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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동네에서 아* Fx가 한참 대란일때..
저는 매스드랍에서 주문한 660m알루 하우징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손가락은 좀 피곤해도 소리를 포함한 전반적인 타건감 면에서 가장 만족스러운 제품이 660m 흑축이었고, '좋은게 아니라 다르다'라는 말이 있지만 이 감촉(?)을 알루하우징으로 완성하고 싶어서 주문 했었죠.

결과를 먼저 이야기 하자면, 저는 플라스틱 하우징으로 돌아왔습니다.ㅋㅋㅋㅋㅋ

그래도 감상등을 정리해서 리뷰해 봅니다.ㅎ

1. 타건영상.
알루하우징을 배송받기 1주일 쯤 전에 미리 순정품 상태의 타건 영상을 찍어두고, 배송 후에 순정 타건을 다시 상기하는 과정 없이 바로 갈아탔습니다.
그리고 타건영상을 찍으면서 
'약간 정숙해진 듯한 느낌은 있는데 조금 답답한면도 있다'란 생각이 들었는데,
다 찍은 영상을 비교 해 보니 타건음이 상당히 차이남을 알 수 있었습니다.

언제나 그렇지만, 폰으로 찍은 영상이라 실제와는 다른 소리가 나는걸 염두에 두고 차이점을 정성적으로만 판단해 주세요..

우선 순정 하우징.

그리고 알루미늄 하우징입니다.

레오폴드 제품은 플라스틱 기성품 중에서 '통울림'이 가장 적은 수준입니다만,
알루하우징은 확실히 일종의 공명에서 나오는 소리가 훨씬 줄어든걸 알 수 있습니다.
하우징 설계상 바닥이 얕아(?) 흡음제를 넣을 수 없었음에도 그러합니다.
그리고 그 때문에 스위치가 바닥을 치는 소리가 더 확연하게 들립니다.
(개인적으론 이걸 딱딱하다고 느꼈습니다.)

2. 순정하우징의 구조.
차이의 원인을 알기위해 일단 순정하우징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확인해 봅니다.

줄여서 설명하면,
먼저 기판+보강판(기보강)이 하부 하우징에 얹혀져 있고, 그 위를 상부하우징이 덮으면서 고정하는 구조입니다.

plastic lower housing and plate.jpg

기보강은 하부하우징에 들어가지 않고 '얹혀져'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특기할만한 점은 보강판 옆면이 지금 하부 하우징 옆면과 닿아있지 않음을 알 수 있는데,
이건 흡음제가 어느정도 두께가 있어 기보강을 받쳐주기 때문입니다. 
즉, 흡음제가 내부에 느슨히 공간을 채우는 것이 아닌 기판과 하부 하우징 사이의 공간에 꽉 차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부직포같은 재질인 흡음제가 압착이 되는 것이지요.
이때 흡음제의 위치를 고정하기 위한 작은 돌기부분이 있고, 이게 기판의 홈에 연결되어 대강의 위치를 잡아줍니다. 그리고 재단시 하단부가 좀 남는데 아마 이 때문에 스페이스바의 약간 '통통'거리는 소리가 순정 하우징에서 더 크게 들리는 것 같습니다. (아래 분해하고 펼쳐놓은 사진을 참조해 주세요.)

이제 저 위를 상부 하우징이 덮게 됩니다. 
작은 사이즈의 문제인지 별도의 하부 하우징과 기보강을 연결하는 구조가 없기 때문에 상부하우징과 하부하우징이 단단히 딱 맞는 결합을 함으로써 기보강을 고정하게 됩니다.
이때 기보강의 위치를 고정하기 위한 구조로 기보강 위 아래의 돌출과 여기에 딱 맞는 상부 하우징의 홈이 있습니다.
plastic_groove.jpg



더불어 고정나사가 있는 반대편의 홈에서도 위치를 잡아줍니다.
모퉁이의 45도 절단부도 그에 맞추어서 자리를 잡도록 구조가 만들어져 있습니다. 
plastic_fit.jpg



