아는 곳이 전혀 없어서..
여러분들도 사람 너무 믿지 마시길..
제가 이곳에서 사기 얘기만 나오면 발끈했던 이유가 여기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