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평점 (100점 만점) | 5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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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sishardware.com
레이아웃: 영문 104키 (볼륨, 슬립 등 특수키 제외)
타입: 펜터그래프의 탈을 쓴 멤브레인
포트: PS/2 전용
아마도 어딘가의 OEM일텐데 더 이상 조사해보진 않았습니다.
집에 굴러다니던 것을 버리려다가 재활용도 어려운 폐기물을 발생시키는 것 같아서 회사에 들고와 사용중입니다.
요새 PC에는 당연히 PS/2단자같은건 구경하기 어려운 게 맞는데, 신기하게도 사용중인 노트북 도킹스테이션에는 아직 PS/2가 달려있네요. 얼마 안 된 기종인데 말이죠. 덕분에 USB단자를 벌었습니다.
키는 딱 보면 펜터같지만 그냥 키캡이 낮은 멤브레인입니다. 따라서 짤깍거리는 느낌따윈 없고 그냥 높이가 낮은 멤브레인 느낌 그대로입니다. 굳이 이 방식의 괜찮은 점을 쥐어짜내본다면.. 키캡이 높은 건 싫은데 펜터 특유의 키캡 내구성 문제도 싫다면 괜찮을만한 방식입니다. 집에 아기들이 있다면 펜터그래프는 남아나질 않죠. 잠깐만 한눈팔아도 순식간에 키를 뽑아서 허약한 지지대를 아작내버리는데, 이놈은 그럴 일도 없고, 만에 하나 수퍼파워를 지닌 아기가 키캡을 어찌어찌 다 뽑아버린다 해도 그냥 다시 꽂으면 그만입니다.
슬립키가 ESC위에 있어서 실수했을 때 깊은빡침이 예상됩니다. 뭐 전원 설정에서 꺼버리면 되니까 문제는 없는데, 이왕 달아둘거면 좀 실수의 여지가 적은 곳에 달아뒀으면 좋았겠죠. 지금 위치는 없느니만 못하다 봅니다. 볼륨키, 음소거키는 키보드 우측 위에 적당한 위치에 달려있습니다. 거의 쓸 일은 없지만.
그밖에 맨 윗열 (ESC-PAUSE구간) 키의 세로길이가 좀 짧다는 것 (즉, 납작한 모양입니다. 좌우위치 변경은 없는거죠.) 이외에는 표준 레이아웃과 완전히 동일합니다.
스페이스바쪽 키열의 특수키 사이즈는 전부 동일한데 (즉 윈도키, 컨텍스트키, ALT키 등이 모두 동일한 크기입니다), 생각보다 나쁘지 않은 편입니다.
리뷰가 따로 필요없을 정도로 평범한 키보드이지만 그냥 남겨봅니다.
장점:
레이아웃 변형이 없는 풀사이즈 치곤 작은 크기. 보시다시피 하우징이 매우 컴팩트합니다.
그러면서도 무게는 너무 가볍지 않고 적당합니다.
디자인도 그럭저럭 괜찮습니다. 키캡에 쓰인 폰트도 약간 특이하고.
전체적으로 검은색과 회색이 사용되어, 때가 잘 타지 않을 듯 합니다.
단점:
슬립키가 ESC위에 있습니다. 좀 실수하기 어려운 위치에 달아뒀으면 어떨까 싶은데 저가형 키보드는 거의 예외없이 짜증나는 위치에 달려있더군요. 물론 운영체제 차원에서 해당 키를 동작하지 않게 막으면 그만이긴 한데, 그렇다면 키가 없느니만 못한 거죠. 자원낭비.
스페이스바가 조금 덜그럭거립니다. 분해후 스태빌라이저를 좀 조절했더니 살짝 나아졌는데, 흔들림이 없어지진 않네요. 뭔가 더 개조를 하면 개선될지도 모르겠지만 그정도 수고를 감수할만한 키보드는 아니겠죠. (잡담이지만 뜯어보니까 밑에 쓰레기가 작살.... 남이 쓰던 거라 그런지 더욱 지저분하게 느껴집니다. 싹 분해 청소하고 싶은데 기회가 있을지.)