위의 구조가 레오폴드 키보드의 -비키 스타일이 아님에도- 비교적 얇은 하우징의 테두리 두께를 유지하면서도 전반적인 구조를 단단하게 유지하는 방법인듯 합니다.
예를들면, FC750R의 경우 보강판의 상하 돌출을 보아 비슷한 구조임을 예상할 수 있습니다.
750R_plate(네이버블로그_디벨리아).jpg
(출처: 구글 이미지 검색 - 네이버 블로그_디벨리아)

이와 대비하여, 배열상 하단부가 넓어 이에 맞추어 다른 테두리도 비교적 넓은 980m의 경우는 기보강이 하부 하우징에 완전히 들어갑니다.(우대권님의 980m 리뷰를 참조해 주세요 : http://www.kbdmania.net/xe/review/9252796 )

아, 여담으로, 기판과 보강판을 단단히 이어주는 구조가 인상적이네요.
660m_plate_fix.jpg


저 돌기가 기판 위?아래?에서 살짝 틀려 있어 빠지지 않게 되어 있습니다.

3. 알루하우징 구조.
그럼 이어서 알루 하우징을 살펴봅시다.
일단 분해 상태의 비교샷.
disassemble.jpg



조립하면 대강 이런 모양이 됩니다.
alu_shot.jpg



아무래도 플라스틱 사출처럼 얇게 만들기는 힘들어서 인지 테두리가 좀더 두꺼운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때문에 660m 기본 플라스틱 덮개를 쓸 수가 없더군요...
alu_bigger.jpg


알루 하우징의 경우 위치를 직접 잡아주는 구조는 방향키 위의 나사구멍 뿐입니다.
alu_fix.jpg



해서, 하판 위에만 두면 반대쪽이 고정이 안되지요.
moving1.jpg


moving2.jpg



상판을 엎어도 나사로 잘 조여주지 않으면 위치 고정이 완전히 되지 않습니다.
alu_gap1.jpgalu_gap2.jpg



아무래도 딱딱한 금속제다 보니 걸리는 부분이 생기면 답이 없기에 공차를 고려한 설계로 순정 하우징처럼 딱 맞지를 않습니다.
alu_not really fit.jpg



그럼에도 나사를 완전히 조이고 완성하면 고정도 잘 되고, 위치도 잘 잡히는데, 아마 나사로 잘 고정된 상하 하우징이 보강판의 위아래 돌출부를 균일하게 눌러주는 방식인 것 같습니다. 사실 설계된 요소만 보면 660m/750R > 980m > 660m알루 순서로 기보강위 위치를 굳게 잡아주고 이에 따른 잡음도 잡는 방식인것 처럼 보이지만, 결과적으로 세 방식 모두 (아래 설명할 하우징 구조에 따른 미묘한 소리의 변화 외에) 딱히 기보강이 흔들린다거나 하는 타건감의 차이는 발생하지 않습니다. 이런게 '모로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란 말이 딱 맞는 경우겠네요.

4. 차이점
일단 손가락에서 느껴지는 타건감의 차이로는,
공정시의 오차와 재질을 생각하면 아무래도 순정 하우징은 약간의 완충?이 될 만한 유연성이 있기에 단단한 금속이 딱 잡아주는 알루하우징에서 스위치 바닥을 칠 때 더 단단? 딱딱? 한 느낌이 있습니다만 기본적으로 무게감이 있는 흑축에서는 그렇게 크게 느껴질만한 차이는 아닙니다.(다만 개인에 따라 미묘한 스윗스팟을 오갈때 오차 이상의 차이?는 확실히 보여줄만은 한 것 같습니다.)

