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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2007년 처음 기계식 키보드에 관심을 가졌을 때가 생각납니다.

그 때 신입으로써 선택할 수 있는 하이엔드 키보드는 리얼포스, 해피해킹, 마제(마제스터치) 이렇게

세가지 종류뿐이었습니다. 당시에는 텐키리스 키보드도 출시되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많은

사용자 분들이 기판과 하우징을 썰어서 세이버로 만들기도 했던 것 같네요.



어느덧 세월이 흘러 10년이라는 세월이 지난 요즘에는 하이엔드 키보드의 선택의 폭이

정말 많이 넓어졌습니다. 정전식 키보드에서는 리얼과 해피에서도 여러가지 종류에서 선택할 수 있고

리얼과 해피말고도 레오폴드, 한성, 엡코, 노바터치 등 일일히 나열하기 힘들만큼 다양하게 출시가

되고 있습니다. 체리 스위치 혹은 유사 체리스위치를 사용하는 키보드는 정전식 키보드의

선택의 폭보다 훨씬 더 넓어져서 제가 들어본 키보드를 나열하더라도 이 화면을 채우고도 남을

정도네요.


기계식 키보드의 종류가 다양해진 만큼 기능도 늘어났고 품질의 편차도 커졌습니다.

하지만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어진 만큼 새롭게 기계식 키보드를 구입하고자하는 분들은

도대체 어떤 키보드를 선택해야하는지 고민도 커진 것 같습니다.

유사 체리축을 사용한 키보드는 3만원대에도 구할 수 있는 반면 마제2 같은 경우는 10만원대 후반에

가격대가 형성되어있습니다. 저렴한 유사 체리축 키보드는 사용해보지 않아서 그 품질이 어떤지

확인해보지 못했지만 고품질 입력장치에 관심을 둔 저는 가격보다는 품질과 감성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기에 저가형 모델들에는 별로 관심이 가지 않았습니다. 어느정도 품질이 보증되는  

기계식 키보드 대부분은 LED등 화려한 디자인에 치중해서 클래식하고 심플한 맛이 없더군요.

LED등의 기능이 특별히 쓸모가 있다는 생각이 들지도 않았고요.



다만 최근 출시된 마제 무선 텐키리스 키보드는 제 관심을 끌었습니다.

클래식 하면서도 최신 입력기기 트랜드인 무선을 지원하기 때문에 상당히 매력이 있습니다.

다만 무선통신의 신뢰성은 레퍼런스 기기에 비해 부족해서 아쉽습니다.




다음 리뷰의 본문은 조금 딱딱한 문체로 작성했습니다. 양해부탁드려요!!




블루투스 성능:

십수년전에 출시되었지만 업계 표준이라고 볼 수 있는 MS Elite keyboard Bluetooth 버전과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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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블루투스 키보드는 2004년 출시되었고, 가격은 $129.99으로 당시 기준으로 상당히 높은 가격이다.

( https://www.cnet.com/reviews/microsoft-optical-desktop-elite-for-bluetooth-review/ )

비록 10년도 전에 출시한 키보드이지만 약간 물컹한 키감을 빼놓고는 흠잡을 곳이 없는 키보드다.

절전 상태에서 깨어날 때 delay가 없지는 않지만 키 입력이 씹히지 않는다.

오랫동안 무엇을 쓸까 고민하다가 화장실에 다녀와 키보드가 절전 모드로 돌입하더라도 abcde 입력을 하면

약간 반응이 느리지만 컴퓨터에 abcde 입력이 된다. 일부 저급 블루투스 키보드는

절전모드에서 완전히 깨어난 이후에 입력한 부분만 입력되는 것과 비교가 되는 것.

부연 설명을 하자면, 절전모드에서 abcdefg를 입력했다고 하자. 깨어나는데 시간이 걸려서

abc까지 누를 때 까지 깨어나지 않다가 d를 누른 후에 비로소 키보드가 깨어난다면?

