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특성상 저랑 비슷한 분이 없지는 않을 것 같아 의견이 궁금해서 여쭙습니다 

흔히 돌아다니는 팁중에는 "1년간 안 썼으면 앞으로도 안 쓸테니 버려라" 가 있습니다. 


대체적으로 공감하며 이걸로 물건 버리는데에 성공한 적도 있지만, 

소모품이라든지 IT쪽 기기, 보급형 잡다구리한 물건 등은 이게 통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서 정리가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집에 로지텍, 마소 등의 엔트리급 보급형 마우스가 여러 개 있습니다. 다 잘 돌아가고 사용감도 좋고 필요하면 언제든 쓸 수 있는 물건들입니다. 다만 지난 1년간 이를 쓰지는 않았습니다. 메인으로 쓰던 마우스가 고장이 나지 않았으니까 당연하고요. 하지만 언제고 메인 마우스가 고장이 나거나, 가족들중에 새로 마우스를 필요로 하는 사람이 나오면 꺼내줘야 합니다. 새로 사면 이동네에선 아주 허접한 것도 한국 돈 만원 이상은 줘야 살 수 있고, 싸게 사자고 온라인 주문 하면 배송이 한달까지도 걸려서 선뜻 이런 걸 버릴 수가 없습니다. 마우스는 한 예일 뿐이고, 이런 식의 물건이 종류별로 다양하게 있어요. 실제로 저런 일들이 발생해서 일부 물건은 요긴하게 잘 꺼내서 썼고요. 


카테고리별로 하나씩만 놔두자니, 그걸로도 이미 수량이 꽤 되는데다 (...) 똑같은 제품들이 아닌 관계로 각 제품마다 특성이 달라서 하나 놔둔다고 모든 상황에 커버가 될지를 알 수가 없어요. 


차라리 지금 당장 필요하다는 사람이 나오면 봉사하는 셈치고 기꺼이 주겠는데, 딱히 저정도 물건이 아쉬워서 저한테 손 벌릴 사람은 주변에 없어 보이고 (...) 이동네 인터넷 게시판을 통해 무료 나눔을 하자니 배송비나 교통비가 더 나옵니다. 착불로 하면 배송비때문에 아무도 안 가져갈 거고요. IT장비 기증을 받아 환경이 어려운 국가에 전달하는 단체라도 있으면 좋겠는데, 이곳 재활용 업체들은 공짜로 물건 받아다 처분해 돈 벌어먹는 그런 곳들 뿐입니다. (다만 공짜로 받는다 해도 수익 내는 게 쉬운 일이 아니긴 합니다. 인건비때문에..) 일례로 언젠가 빈 프린터 토너 카트리지를 갖다줬는데 혜택은 커녕 "니 일을 내가 대신 해주는데 왜 너한테 이득을 줘야함?" 하는 식으로 나오니 할말이 없더군요. 실제 어려운 사람을 돕는 단체들은 옷과 가구 위주고 IT장비는 전혀 안 받습니다. 




요컨대, 

지난 1년 안 썼다고 앞으로도 안 쓴다고 확신할 수 없는 물건들이 너무 많아요. 

옷이나 가전제품, 가구 같은건 미련없이 버릴 수 있는데, 

제가 놔둔 물건들은 당장 내일이라도 필요할 수 있더라고요. 

처분하기에는 돈이 안 되니 정리하려면 버리는 방법뿐인데,

막상 그걸 새로 사면 짜증나는 가격이 나오거나, 배송될때까지 손가락만 빨아야 되고..  

(뭐 이건 제가 물가와 인건비가 비싼 곳에 사는 탓이지만..)




이런 건 어떻게 처리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