더 큰 차이는 줄어든 통울림입니다.
두 사우징의 구조를 비교하면서 얻은 결론인데,
통울림은 어쨌건간 '울림'이란 말이 표현하듯이 하우징 내부의 빈공간으로 스위치 바닥을 치는 소리가 퍼지며(공명하며?) 생기는 듯합니다. 
수축률문제 등으로 '두껍게' 만들기 어려운 플라스틱 하우징에서는 이 공간을 '흡음제'로 채워서 통울림을 줄이는 효과를 줄 수는 있습니다.
그럼에도 정확히 필요한 만큼 '깎아서'만드는 알루미늄 하우징에 비해 남는 공간이 있어서 플라스틱 하우징 대비해 알루미늄 하우징에서 통울림이 줄어드는 듯합니다.
제 경험상 하부가 두껍고 단단한 금속 하우징이 아닌 일반 기성품 플라스틱 하우징의 경우 키보드 하부하우징을 톡톡 칠 때 나는 소리의 울리는 정도와 타건시의 통울림의 정도가 비례하는데 이것도 위의 결론의 근거 중 하나입니다.
(그리고 하우징이 딱 맞지 않은 틈이 있으면 이 사이로 새어나오는 소리 때문에 통울림이 크게 느껴질 수도 있겠습니다. 별도의 상판이 '덮어'주지 못하는 비키스타일 키보드에서 하부 하우징과 기보강=상판 사이에 유격이 있는 경우가 대표적이겠네요. // 알루미늄 하우징은 필요한 금속판 두께로 인한 비용 문제인지 제가 본 많은 경우 '옆면'이 가려지지 않는 구조라 새어나온 소리가 사용자에게 더 잘 들려올 만 한데도 관련 이슈를 접한 기억이 없는것은 기본적으로 내부에 남는 공간이 적어 통울림이 작은것과 정밀한 CNC공정 덕분에 당초 유격이 생기지 않기 때문이겠지요.)

하나 더 타건음에 관하여,
알루하우징의 경우 타건시 스위치 바닥 치는 소리가 더 직접적으로 들리는데,
이는 소리가 '빠져나갈' 내부 공간이 적은 점과 기보강이 고정된 하우징이 플라스틱 대비 단단한 금속이라 소리가 사용자 쪽으로 '반사'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검은 동네에서 보강판의 재질에 따라 이 소리의 반사되는 정도 ~ 소리의 단단한 느낌이 다르다는 논의가 있습니다. (링크 : http://www.cooln.net/bbs/34/1761997) 실제 유투브에서 아* FX와 DX 영상을 몇 가지 보니 위의 순정 하우징과 알루하우징의 차이와 비슷한(그러나 정도는 더 적은) 차이가 나는 듯합니다. 
그럼 알루하우징에 철제보강판을 쓰는 경우 저 스위치의 바닥 치는 소리의 반사를 줄이기 위해서 얇은 실리콘같은 완충제를 보강판과 하우징 사이에 두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5. 아쉬움.
말은 아쉬움이지만 정말 아쉬운 점은 하나고 나머지는 제 취향이나 습관의 문제로 알루하우징 대비 플라스틱을 선호하는 이유쯤 되겠네요.

아쉬운 소리를 먼저 하자면..
anodize.jpg


이 하우징 색상을 "샴페인"으로 알고 구매했는데, 실제 색상은 노랑-골드란 말이 더 어울리는 제품이 온 점입니다. 아무래도 '샴페인'이란 색 표현 자체가 상당히 모호하다 보니 그때그때 다른 색상이 나오는 듯 하네요. 실제 제가 white PD의 레트로 화이트와 어울릴 것이라 생각한 '샴페인' 색상은 위 사진의 같이 온 범폰이 보여주는 색상입니다. 보시다시피 하우징과 상당한 차이가 있고, 실제로 키캡 색상과 조화가 잘 되네요.ㅠ

일단 제 취향의 소리는 '노골적인' 스위치 바닥치는 소리 보다는 약간 울림이 있는 레오폴드 순정상태란걸 새로 알았습니다.ㅋ
(음.. 놓친 Fx에 대한 아쉬움을 660m 알루하우징이 달래줄 줄 알았는데, 위의 보강판 재질 논의에 알루보강판에서 타건음 변화가 궁금해지기도 하고 오히려 더 아쉬운 마음이 생기네요. DIY는 노려야겠습니다..+ 욕심만 많아집니다. 허..)