하단 범폰이 양 옆쪽에만 달려있어 가운데가 울렁대면서 싸구려느낌을 줍니다. 뭔가를 밑면 가운데에 덧댐으로써 해결할 수 있습니다. (포스트잇을 두껍게 붙여놨습니다) 원래 가운데에도 범폰이 있었는데 분실된건지는 알 수 없습니다. 처음부터 제가 보유하던 키보드가 아니기 때문에.
요새 보기 드문 PS2 포트 사용도 단점이겠네요. (PS단자가 있는 PC라면 장점일수도 있겠지만..)
케이블이 어정쩡한 위치에 달려있습니다. 이건 저가형 키보드면 대개 공통이지만. 사진상으론 안보이는데, 볼륨키 위쪽에 달려있습니다.
슬립키, 볼륨키 등이 다른 키캡과는 달리 은색 싸구려 인쇄로 덮여있는데 이부분은 자주 사용하면 금방 벗겨질게 확실해 보입니다. 다만 위에 언급했다시피 사용빈도가 없다시피한 키들인지라.. 일반 키를 이런식으로 도색했으면 일주일이면 벗겨질지도.
점수 및 총평:
50점.
- 소소한 장단점이 존재하며 못써먹을 만한 치명적 단점은 없습니다.
- 대기업 번들형태의 제품이다보니 최소한의 기본은 합니다. 무난하지요.
이럴 때 주기 적당한 점수가 50점이겠죠. 딱 중간이라는 뜻.
사실 이 글은 그냥 자료삼아 올린것이고.. 아마도 싫증나면 버려지겠지요. 놀고 있는 PS/2단자를 재활용한다는 의미정도밖에는 없습니다. (같은 장소에 처박혀있던 PS/2마우스도 그래서 같이 재활용당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영문 레이아웃을 사용해야 하는 제게는 그럭저럭 생산성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쓸 수 있는 키보드입니다.
(설마 절대 없겠지만) 필요하신 분 계시면 그냥 드릴 수도 있습니다. 단, 조건이 제가 살고 있는 곳까지 오셔야.. ^^;;
아...영상도... ㅎㅎㅎ
요즘 맴브레인 키보드 리뷰가 올라오는게 좋네요. 왠지 뭔가 진짜 키보드 매니아 들이 모여 있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그리고 맴브레인도 그 나름의 무언가가 있을텐데 말이죠
저도 예전에 쓰던 키보드가 아직 있다면 이런 리뷰.... 아 참 저도 회사에 먼지가 가득한 맴브레인을 청소해서 리뷰도 생각해봐야겠네요 ㅎㅎ
글을 재밌게 잘 쓰시네요.
긴 글은 신중하게 읽으려고 2-3번 읽는 편입니다만,
글이 술술 읽혀서 1번 읽어도 내용이 머릿 속에 쏘옥 들어오네요.
최상단열은 노트북 키보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키형태로 상하를 짧게 만들고,
슬립키와 브랜드네임, 멀티미디어키를 추가한 디자인인데요.
키보드 레이아웃 쪽에 관심이 많은 저의
얇은 지식에 근거한 추측에 의하면,
슬립키를 esc 위쪽에 배치한 이유는,
일 하다가 상급자에게 딴 짓하는 것을 들킬 때를 대비하여
재빠르게 누를 수 있도록 한 것이 아닌가 합니다.
esc를 누르다가 실수로 슬립키를 눌렀다고
변명까지 할 수 있도록 사용자를 배려해 준 설계입니다.
디자이너의 세심함이 돋보이는 모델입니다.
이 모델을 윗사람 눈치보며 일하는
신입사원에게 선물해주고 싶네요.
(슬립키는 신입사원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생각하면,
이 디자이너의 배려심이 얼마나 큰 지 알 수 있음.)
리뷰 잘 봤습니다. 감사드립니다.
ㅋㅋㅋ 펜터의 탈을 쓴 멤브레인이라는 표현이 신선하네요 ㅎㅎㅎ