완성도가 높은 블루투스 키보드라면 abcdefg가 입력되어야 하고

어설프게 만들어진 블루투스 키보드는 efg만 입력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마제 블투키보드는

슬립에서 깨어난 이후에 입력된 부분만 전송된다.


다만!! 블루투스 동글의 절전설정에 따라 키보드가 슬립모드로 들어가는 빈도를 줄일 수 있다.

블루투스 모듈이 절전상태로 들어가지 않도록 설정을 해놓으면 블루투스 키보드는 거의 절전상태로

들어가지 않았다. 그런데 가끔씩은 절전상태로 들어가서 완벽하게 절전모드 기능을 끄지는 못하는 것 같다.

게다가 절전상태로 들어가는 조건을 쉽게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불규칙하다.

왜 절전상태로 들어가는 것에 이렇게 민감하냐면 이 필코 블루투스 키보드는 절전상태에서 깨어나는

1~2초 동안 입력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키보드의 입력이 멈추는 딜레이가 견디기 어렵기 때문이다.




블루투스 동글의 중요성:

블루투스 동글은 제대로된 브랜드를 사용해야한다. 수년전 이베이에서 1~2불 짜리 쇼핑을 즐겨했을 때

블루투스 동글을 구입해서 사용해본 적이 있다. 물론 좋은 경험이 아니었다. 꽂으면 바로 인식되지도

않고 전용 드라이버를 설치해야했다. 그리고 제대로 동작하지도 않았다. 결국 브랜드 있는 동글을 구입했다.

예전에는 iogear의 블루투스 동글을 구입했었다. 표준 칩셋을 사용했는지 꼽으면 윈도우가 알아서 바로 인식한다.

별도 드라이버를 깔 필요도 없고, 인식도 잘 된다.

조금 더 안정적인 동작을 원한다면 전용 드라이버를 설치하면 된다. 사용된 칩셋을 알고 있다면

칩셋 제조사에서 드라이버를 설치하면 된다. 블루투스 드라이버 업데이트가 비교적 잘되는 회사는 단연

브로드컴. 이전에 구입했던 동글을 사용해도 됐지만 블투2.1 버전이라 동글을 새로 구입했다.

필자는 오픈마켓에서 브로드컴 칩셋 사용 동글을 5,900원+배송비에 구입했다.

http://wezard4u.tistory.com/3562

모델명은 FNC-BT-T08. 블루투스 4.0을 지원한다. 장치관리자에서 확인해보면

Broadcom BCM20702 Bluetooth 4.0 USB Device로 나타난다.

이 동글도 뭔가 부족한 것 같아서 인터넷 리뷰를 뒤져서 가장 신뢰도가 높은 것으로 보이는 Plugable 동글도 구입했다.

Plugable 동글을 구입한 후에 1년 정도 사용하고 있는데 오픈마켓에서 구입한 동글과 큰 차이점을 느끼지 못했다.

키보드의 문제인지 가끔씩 키 입력이 중복해서 일어나는 현상은 동글을 바꾼 이후에도 종종 일어났다.

Plugable 동글도 FNC-BT-T08 동글과 같은 칩셋을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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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보드 바로 앞에 동글을 배치해놓으니 끊김이나 오작동의 빈도는 확연히 줄어들었다.

노트북 내장 블루투스를 사용할 때는 끊김, 이중입력 등의 이상증상을 보여서 적지 않은 실망을 했지만

6천원짜리 동글을 구입한 이후에는 가끔의 오작동을 제외하고는 말도안되는 오작동은 경험해보지 못했다.

노트북 내장 블루투스에는 구입한 동글과 유사한 브로드컴 칩셋(BCM20702A0)이 들어있는데

필자의 사용환경에서의 무수한 와이파이 신호로 무선 간섭 정도가 심했는지

노트북 내장 블루투스와 연결할 때에는 이중입력 혹은 다중입력이 되는 오작동이 빈번했다.