그리고 컴퓨터를 쓸 때 이리저리 자세를 바꾸거나 주위 물건 놓는것에 따라 키보드의 위치를 이리저리 옮기면서 쓰는 편인데, 아무래도 알루하우징은 무거워서 이 때 힘이 더 들어가는게 귀찮은 면이 있더군요. 소소하지만 저에겐 플라스틱 하우징이 더 편한 다른 이유가 되었습니다.ㅎ

아, 마지막으로 순정 하우징을 분해/결합하면서 하부 양 옆 걸쇠가 망가져서 뜯어내야 했습니다. 워낙 딱 맞춰서 나오는 하우징이다 보니 재조립시 무리하게 힘을 줬더리 저리 되었네요.ㅠ
scar after.jpg



6. 상상
일단 이번 공부(?)로 제 취향에 일반 스위치+알루하우징은 맞지 않는단건 알았습니다. ㅎ(커스텀에 대한 뽐뿌가 줄었습니다.ㅋ)

다만, 알루하우징이 통울림을 잡아주는 면은 확실하므로, 소리의 질은 차이는 차치하고서 전반적인 타건음의 크기 자체는 줄어드는 것도 알 수 있었는데, 이는 오히려 '저소음' 축에 맞는 성질이란 생각이 듭니다.(일터에서 980m저적을 쓰고 있는데, 요즘 조금 소리가 크다란 생각이 들기 시작해서 말이죠..)
그래서 상상해본 알루하우징 키보드로..
(1) 정숙성을 생각하면 저소음 스위치 중에서도 손가락의 힘을 흡수하는 정도가 높은 저흑 스위치를 채용하고 (2) 상부 하우징이 옆면을 '덮는' 설계를 하되, 잡아 이동시키기 편하도록 양 옆에 약간의 들어가는 부분이 있고 (3) '반사음'을 줄이기 위해 보강판과 하우징 사이에 얇은 완충재를 넣고 (4) 하부하우징과 기판 사이에 공간이 최소화 되도록 설계하되, 금속 하우징의 누전 문제가 있으니 얇은 누전방지패드 정도는 넣도록 하고(현재까지 결론으론 여유공간+흡음제 보다는 내부 공간 자체가 줄어드는게 울림소리를 더 줄일 수 있는것 같으므로..)(5) 기타 기보강과 하우징 사이에 빈 공간을 최소화 하면서 위치를 고정하는 구조로(이 부분은 위에서 '모로가도..' 부분에서 이야기 했듯 사실 큰 영향은 없을 부분입니다만, 심리적인 'wow factor'로 작용하는 디테일인 면이 있긴 합니다/나사로 연결하는것도 괜찮을 듯 하구요.-아, 다만 Fx가 나사구멍에 의한 통울림 이슈가 있는데 나사를 쓰더라도 나사구명 배열은 신경을 써야하겠네요.) (6) 배열은 980 배열이면 좋겠네요(배열상 빈공간이 적고, 미니배열 대비 소리가 '퍼지는'경향이 있어 실제 듣기에 좀 더 정숙하게 느껴지는 면이 있습니다.).
.... 
쓰고보니 욕심이 과하네요.ㅎ
(어차피 경험이 미천한지라 다른 좋은 제품을 접하고 나면 저 상상도 방향이 틀어지겠지요. // 서울갈일이 생기면 아* 타건샵이나 가봐야겠습니다.ㅋㅋ)

음.. 잡스러운 글은 이만 줄여야 쓰겄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