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회 때문에 잠시 핀란드에 갔었는데, 시내를 돌아다니던 중에 올드맥을 전시해놓은 컴퓨터 수리점이 있어서 그곳에서 가장 오래된 키보드를 달라고 했더니 IBM이라고 찍혀있고, 무게가 장난 아니게 무거운(내리치면 사람도 죽일 수 있을 정도) 중고 키보드를 10유로(약 15000원)에 팔겠다고 하길래 일단 지르고 봤습니다.

펑션키가 위가 아닌 왼쪽에 있고, ESC는 숫자 1 바로 옆에, CTRL이 지금의 CAPS LOCK자리에 있는 것으로 보아 멤브레인이 자리잡기 전 시대의 유물이 아닐까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IBM의 버클링 방식을 한번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어서 외관만 보고 질렀는데, 막상 눌러보니까 철컥 거리는 소리가 그렇게 크지는 않은 듯해서 다른 종류인 것인지도 궁금합니다. 키보드 뒷면에는 통상 쓰여있는 모델명이나 제조일자 등이 아무 것도 안 쓰여있고, 스티커를 떼어낸 흔적도 없습니다.
아 그리고 꼽는 방식이 PS/2처럼 원형이지만 직경이 1.5배 정도 더 큰데 이것을 PS/2나 USB로 바꿔주는 젠더는 어디서 구할 수 있을까요?

핀란드 배열인 것은 많이 아쉽지만, 냉장고 자석보다는 약간 비싼 기념품이라 생각하면서 청소한 뒤 집에서 키감을 즐기며 써볼까 생각 중입니다. 키보드매냐 분들의 도움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