필자가 사용하는 다양한 무선 입력기기도 아마 오작동에 추가적으로 기여했을 것으로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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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보드 바로 앞에 동글을 배치한 이후로는 오작동이 줄어들었는데 동글의 신호세기가 센 것도 영향을 준 것 같다.

구입한 동글은 class 1으로 일반적인 블루투스 기기에 들어가는 class 2 보다 신호 세기가 크다.

정말 class 1 인지는 확인할 수 없지만 블루투스 헤드셋으로 실험해봤을 때 동글로 연결했을 때 끊김 없이 더 멀리 갈 수

있었던 것으로 봐서는 노트북 내장 블투보다는 품질이 더 나은 것 같다. (Thinkapd 블루투스 지못미... )



마소 블투 키보드와 신호 송수신 비교 테스트:

같은 동글에 마소 블투 키보드와 필코 무선 키보드를 페어링 한 후 거리를 늘여가며 1234567890을 입력했다.

마소 블투 키보드는 긴 거리에서도 오류없이 완벽하게 입력된 반면 필코 블투 키보드는 신호가 불안해질 수록 다중입력이 발생했다.

확실히 필코 블투 키보드의 무선통신의 신뢰도가 떨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 실험결과 ========================================

Microsoft Keyboard Elite for Bluetooth
--------------------------------------
0m 1234567890
2m 1234567890
4m 1234567890
6m 1234567890
8m 1234567890
10m 1234567890


Filco Tenkeyless Convertible 2
--------------------------------------
0m 1234567890
2m 1234567890
4m 123456789999999999990
6m 12345555555567890
8m 111111234566666666666666666677777777777777777777777890
10m 1111111111111111111111111111234555555555555555555555555555555555555677777788888888888888888888888888888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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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투스 결론:

블루투스 레퍼런스 키보드라고 할 수 있는 마이크로 소프트 블투 키보드에 비해서 마제 무선 키보드는 신뢰도가 떨어진다.

마소 블투 키보드는 노트북 블투에 연결해도 오작동을 보이지 않았고 절전모드에서 깨어나도 깔끔하게

깨어나는 반면 필코 블루투스 키보드는 오작동을 일으켰고 절전모드에서 깨어나는 것도 비교적 깔끔하지 않았다.



새로운 블루투스 동글을 키보드 "가까이" 배치한 이후에는 필자가 직면했던 문제들이 대부분 해소됐다는 점에서

낙제 점수는 면했다고 할 수 있다. 혹시 키보드의 입력에 딜레이가 느껴지거나 다중입력이 된다면

동글을 바꿔보고 동글을 키보드와 가까운 곳에 위치시키는 것을 권한다.

또, 절전모드에서 깨어나는 1~2초의 딜레이가 싫다면 블투 동글의 파워세이브 기능을 끄면 된다.

아답터가 계속 켜있으면 키보드도 절전모드로 거의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스위치를 누르면 바로 깨어난다.

(다만 아답터/동글에 따라서 차이가 있을 것으로 예상됨, 그래도 가끔 절전모드로 들어감)


마제 블루투스 키보드는 브로드컴 칩셋을 사용한다. (아래 분해 사진 참고)

나름 표준 부품을 사용했지만 마소 수준의 깔끔함까지는 미치지 못했다고 할 수 있다.




필코 키보드의 블루투스 모듈:

내부가 어떻게 생겼는지 인터넷에 검색을 해보았다. Torx 규격 나사를 사용한 것을 볼 수 있다.

아무래도 Torx 나사는 일반적이지 않기 때문에 제조사의 분해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을 엿볼 수 있다.


마제스터치 컨버터블 2 풀배열 분해사진

https://geekhack.org/index.php?topic=68510.0

블루투스 모듈 사진

filco.bt.gh.jpg



어떤 칩셋을 썼는가?:

다음 링크에서 볼 수 있는 Filco Minila의 칩셋과 같은 것으로 보인다.

블루투스 모듈에 TYET015V0라고 쓰여져 있는 것이 같음을 확인할 수 있다. Filco Minila는 Broadcom BCM20730 칩을 사용한다.

https://www.reddit.com/r/MechanicalKeyboards/comments/1wt1nx/photos_the_innards_of_a_filco_minila_air/
https://imgur.com/a/Z53db#AmYUgLC

Minila 블루투스 모듈 사진

filco.bt.rd.jpg










장점:

무선이면서 필요에 따라 USB로 사용할 수 있다.

여러 기기에 동시에 페어링 할 수 있다.

심플하고 클래식한 디자인. 사무실에서 사용해도 주변의 쓸데없는 관심을 받지 않을 자유?!



단점:

기본 장착 키캡은 예나 지금이나 변화가 없다. (요즘에는 내구성 좋은 PBT 키캡도 많이 나오는데... 수년전 키캡 그대로다. 표준배열에 정방향 스위치라 키캡 놀이가 용이하다고 볼 수도 있지만 두꺼운 키캡을 장착했을 때는 스테빌이 들어간 키캡에 간섭이 있다.)

무선으로 사용해도 Caps Lock LED는 들어왔으면 좋겠다. (키보드가 sleep 모드로 들어갈 때 같이 꺼주거나.. 마지막 키 입력이 있은 후에 3분 동안 켜놓는다던지.. 전지의 수명을 많이 단축시키지 않는 방법이 있을텐데 거기까지는 고민해보지 않은 듯 하다. 아주 밝지 않아도 되니 키보드를 치고 있을 때 Capslock이 되어있는지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블루투스 연결성이 블루투스 레퍼런스 키보드에 못 미친다. (연결강도가 좋지 않으면 다중입력 현상 발생. 호환성이 좋은 동글을 키보드와 가까이 배치시켜야 그나마 쓸만하다.)

슬립에서 깨어나는데 걸리는 1~2초 도중에 입력이 씹힌다. (요즘 마우스들 절전상태에서 깨어나는데 정말 순식간에 깨어난다. 왜 키보드는 그렇게 만들지 못하는가? 십수년 전에 나온 MS블루투스 키보드도 절전상태에서 깨어나는 도중에 입력한 것은 약간의 딜레이가 있을지언정 입력이 된다.)




총평:

이 키보드는 기본에 충실한 깔끔하고 심플한 디자인을 가지고 있는 무선 키보드다.

기계식 키보드의 홍수 속에서 지금까지 많은 키보드가 출시되었지만 이렇게 심플하고

모던한 디자인에 무선 키보드를 구현한 키보는 필코가 유일하지 않나 싶다.


(이 키보드가 출시할 당시 2016년에는 이 디자인으로 무선은 필코가 유일했는데.. 최근에 다시 검색해보니..


iKBC에서 무선 키보드가 나왔네요. USB선을 연결하는 방식도 iKBC 키보드가 필코보다 나은 것 같네요.


단지... 스위치가 역방향이라 키캡놀이에 애로사항이 있겠네요.. ㅠㅠ)


그러나 무선 성능의 완성도가 아쉽다. 특히 중복 입력이 일어나서는 안되는 민감한 작업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추천할 수 없을 만큼 중복입력이 자주 일어난다. 동글과 아주 가까이

키보드를 배치하면 중복입력을 줄일 수 있지만 중복입력 현상이 아예 없어지지는 않는다.

앞으로 나올 무선 키보드에서는 무선통신의 완성도를 높여서 나올 수 있기를 바라본다.

또한 키캡의 호환성, 키캡의 업그레이드도 고려한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 키보드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사족:

2년 전에 이벤트에 당첨되어 키보드를 받았는데 이제야 리뷰를 써봅니다.


한참 전에 써놓기는 했는데 마무리를 짓지 못하고 있다가 최근에 중점적으로 써보고 마무리 지어서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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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things are subject to interpretation whichever interpretation prevails at a given time is a function of power and not truth.
- Friedrich Nietzsch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